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종회 형을 만났다기 보다는 정세교육을 받고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망법이 시행될 경우 진보넷도 거기에 따를 것인지를 물었다..
종회 형 왈 "진보넷 혼자 싸울 일이 아니라 전 진보진영이 싸워야 할 문제인데.."
나.. "그런데 형 왜 일케 조용히 있어여.. 만주노총은 은근슬쩍 물타기 작전을 펼 것 같은데..
우선 진보넷에서라도 나서야 하지 않아여??? 우린 노래할 준비 완료 했어여"
말이야 협박성이 강했으나..
여러 사정 다 아는 처지에 서로 더이상 말은 이어나가지 못하고
답답한 마음 숨긴 채 잽싸게 다른 화두 찾아서..쩝
사실 망법의 정확한 내용을 모두 다 숙지하고 있지는 않으나
(법 만든다는 인간들이 당췌 해독 불가능하도록 일부러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아닐터인데
어찌나 해독 능력이 떨어지는지..쩝)
인터넷 실명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던지 그 이상의 파괴력을 갖을 것이다..
난 개인적으로는 거의 실명을 사용하는 편이다..
실명을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조금만 추적하면 알 수 있는 '이드'라는 대화명이
인터넷에서는 나를 대신해준다..
멀티 아이디 사용하며 여론 조장하는 거 상당히 싫어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선택이고 권유사항일 뿐이다..
멀티 아이디로 내 직장 홈페이지에 와서 흑탕물 팅기는 작자들을 알면서도 걍 넘어가버린다..
그렇게라도 말하겠다는데.. 어이없으나 어쩌랴..
실명을 사용하는 것이 나의 선택이듯이 실명을 사용하지 않는 것 역시 존중해야할 선택이다..
굳이 나를 숨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부모가 만들어준.. 사회체제 속에 종속되어있는 나의 실명이 아니라
내 스스로 만든 나의 이름으로 세상을 만난다는 것이 주는 자유라 부르기엔 더욱 큰 무엇..
고딩 시절이었나..
조지 오웰의 '1984'를 읽으며 실제로 빅마우스가 조정하는 세상은 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우리의 자유는 우리 손으로 더욱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우리가 얼마나 환호했던가..
거대 공중파매체를 통하지 않아도 세상과 만나는 소통경로를 얻었다고 얼마나 의기양양했던가?
그러나 현실은...
모든 것이 공개되어 유령처럼 떠돌아 다니는 것마냥 보이는 인터넷세상이
실제로 얼마나 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가?
우리가 엉금엉금 기어 세상과의 소통구조를 열고 있을 때
저들은 뛰고 날며 그 구조를 장악해버렸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그저 허접쓰레기 연예가 소식.. 더 무엇이 있는가?
우린 이미 빅마우스에 의해 조정당하고 있지 아니 한가....
우리 이렇게 조용히 있어도 되는건가?
뭘 해야 하지..
인터넷 실명제 거부 연서명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