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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田園)생활을 꿈꾸다.

  • 등록일
    2005/07/16 22:31
  • 수정일
    2005/07/16 22:31

오늘 평택의 전원생활을 하는 동지의 집을 방문하였다. 벼잎파리가 제법 자란 것들이 논을 수놓은 모습을 보면서 들어간 동네.... 길은 2차선으로 나 있지만 넓은 평원지역을 지나서 도착한 평택의 그 집.... 텃밭이 있고, 주변에 심은 콩, 옥수수 그리고 쌈을 싸먹으면 제격인 잎파리들이 주변에 잎사귀를 뽀족히 내밀고 있는 모습... 그리고 손수 만들었다는 정자를 보니 전원생활이 부럽게 다가왔다.

 

그리고 집들이를 한다고 잡았다는 돼지한마리를 보쌈과 훈제로스구이로 직접 구워먹는데 맛이 기가막히다. 어제 먹은 전작이 있어 술을 자제할려고 하는데 음식 앞에서 그냥 술없이 먹을 수 없어 깡통맥주 3개와 소주를 몇잔 씩 먹었다. 어떻게 먹었는지 모르게 맛나게 먹었다. 그 고기 맛과 술맛은 또 다른 요소들이 있어 더 맛나게 다가왔다. 함께 투쟁을 하고 있는 지역의 동지를 아는 이도 있고, 모르는 이들도 있지만 치열하게 노동현장운동을 하는 동지들과 담소를 나누고 먹는 그 술맛... 흔한 자리가 아니기에 흥겨웠고, 재미나고 술과 고기 맛이 저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오산에 내려와 서울에 있던 동지를 여기서 오늘 평택 자리에서 만났다. 내려온지 한달보름밖에 되지 않았고, 평택에서 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비정규직노동자의 삶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그 동지를 보니 괜시히 부끄러워졌다. 현장에 몇년 있을 생각이었는데... 그렇지 못하고 그냥 편안히 상근자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부끄러운 대목이다. 여러동지들이 와서 이야기를 많이 하지 못했고, 또 저녁 일정이 있어 그 자리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좋은 사람들과 노래도 부르고 힘껏 팔뚝질도 해가면서 해방술잔을 치켜들고 함께 노닐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게 참 아쉽다. 다음이 있다는 기약을 하고 돌아서왔지만 그래도 못내 그 자리 끝까지 하지 못한게 내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차로 1시간 가는 거리.... 오산천변을 거닐면서 아 오산천 늪지도 보면서 서울의 아스팔트 그 빌딩숲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고 있음이 매우 고맙게 다가온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사는 것만으로도 풍요인데 서울과 다른 상쾌함이 있어 좋다.

 

오늘 그 집을 방문하면서 전원생활을 꿈꿔보았다. 집앞에 상추, 고추, 옥수수, 콩 등을 심고, 개구리 소리, 매미소리 새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가는 것도 꽤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산에서도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그 곳에 가서 개구리가 비올때 우렁차게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라 웬지 부러웠다.

 

차만 있으면 한적한 시골에서 전원생활을 즐기며 좋아하는 이들과 운동이라는 것을 부여잡고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욕심을 내어보았다. 콘크리트 더미가 아닌 흙자체와 생명들이 어울려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의 공간은 아이들도 크게 자라는 것 같다. 그리고 오늘 농촌에서의 대안공동체를 꿈꾸는 사람을 하나 만나고 왔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이야기만 듣다 왔지만 공동육아와 함께 대안교육을 준비하고 있는 그 농촌을 터전으로 한 대안공동체를 만들려는 그분의 모습이 웬지 부러웠다. 그렇다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또 아니다. 그래서 그 포부를 갖고 살아가는 그분을 보면서 참 다양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음을 오늘 새삼 깨달았다. 다만 각자의 영역에서 자유로운 소통과 연대 그리고 함께하는 것들을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도 빼놓을 수 없지만 아무튼 좋았다.

 

이 곳에서 살면서 늘 욕심만 늘어가는 것 같다. 한적하지만 그래도 운치와 사람의 정겨움들이 숨쉬고 있어 부러웠다. 다만 돼지한마리를 잡았다는데 올때 1/10도 못먹었다는 이야기들으면서 아쉬움만 남기고 돌아섰다. 이번 여름방학땐 아이들과 오산천변 늪지와 두루미들이 서식하는 곳에 와서 한번 한가지게 놀 계획도 더불어 잡아보았다.

앞으로 전원생활을 꿈꿔본다. 돈이 모일라나.... 언젠가는 노력하면 시골에 한적한 집한채 마련하겠지 생각만 가져본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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