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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AIR! 오산라디옵니다”

  • 등록일
    2008/11/16 00:08
  • 수정일
    2008/11/16 00:08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Mediact) 지원사업으로 진행하였던 인터넷 라디오 방송교육을 진행하면서, 그 결과로 오산이주노동자라디오(OMW Radio)를 개국하였다.

 

지난 5월말부터 관악FM의 안병천 대표와 김정인 PD가 교육을 맡아 6회의 강의를 진행하면서 라디오방송 스튜디오를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처음에는 잘 만들 수 있을까하는 의문점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저예산으로 오산노동자문화센터 생활방 꾸미기를 하여 방송국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무작정 해보자는 식으로 진행하였던 방송국 스튜디오 만들기.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팀과 함께 스튜디오와 방송국에 들어갈 소품들을 직접 만들었다. 이주노동자들은 직접 납땜을 하고 오디오 잭들을 만들면서, 인터넷 라디오 방송의 꿈을 키워갔다.

 

8월 그 무더운 여름, 길거리에 널브러진 책장을 주워, 바닥을 깔고 합판으로 층을 만들었다. 30만원의 예산으로 기자재를 준비하고, 오산노동자문화센터에서 100만원이라는 거금을 출원하여 컴퓨터를 구매하였다.


이외에는 모든 것을 한 사람, 두 사람이 주워 다 모은 기자재를 기반으로 방송국을 꾸렸다. 지나고 난 지금 어떻게 만들었는지 서로가 대견해, 라디오 스튜디오를 꾸리는 것에 뿌듯해 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였다.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은 자신의 말로(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웃음을 머금고 방송녹화를 했다. 한 번도 교육을 받지 않았던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도 “나도 하겠다”며 방송을 시작하였다. 이렇게 하나둘 모여 방송국을 하게 되었지만 이제 다 끝났느냐하면 그건 아니다. 또 한번 과감하게 무모한 짓을 하였다.

 

방송국 개국식을 하기로 한 것이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지만 일단 안병천 대표와 함께 일을 저질러 보자는 포부로 개국식을 하기로 합의를 보고 일정을 잡기위한 날들을 손꼽았다. 거창하지 않게 소박한 방송국으로 산뜻한 출발을 할 수 있었다. 방송국 개국식을 하고 난 뒤 지금은 욕심이 나는 것도 있다.

 

그래도 초심이 중요하지 않던가. 사랑방 방송국으로 가기 위한 방향을 잃지 않고 진행할 예정이다. 이주노동자와 그리고 지역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지역 방송국. 자신들을 표현하고, 이주노동자들이 알아야 할 정보들이 교류하는 사랑방 장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상상을 한다. 방송국의 목소리가 이주노동자의 각 나라별 컴퓨터 방에 울려 퍼져서 보고 싶은 이들에게 목소리와 안부를 전하는 방송이 되기를. 한국에서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바람처럼 찾아가 다가가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방송국이 되기를. 부당함을 부당하다 외치는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활동가들의 목소리가 전국의 이주노동자들에게 타전되는 방송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이러한 포부가 이루어질지 아직 장담할 수 없지만, 오산지역 이주노동자들의 노력과 땀방울은 하나둘 영글어 갈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한국 사회에 작은 울림이 되는 방송국이 되기 위한 출발을 내딛은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래본다.

 

함께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방송을 통해 한국 사회의 부당함과 그릇된 인식을 하나둘 바꿔내고 이주노동자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로 거듭났으면 하는 욕심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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