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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삐가 아파요.

  • 등록일
    2008/11/16 14:58
  • 수정일
    2008/11/16 14:58

 

 

(2005. 6. 29. 라삐출국 환송회 파티를하는 오산이주노동자센터센터 어린이집 사진.)
 

방글라데시 아이 라삐가 방글라데시로 출국한지 2년만에 다시금 병이 있어서 어머니와 함께 3개월짜리 비자를 받아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라삐 어머니는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열병을 얻어 오산 한국병원에 입원하였고, 다시금 화성 병점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경기도립의료원 수원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한국에 들어오자 마자 3곳의 병원에 입원하여 병원비로 무려 300만원의 비용을 지급하였습니다. 그나마 수원엠마우스에서 병원비를 100만원을 지원받아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방글라데시 라삐 아버지는 과로사로 인하여 사망하였고, 어머니가 미등록이주노동자로 일하면서 라삐를 키웠습니다. 라삐는 아버지가 과로사로 사망한 그날 태어났습니다. 2001년 2월 20일 태어날 때 부터 저 출생체중 1.77KG으로 저 출생체중아로 수원에 있는 성빈센트병원에서 심장에 심잡음이 있어 와래검서를 받고 초음파상 "심방중격결손 및 중증도 폐동맥 협착소견 관찰이 된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이에 태어나자 마자 인큐베이터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 라삐의 병 소견서에 따르면 "외래에서 체중증가 지연되어 2002년 1월 4일 및 2002년 8월 2일 시행한 초음파에서 다른변변은 호전되었으나 폐동맥 협착소견은 지곳됨. 본원(수원 성빈센트병원)에서 심초음파는 2003년 10월 28일 마지막 시행하였고, 수술 필요성에 관한 추가 검사위해 3차병원으로 전원후 2004년 10월 30일 이후는 본원에 내원치 않았음, 본 환아는 경제적 사정으로 더 자세한 검사 시행받지 못했으나 임상적으로 염색체 이상등의 선천성 유전질환등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 있음. 향후 심장과 성장 발달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아였음.-

 

라삐 엄마는 남편의 죽음이 채가시기 전에 아들의 인큐베이터에 있는 것을 보고 몹시 마음이 아팠습니다. 남편 또한 과로사로 사망하였는데.... 이전 회사에서 워낙 일이 힘들어 다른 회사로 이직한지 일주일만에 집에서 쓰려져 사망하였습니다. 사망원인은 과로에 의한 돌연사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아무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방글라데시 친구와 라삐 외삼촌, 친삼촌과 라삐엄마가 모든 돈을 갖고 방글라데시로 500만원의 시신운구비를 지불하여 보냈다고 합니다.(무슬림의 경우 영혼이 빠져나가기 전에 무슬림 사원의 수도자 입회하에 장례를 치뤄야지 천국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사망을 하였을 경우 빠른시일내에 장례를 치뤄야 합니다. 한국의 경우 이태원에 무슬림 사원이 있어 수도자가 입회하에 시기를 농친 무슬림인들의 장례식을 치뤄 시신을 고국에 보내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힘든 한국생활에서 라삐엄마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친동생, 시동생, 라삐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먼저 죽은 남편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라삐였습니다.

 

그런 라삐는 인큐베이터에서 7개월간 생활을 하고 엄마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라삐엄마는 라삐를 키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래서 피덩이가 채 가시지 않는 라삐를 인근  노부부의 집에서 키우게 되었습니다. 라삐엄마는 한국에서 생활을 하기 위해서 라삐를 나두고 일을 다녀야 했습니다.

 

늘 라삐때문에 마음을 졸이던 라삐엄마는 2004년 오산이주노동자센터에서 운영하는 탁아방에 와서 필리핀 짜니, 피아, 방글라데시 밈, 라삐, 한국인 해천, 애지, 네팔아이 수진이와 함께 탁아방에서 같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라삐엄마는 계속되는 단속으로 인해 불안하여 2005년 7월 라삐를 데리고 방글라데시로 돌아갔습니다.

 

방글라데서로 돌아갔지만 계속해서 라삐가 방글라데시에서 아파서 치료를 위해 2007년 6월 3일 3개월 방문비자(라삐치료를 위한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2년만에 들어왔습니다.

 

라삐는 지금 한국나이로 7살이지만 현재 예전과 같이 마른 체구에 큰 눈동자를 두리번 거리는 맑은 아이입니다. 병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천방지축이지만 어머니는 라삐가 혹시나 아프고 병이 깊어지면 어쩌나라는 근심으로 걱정이 앞섭니다.

 

치료비도 만만치않고, 이주노동자, 자녀, 노숙인 지원을 위하여 수원의료원 보건복지부 무료의료지원을 신청하려고 해도 입국한지 90일이 되지 않아 무료의료지원을 받을 수 없고, 또한 향후 치료를 받기 위해 얼마의 비용이 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걱정이 앞섭니다.

 

다른 문제는 3개월방문체류비자가 다음달 이면 만기가 됩니다. 라삐엄마는 라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비자연장을 받아야 하지만 돈이 없어 치료는 커녕 라삐와 다시금 방글라데시로 돌아갈까봐 걱정이 앞서 어제 저희 센터에 찾아왔습니다. 어머니는 라삐가 병원에 입원하면 일을해서라도 라삐의 치료비를 벌어서 주겠다고 하지만 이도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비자가 만료되거나 라삐가 병원에 입원하면 어머니가 돌봐야 합니다. 병원비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일단 저희가 비자관계는 저희 관할 출입국관리소에 알아보고 라삐가 보건복지부 무료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입국후 90일이 지나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해보자고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도 이전 필리핀 카마트씨 사례와 같이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과 방송국 모금활동을 할 수 없다는 아주대 사회복지팀의 말처럼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에 라삐에 대한 지원을 위한 작은 활동을 시작하기 위한 고민을 진행중입니다. 그래서 일단 보건복지부 지원에 의지해 보고 돈이 필요하게 되면 그 후 생각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라삐엄마의 체류비자를 연장하고 라삐에 대한 치료를 위한 고민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이주노동자 가족의 현실이 이렇게 답답하게 다가오는 나날들의 연속입니다. 라삐를 위한 작은 활동을 이제 해봐야 겠습니다. 8월 26일 경기도립의료원 이동차량무료진료에 의뢰하여 라삐의 치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봐야 겠습니다.

 

라삐는 현재 어머니와 함께 방을 얻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허름한 집에서 치료를 기다리는 라삐에게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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