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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는 일하는 이의 벗입니다.

  • 등록일
    2004/10/17 20:23
  • 수정일
    2004/10/17 20:23

라디오는 일하는 사람들의 벗입니다.

공장 한켠 옛날 구형 라디오가 성능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고음을 내면서 작업장에서 노동하는 일손에 힘을 불어넣어 줍니다.

 

혹자들은 올드미디어라 라디오를 구식으로 치부하며 인터넷 쌍방향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라디오의 이점은 다름아닌 조작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번거롭다면 자신이 애청하는 채널 주파수와 청취하는 프로그램을 메모하는 것 이외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누구나 라디오를 청취할 수 있습니다. 

 

또 딴 일을 하면서 들을 수 있는 매체라는 장점을 갖은 매체입니다. 고정하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매체이기에 작업장에서 접근성이 널리 확대되지 않았나 생각듭니다. 쪼그만 공장엔 라디오는 필수 매체이니까요. 얼마나 정겹습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누군가의 소리를 들으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도 그래서 인터넷방송을 들으며 작업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마도 라디오도 인터넷시대를 맞아 인터넷으로 사연을 받거나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실시간 모니터하여 방송맨트로 사용하는 것 이외에는 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이야기가 있고 노래가 있고 사회 소식을 접할 수 있는 라디오.... 작업장 이동이 많은 공간에서 누구나 청취하기 쉽고 고된 노동의 시름을 달래는 올드미디어 입니다.



 

공장에선 지금도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와 진행자들의 방송맨트를 들으면서 일하는 손길을 바삐움직이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매일 잔업, 철야, 특근으로 세상과 동떨어져 살아가는 박스공장 노동자들에게 공중파 라디오는 세상의 소식을 접하고 최신가요 올드가요를 듣는 중요한 보물상자입니다. 비단 이곳만이겠습니까?

 

시대에 밀려 구세대로 전락한 늙은 노동자들에게 라디오는 친근한 벗이며, 그 분들 젊은 시절의 추억의 방울방울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아닐까요.

 

오늘도 여김없이 라디오를 틀어놓고 작업하는 광경.... 노래 한곡이 끝날때마다 시간 잘 흘러간다 외쳐대면서 일한 내 모습도 반성해 봅니다. 오늘 참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웃음지어 보았답니다.

 

스리랑카 부부 노동자의 밝음 미소.....

노래는 만국의 공통어인가 봅니다. 한국어를 모르는 이분들도 라디오 소리를 들으며 콧노래 소리와 함께 부부가 정답게 박스포장일을 하였답니다.

 

내가 용역으로 나가는 공장 여(女)반장은 일할때는 매몰차지만 정이 많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다른 작업장에서는 한국어가 서툴다고 화를 버럭내거나 욕지거리 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을 홀대하는데 이곳은 그렇지는 않더군요. 비록 박봉의 월급을 받지만 이국땅에서 힘겹게 노동을 하는 이들에게 따스한 말한마디를 전해줍니다. 참 보기 좋더군요.

 

스리랑카 노동자 부부 참 정답게 서로 이야기하며 일하는 모습 보기가 좋더군요.

 

오늘 참 흐뭇했습니다. 그리고 점심때 같이 소주한잔 반주로 먹었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특근의 맛은 점심때와 쉬는시간에 먹는 소주맛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답니다.

확 박스공장에 취업해 버릴까라는 충동이 들었습니다.

 

좋은 하루였습니다. 일요일 작업장에서 돈을 번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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