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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를 봄,,, 연휴라 좋군요.

  • 등록일
    2004/09/18 15:15
  • 수정일
    2004/09/18 15:15

저번주 토요일부터 추석연휴라 집에서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비디오를 감상하였답니다. 영화관을 가지 않는 관계로 좋은 영화가 비디오로 나오면 주말 또는 주중에 한편이라도 비디오를 감상합니다.

 

이번에는 국화꽃향기, 선생 김봉두, 정채봉 선생님의 동화 오세암(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나왔더군요. 이전에 KBS TV문학관에서 보았었는데 참 좋은 동화인것 같더군요. 슬하에 자녀가 있는 분들은 함께 비디오를 집에서 자녀들과 봐도 좋은 애니메이션인것 같습니다.) 등을 보았답니다.



국화꽃향기를 원작인 소설을 읽지 않았지만 영화 자체가 아름답게 꾸며졌더군요.
시대배경도 이전 80년대를 형상화하여 친근감이 느껴집니다. 국화꽃향기를 보면서 알퐁스 도테의 "별"이라는 단편소설이 계속 머리에 맴돌더군요.

국화꽃향기에서 인화와 희재의 사랑을 보면서 별에서 스테파네트와 목동이 별이야기를 하면서 주고 받던 글귀가 영상화되면서 희비가 교차하던군요.

 

국화꽃향기를 보면서 순수하다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실이 아닌 소설이라지만, 이성간의 사랑이 현실에서 많이 퇴색되어지는 지금... 국화꽃 향기 같은 순수와 낭만 그리고 가슴이 저밀어 오는 듯한 슬픔(사랑하는 부인의 죽음. 참 진부한 스토리이지만 순수함 속에서 서로간의 사랑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결혼하고 난후 희재가 남편인 인화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 밖에 하지 못했다는 독백을 하면서 딸인 재인이에게 말하는 대목 하늘아 사랑해, 나무야 사랑해, 바다야 사랑해, 엄마 사랑해, 아빠 사랑해라는 한지로 만들은 그림책을 읽는 대목과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는 것 아빠 사랑한다는 말 많이 하라는 대목,,, 그리고 희재가 딸은 낳고 죽으면서 한 말 내 영혼에 당신과의 기억을 차곡차곡 고이모아 가져간다는 말할때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국화꽃향기와 별이 저에게 대비되는 것은 알퐁스 도테의 별은 프랑스에서의 빠리꼬뮨이 실패한 후 민중들이 성적욕망으로 분노를 삭히던 시기 순수함이 무엇인지를 사회에 일깨우기 위해서 쓴 책이라는 것을 얼픽 국어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기억이 나더군요. 혁명의 실패와 사회적 혼란 그러던 혼란시기 순수가 사장되고 욕망의 시기에 대한 작가의 아픔을 글로써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 별에서 목동이 스테파네트를 보면서 생각한 독백.... 내나이 스물이기에.... 농장주의 딸이면서 그 동네에 뭇 사내들의 흠모의 대상이 었던 스테파네트를 목동이 느꼇을 순수함이 별에서 잘 나타납니다. 국화꽃향기도 순수라는 것이 이제는 진부한 옛 것으로 치부하는 현실에 대한 자그마하지만 가치있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선생 김봉두를 보면서 우리의 교육현실을 바라보게 되더군요.

촌지 그리고 학군이 좋다던 8학군지역... 보다 선생님으로부터 관심을 갖기 위해서라면 두손 두발 다 걷어 붙히는 우리내 어머니들 모습.... 지극한 사랑이 때론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라는 구도를 교육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전락시키는 현실을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무리 첨단시설과 우수한 선생님들이 포진되었고, 학원가를 떠도는 우리내 청소년과 아이들이 산과 들 그리고 시냇물과 강가에서 자연을 벗삼아 뛰어놀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선생 김봉두를 보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휴먼 드라마라 선생님의 순수한 어린아이들의 동심에 감동받아 자신의 볼래 모습으로 되돌아 가는 장면.... 그러나 아쉽게도 6학년 학생의 졸업 후 학교가 폐교된다는 것들을 보면서 저도 유년시절 약 10리길(1Km=2.5리, 4Km) 걸어서 면에 있는 시종국민학교에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더군요.(저희집은 영산강이 흐르고 조금만 나가면 서해 앞바다가 있어 농사일과 어촌일을 하던 대략 40가구의 친척이 모여사는 동네였습니다. 전라남도의 경우 대부분의 시골 마을들이 성씨가 동일한 문중(친인척 관계로 모인 마을 분들)을 이루고 사는 동네였지요. 지금은 강산이 변해 영산강하구 수로를 내어 강이 흐르지 않지만, 아직도 노루, 꿩, 토끼, 다람쥐, 산새, 학과 두루미 등을 볼 수 있는 동네입니다. 조금만 나가면 들풀 숲 속에 노루새끼들을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답니다. 그래서 인지 저는 흙과 물과 바람에 흠뻑 젖어 살수 있었으며, 여름엔 동네 할머니들로 부터 무서운 귀신과 도깨비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박과 참외를 실컷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도시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었는 일들이죠. 그리고 동네에 텔레비젼이 별로 없어 김일의 레스링 경기와 드라마(여로와 수사반장)를 보기 위해 온동네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텔레비젼을 시청하던 기억도 있구요. 모기불을 피워놓고 쌀가마니로 쏟아지는 별들을 보면서 정말 좋았던 기억들이 납니다. 이제는 이것도 도시생활에 젖어 추억이라는 것으로 밖에는 꺼낼 수 없는 오래된 기억 앨범이 되었지만 말이죠.)


