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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씨남정기

  • 분류
    잡담
  • 등록일
    2016/11/08 14:07
  • 수정일
    2016/11/08 14:08
  • 글쓴이
    nix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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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트에서 일하다보면 문화생활을 즐길 여유가 없는게 사실입니다. 앞으로 이 지면을 통해서 함께 보면 좋을법한 영화,프로그램,책 등을 소개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추천드릴 작품은 바로 <욱씨남정기> 라는 드라마입니다.
욱씨남정기는 jtbc 금,토 드라마로 종영되었습니다.
비지상파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드라마입니다.
그러나 비지상파라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은 작품입니다.

제목부터가 독특합니다. 어디서 들어본거 같은 느낌이 들죠.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구운몽' 으로 유명한 조선시대 김만중 소설가의 <사씨남정기>를 비틀었습니다. 당시 사씨남정기가 왕조권력과 양반세대를 비판했다면, 욱씨남정기는 갑과 을로 대표되는 현재 직장생활을 풍자합니다.

화장품을 만드는 황금화학 (대기업,원청)의 횡포에 맞서는 러블리 코스메틱(중소기업,하청) 이야기를 다룹니다.
여기에 이혼남, 백수, 워킹맘, 비정규직, 학자금대출을 갚는 사회초년생 등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현재 흔하디 흔한 갑을관계 토대위에 주변에 만날수 있을 법한 등장인물이 만나니 현실감이 생깁니다.
무엇보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출연진들의 훌륭한 연기가 있습니다. 고된 삶을 표현한 연기들과 내러티브가 공감과 몰입력을 한층 높여줍니다.

에피소드 별로 몇가지 주제를 다룹니다.
특히 종반에는 일반해고를 위한 직원평가, 투기자본의 기업사냥문제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현재의 노동현실을 그대로 투영하듯 많은 바를 시사합니다.

자칫 한없이 무겁게 흘러갈 수 있는 주제이지만, 주인공 남정기(윤상현 분) 를 통해 매회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해줍니다.
그리고 슈퍼우먼 옥다정(이요원 분)은 직장 및 결혼생활에서 배신과 상처를 겪은 인물입니다. 실력이 출중하기에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지만 그런 길을 택하지 않습니다.
옥다정은 극중 갈등요소를 단순한 개인들의 이탈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기존 업계관행과 착취구조를 폭로하고 깨부수면서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물론 현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옥다정의 방법에도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도 옥다정처럼 돈보다 사람을 중시하고 모두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실천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뭉쳐야 갑이다' 라는 신조어도 있듯이 을들의 힘과 지혜가 모이면 현실을 바꿔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을들끼리 어디서 갑질입니까"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입니다.

통쾌한 을의 반란을 꿈꾸는 드라마 모토처럼 마트에서 근무하는 우리들에게도 고민을 던져주는 작품입니다.
얼마전 종영이 되었지만, 흔하게 만나기 어려운 좋은 드라마임에 분명합니다. JTBC 방송국 홈페이지(jtbc.joins.com) 에서 다시보기 하실 수 있습니다.

 

2016.6 마트노동자신문 2호 기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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