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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하 MTU) 출범은 이주운동의 새로운 도약이다.

  • 등록일
    2008/11/15 23:59
  • 수정일
    2008/11/15 23:59

*** 질라라비(해방자)에 쓴 원고 글을 옮겨 본다. 거의 정신없이 써서 내용이 부실한 글이다.

 

고용허가제 폐지와 노동비자 쟁취! 단속추방 반대를 외치며 명동성당에서 모였던 이주노동자 동지들이 지난한 투쟁을 끝낸 후 긴 동면에 잠에서 깨어나 4월 24일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을 출범을 통해 이주노동자 권리 투쟁에 나섰다. 이 처럼 MTU 출범은 이주노동자 주체 스스로가 노동자로 당당히 서기 위한 선언이며, 이를 계기로 한국사회 노동운동세력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이주노동자들의 선택이기도 하다.

 

기계로 살아가야 하는 이주노동자 현실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기본권은 빛 좋은 개살구다. 연수생으로 들어와 고용주에 의한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다 못해 회사를 박차고 나와 스스로 미등록이주노동자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은 연수생으로 들어왔을 당시를 회상하면 눈가에 눈물을 글썽인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온 이주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보다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인의 편협 된 시선이라 말한다. 그/녀들은 장시간 저임금과 노동 기본권 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주야 2대교에 하루에 12시간 넘는 장시간 노동으로 살아가고 있다.

 

기계가 아니고서야 결코 할 수 없는 일하기 힘든 작업장에서 이주노동자 그/녀들은 작업을 하고 있다. 주 8시간 노동은커녕 잔업수당 또한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대부분 총액임금에 임금을 계약하거나 이도 여의치 않아 체불퇴거나 퇴직금 떼이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 땅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은 기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는 기계로서 대접받고 있다.

 

한달에 2번 쉬는 것이 소원이라는 이주노동자 그/녀들 이야기 속에서 중소영세사업장 현실 단면을 살펴 볼 수 있다. 산재, 폭행, 그리고 부당노동행위가 판쳐도 연수생보다 났다고 미소를 지으며 일하는 이주노동자들 미소에서 과거 우리 노동 형제의 구릿빛 얼굴이 떠올려 본다.  그러나 지금 이주노동자 그/녀들에게 있어서 잘못된 시선 오로지 돈을 벌어 자신의 고국에 돌아가 부귀영화를 꿈꾸며 살아가겠지 쉽게 이야기하지만 그/녀들 삶의 단면을 들여다보면 결코 녹녹치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들 살기위해 왔다고 하소연 하는 모습이 이와 대조적이다. 이들은 불안정한 자국의 노동시장으로 인해 자국에서 또한 내몰린 노동자의 절규이다. 그러나 그/녀들에게 우리는 기계로서 한국의 3D 현장으로 내몰리는 상황 그리고 노동자로서 인정받고 있지 못한 현실에서 그/녀들은 지난 3년간의 투쟁을 통해서 기계가 아니라 노동자라는 당당한 선언이 작지만 크게 한국사회에 울려 퍼지고 있다.

 

이주노동자 인권을 넘어 이주노동자 권리투쟁으로....
이주노동자 인권을 시작으로 이 땅에 이주노동자 지원단체가 출범하였다.
IMF금융위기가 한창인 시기 이주노동자들 또한 한국으로 대거 이주해온다. 이에 김대중 정부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급기야 민주당은 고용허가제 입법을 시도한다. 이로 인해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이하 외노협)에서 불협화음을 통한 이주운동의 골간이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궁극적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이라 판단한 외노협 몇 명의 상근활동가들은 이주투쟁본부를 결성한다. 이를 통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용허가제 문제를 지적함과 더불어 이주노동자 운동의 단초를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인권을 넘어 이주노동자 투쟁을 위한 한국인과의 연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주투쟁본부는 외국인이라는 차별적 언어를 철폐하고, 이주노동자(Migrant Workers')라는 용어를 통해 이주노동자 권리에 있어서 그/녀들 사회적 지위를 한 단계 끌어올림과 동시에 그/녀들 투쟁의 중요성을 한국 노동운동가들에게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는 평등노조 이주지부의 출범을 통해 독자적 노조는 아니더라도 이주노동자 운동을 직간접적으로 민주노총 내에서 끌어가고자 하는 노력을 시도하였고, 이를 통한 다양한 이주운동연대단위들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차차 이주노동자 중심의 평등노조 이주지부가 안착되었다. 그리고 지난 3년간 이주노동자 투쟁의 서막이 시작이 되었다 할 수 있다. 이주노동자 운동이 초기 인권이라는 미명하에 그들에 대한 지원과 수혜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던 투쟁이 이주노동운동을 한국의 이주노동운동 활동가와 이주노동자들이 만나 이주노동운동의 굳건한 연대로 이주노동자 운동의 지난 3년간 투쟁들을 만들어 내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는 이주노동자 운동을 인권이 아닌 노동운동임을 명확히 하였고, 명동성당 투쟁이 비록 승리로 끝나지는 않았지만 이주노동자 활동가들이 이 땅에서 스스로 주체로 서기 위한 지난하지만 값진 시간들이었다 할 수 있다.

