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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친구

우리가게가 있는 동네엔
외톨이녀석이 둘이 있다
녀석들은 나이 차이가 나서 함께 어울리지도 못한다

어느 식당일을 돕는 녀인네인 한 녀석의 나이는
서른 서넛은 되었을라나 이쁜이라고 한다
이쁜이는 머리가 약간 모자라는데
마음씨 좋은 충북식당 아주머니가
식당 일 허드렛일을 시키면서 함께 산다

일곱살 꼬마녀석인 남자아이는 항이라고 한다
항이의 아버지도 정신이 모자라는데
보자 하니 어려서는 자폐증세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사람을 보면 얼굴을 마주치기를 꺼려한다
다행히 항이 엄마는 온전하고
항이 아빠는 시청 청소부 일을 하고 있는데
항이 말고도 항이 위아래로 딸아이 둘이 있다
항이 녀석은 아빠 벌이가 시원찮은 탓에
그 흔한 유치원을 못 다녀 온종일 혼자 놀고 있다

두 녀석들은 나와 친하다
그중 시집을 가고 싶다는 이쁜이는 나를 더 좋아한다
식당 일이 없으면 동네를 두리번거려
빈병을 찾고 있길레 내가 빈병을 챙겨주니
나에게 진솔한 호의를 보인다

온종일 동네 구석구석을 혼자
어슬렁거리는 항이 녀석은 말썽꾸러기다
녀석은 혼자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가끔 동네 어귀에 새워진 승용차에 흠집을 내어 큰소리가 나고
무엇을 찾을 것이 있는지 쓰레기봉투를 흩트리고
그러다가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눈에 나 있는 것이다
그런 녀석에게 보면 아는 체를 꼭 해주는
나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이쁜이는 나를 이성으로 생각하나 보다
아직 30대 티가 묻어 있는 나를 보면 아는 체는 물론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른다
식당 바쁘지 않은 지부터
아저씨는 장가가서 좋으냐는 말까지 묻는다
이런 이쁜이가 엊그제 머리에 약간 붉은 물을 들이고는
나 괜찬냐고 묻는다
녀석은 이쁜지 봐달라는 것이다

나는 외톨이 두 녀석에게 친구이고 싶은데
녀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진정한 친구로 다가가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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