도시는 모든 것을 갖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지만, 도시 문명에 수혜를 받지 않아도 시골의 특수한 가치가 있습니다. 단지 공기가 좋다. 자연이 경이롭다 라는 것이외에도 시골에 많은 것이 있습니다. 선생 김봉두를 보면 간접 경험을 시골 분들의 간접 경험이라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내음이 무엇인지 흠뻑 취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세암을 보면서, 또 다시 행복한 놈이라 생각해 보았습니다.
두 남매 처럼 이런 처지에 놓이지 않았고, 늘 부족하지만 그래도 행복이 있었던 유년시절을 보낸 저로서는 그리움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살았습니다. 도시로 나오기 전까지는 그러나 오세암에서 나오는 두 남매(누나는 시각을 읽음. 스토리 중간에 나오는 회상 영상을 보면 엄마와 두 남매만 사는 집에 불이나서 어머니가 두 남매를 구하고, 불길에 휩싸여서 죽음을 맞이함. 이것을 모르는 남동생(남동생이 갓난아기 시절 집이 화재가 나서 어머님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름.)은 어머니를 그리워만 하고, 어머님이 죽었다는 사실을 동생에게 알리지 못하는 누나는 마음속으로만 어머님을 그리워 하며 동생에게 말을 못함. 남동생에게 누이는 어머니인 동시에 아버지 역활을 함. 그런 동생이 잘 되기만을 바라는 누이의 고운 마음을 보면서 이 글을 쓰신 정채인 선생님의 따뜻함 마음을 훔쳐볼 수 있었다.


누이가 화재로 시각을 잃어버려 세상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남동생에 대한 사랑 그리고 남동생의 누이에 대한 사랑은 영화 중반에 동네 아이들이 누이를 괴롭히는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장면에서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누이를 지키기 위해 다섯살난 아이가 자신보다 더 큰 아이에게 덤비는 장면, 그리고 엄마가 없기에 더욱 더 서러운 남동생, 코피가 나지만 누이에게 근심을 주지 않기 위해 콧물이라 말하지만 괴롭히는 아이들은 비웃기라도 하듯 코피라 말한다. 그리고 남동생은 괴롭히는 아이에게 덤벼서 그 아이가 코피를 쏟자 그 괴롭히는 아이의 어머니가 와서 남매에게 무심히 던지는 말들.... 남동생은 끝내 도망치면서 엄마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 나도 코피를 닥아줄 엄마가 곁에 있었으면, 남동생은 엄마가 돌아가신 것을 모른다. 저녁 늦게 잠든 남동생에게 누이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면 이야기 하지만 동생은 피곤한지 꿈나라에 빠져 고이 잠들었다. 동생은 바람의 소리를 배우기 위해 스님을 따라 오세암으로 향한다, 향하지전 누이는 착한 동생을 잘 보살펴 달라며, 석탑을 돌며 기원한다.

 

오세암에 도착한후 얼마지나지 않아 스님은 물건 살것이 있어 큰 눈이 내리기 전에 마을에 내려가 장을 볼러 간다. 내일면 온다는 스님은 큰 눈으로 더이상 암자에 오르던중 사고를 당해 오르지 못하게 됨. 스님을 기다리던 남동생(이름이 길남이 임.) 스님이 가지 말라고 하던 암자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서 관세음보살이 모셔진 법당에 들어가게 된다. 엄마가 그리웠던 남동생 길손은 관세음보살을 보고 엄마라 부른다. 그리고 오세암에서 길남은 아기보살이 됨. 추위와 배고픔으로 인해 길남은 죽어서 아기보살이 됨. 스님과 누이가 왔을때 승천하는 길남을 보게 됨. 누이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겠다는 길손은 승천하면서 누이의 시력이 되돌아 오게 됨.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 애니메이션 오세암을 직접 보는게 감동을 더 할 것임.

참 좋은 비디오를 볼 수 있어 기분 좋은 연휴인 것 같습니다. 또 어떤 비디오 감상을 할지 고민이 됨. 그냥 비디오 숍에 가서 골라봐야쥐.... 마지막으로 오세암 애니메이션이 끝나면서 자막으로 흐르던 정채봉 선생님의 시를 여기에 끌적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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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채봉

하늘 나라에 가 게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데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 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 바치고
엉엉 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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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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