 

이제 우리에게 있어 이주노동자운동은 주요한 사회적 화두로 던져졌고, 많은 현장의 활동가들에게 아직은 공감 가지는 않겠지만 노동운동 범위로 이주노동자들 스스로가 다가와 있다는 사실은 그 지난한 투쟁성과의 한 측면이 아니었는지 판단을 가져본다. 현재 비록 이주노동자 운동의 주요한 의제로서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지는 못하고 있으나 이주노동자 권리투쟁의 메아리는 한국사회에서 작지만 소중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이주노동자 독자노동조합 설립의 의의
이주노동자 운동은 아직은 미약하지만 그 기간의 활동을 보았을 때 지난한 과정 속에서 한국 활동가들과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하면서 만들어낸 중요한 운동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주노동자들 문제에 있어서 한국 학생활동가들에게 있어 “차이와 차별을 넘어선 연대”라는 말이 2000년대 초반 이주노동자 연대활동의 주요한 모토였다. 그러나 이 차이와 차별을 넘어선 연대는 이제 직접적으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연대라는 용어로 일축되어진 것을 보더라도 상황은 급반적 되었다 할 수 있다. 또한 명동성당 투쟁을 통해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당당한 주장이 고용허가제 폐지, 노동비자 쟁취, 단속추방반대를 내걸고 투쟁하면서 스스로 노동자임을 각인하면서 맞이하였을 소중한 경험들.... 그리고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35명이라는 열사들을 배출해내면서 굳건하게 노동자로서 투쟁의지를 불태웠고, 서로가 동지임을 확인한 그 지루하였지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명동투쟁에서 이주노동자들 스스로 조직주체로 섰다.

 

이 결과 올해 MTU 출범을 통한 이주노동자 스스로의 독자적 노동조합을 건설하는 계기점이다. 이 땅에서 정부에 대한 투쟁을 할 것임을 천명하고, 스스로가 주체로서 한국동지들과 연대를 하기 위한 힘찬 선언이기도 하다. 이주노동자 독자노동조합을 바라보며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가져본다.

 

이주운동에 있어서 이주노동자들 스스로가 주축이 되어 한국 노동운동가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시선으로 이주노동자의 현실에서 이주노동자 투쟁을 함께 연대하고, 투쟁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기를 맞이하였다. 비록 언어적 소통의 문제 다 나라 사람들이기에 소통의 어려움은 있지만 투쟁이라는 당위 속에서 소소한 문제는 극복될 것이다. 그리고 이주노동자 운동에 있어서 이주활동가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차 전국적 이주노동자 단일노조 건설의 기치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명동성당 투쟁에서 보여준 대구 성서공단, 부산, 창원 이주노동자들의 연대에서 이주노동자 전국 단일노조 건설의 기운을 이주노동자 동지들은 보았다.

 

그러나 이주노동자 운동을 전개함에 있어서 주요하게 바라봐야 할 지점이 있다. 이주노동자 운동에 있어서 현실 노동계와 다른 특수한 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단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있어 한국노동자들과 다른 차이점은 이들에게 노동3권이 보장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며, 단속추방으로 인해 불투명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한국노동자들이 투쟁의 경우 단위사업장 중심의 파업투쟁 또는 단체교섭투쟁 그리고 대정부 투쟁의 수순을 밟고 투쟁을 전개하지만, 이주노동자 투쟁 자체부터가 정부의 탄압에 의한 투쟁이기에 직간접적으로 사측에 대한 투쟁을 통한 압박이기 보다는 정부의 정책에 의한 일방적 탄압에 대한 대정부투쟁임을 우리는 주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 이주노동자 출범은 정부에 대한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선포이며, 끝까지 투쟁하여 단속추방 반대, 고용허가제 폐지, 노동3권 쟁취, 전면 합법화라는 요구안을 제시하고 투쟁의 선포라 의미라 할 수 있다. 이제 이주노동자 출범에 따른 지역 차원에 있어 이주노동자 주도와 중심으로 이주운동 지역별 단위 형성과 조직보위와 확대를 위한 지원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MTU 활동을 통한 아시아 노동연대를 위한 모색 및 한국노동운동의 새로운 도약이다.
MTU 활동은 아시아 전체 노동자 민중과 함께하고자 하는 연대이며, 투쟁이기도 하다. 현 시기 노동자투쟁을 통한 전지구적 연대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지 못한 현실에서 MTU 활동은 한국노동운동이 지구적 시야를 확보하고 전체 아시아 노동자 민중과의 발걸음을 공동으로 하기 위한 시작이기도 하다.

 

전지구적으로 보았을 때 한국운동이 복무할 지점이 있고, 한국운동이 아시아와 태평양 노동운동에 대해 이해하고 연대할 측면이 있다. 이 시작의 첫 단추가 MTU를 통한 아시아 연대가 단초가 되지 않을까? 판단을 가져본다. ‘MTU 활동은 비록 지금 시작은 미약하지만 한국노동운동진영에 머무른 운동이 아니라 각 아시아 그리고 태평양 노동자 민중과의 공동으로 활동을 하기 위한 주요한 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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