11만에 처음으로 '미안하다.. 나의 생각이 짧았다..'라는 말을 들었다..
직접 들은 것도 아니고 전달받은 말임에도 예기치 않은 그 말에 순간 모든 것이 정지했다..
며칠 동안 전전긍긍하며 암흑 속에서 갈던 칼을 슬그머니 내려 놓았다..
'아 다행이다..'
내가 두 손에 드는 것도 버거워 온 몸으로 그 칼을 들고 있는 동안
주변 사람들은 '지금 그 칼을 빼든 것은 너무 늦은 시기일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당신이 빼들 수밖에 없는 일이다.
하지만 당신은 평생 그 칼을 차마 빼들지는 못할 것이다..
그만 내려놔라.. 차라리 내가 그 칼을 빼서 휘두르겠다.. '라고 충고했다.
그 말에 나는 다시 전의를 불태우며 '아니 이번에야말로 나는 이 칼을 빼들 수 있어.. 아무도 나를 막지마..'
사람들은 다시 말했다..
'당신이 그 칼을 빼든 순간 그 칼로 스스로를 찌르게 될 것이다.. 당신은 그 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상대에게 준 상처보다 더 많은 피를 흘리고 그 상처로 살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물러설 수 없다고 밤을 새워 벼르고 별렀다..
내 맘 속에서 수없이 칼을 빼든 내 모습을 각인시키던 며칠..
결국 말 한마디에 '휴..' 안도의 숨을 쉬며 이 칼을 빼들지 않게 해준 그에게 감사하며 내려놓는다..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건 시간이 증명할 것이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한발 더 나아간 소통이 가능할거라는 믿음을 갖고 좀 더 바닥으로 내려간 대화를 시도하는 것뿐...
그렇지만 스폰지와의 대화는 너무 힘들다..
아직 유리벽과의 대화는 도무지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 터득하지 못했다..
그래도 스폰지는 쥐어짜면 흡수한만큼의 물을 흘릴 것이고..
내 말을 고스란히 튕겨내는 유리벽엔 흡음제 한 장 정도 발라주면 뭔가 다른 게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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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나의 무능함을 덮어버리기위해 다른 이들을 비난하며 위안삼지는 않았는지..
그런 사람은 아니었는지.. 의문이 든다..
내가 못하는 거 뻔히 아니까.. 사소한 하나에도 바르르 떨지는 않았는지..
아.. 미혹당하지 않을 수 있는 건 너무 힘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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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처작주(隨處作主)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
남들이 갖은만큼의 부와 명예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내 스스로 내가 있는 공간에 대해 인정하고..
내 스스로에 대해 '이 정도면 됐어..'라는 만족스런 자부심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인정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다면.. 그 정도면 족할 것이다..
그 정도면 주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처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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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에서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것을 가져오라는 주인의 명령에 이솝은 '인간의 혀'를 가져갔다..
세상에서 가장 화를 부르는 것을 가져오라는 주인의 명령에 이솝은 '인간의 혀'를 가져갔다..
아주 작은 표현 하나에 세상을 다 갖는 기쁨을 누리기도 하고
아주 사소한 표현 하나에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아픔을 맛보기도 한다..
가장 솔직한 마음으로 현명한 표현으로 내뱉을 수 있었으면..
내 세치 혀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로 인하여
누군가가 기쁠 수도.. 슬플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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