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속의 우물

개는 개의 삶이 있고 나는 나의 삶이 있다..

고로 너의 삶의 구역과 나의 삶의 구역은 다르다.. 가

원래 반려견들과 함께 할 때의 철칙이었다..

그러나 삶은 달걀인지라 변수가 언제나 생기는 법..

원래 큰 방은 나만의 구역인지라 태양이는 접근 금지 구역이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오면서 그 금기가 깨져버렸다..

바깥 세상에 어찌나 관심이 많으신지 나는 귀기울여도 들리지 않는 미세한 움직임과 소리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소리쳐주시니.. 두 번의 항의를 받고 어쩔 수없이

안방 출입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안방 출입이 허락된 순간 나의 침대는 이제 더이상 나만의 것이 아니게 되버렸다..

저렇게 슬픈 눈으로 쳐다보면 도저히 쫒아낼 수가 없다..

 

 

요렇게 퀸사이즈 침대 정중앙에 누우시는 태양군..

 

 

이제 편안히 주무신다.. 아무렴 편하지 않으면 어쩌랴

 

 

자다보면 어느새 나의 베개도 나의 베개가 아닌 것이다..

한쪽에 살짝 걸치셨다가 야금야금 나를 밀어내고.. 결국 베개도 태양이 차지가 되버린다..

지금 어깨에 잔뜩 힘주시고 나를 밀어내고 있는 중이시다..

 

아침에 일어나보면 태양군은 베개 중앙을 차지하고 하늘 향해 두 팔 두 다리 벌리고

아주 편안하신 자세..

나는 태양이에게 밀려 기역자로 꺽인 자세다..

 

이 집의 주인은 태양이라는 것을 이젠 인정할 수밖에.. 

쟤.. 저러다 여친이라도 생기면.. 나 쫒겨나는 거 아닌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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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5 03:04 2007/07/1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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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 2007/07/17 23:54 URL EDIT REPLY
서핑하다가 식구 '밤비'하고 너무 비슷해서 한참 웃었습니다. 제 블러그에 주소 퍼갑니다.^^;
☆디첼라 2007/07/18 00:17 URL EDIT REPLY
정말 그러네요.. 저희 태양이도 베개를 제 침대인냥.. 낼름 올라가서는 시치미 뚝떼고..ㅎㅎ 밤비 예뻐요.. 나이가 있어서인지 의젓해보이구요..^^
이양 2007/07/18 12:45 URL EDIT REPLY
의젓해 보인다는 말씀 ^^ '개는 개의 삶이 있고 나는 나의 삶이 있다'로 시작하는 글들에 어쩌면 그리 동감이 가는지. 그러나 같이 지내다보면 '우리의 삶'이 되는 듯한 느낌이 자꾸 들어요. 정말 가족같아요. 우리도 그런데, 강아지들도 자신이 같이 사는 사람들이랑 다른 종이란 걸 느끼기는 할랑가 궁금해질 때도 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