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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호승] 서대문 하늘

  • 등록일
    2004/10/16 22:11
  • 수정일
    2004/10/16 22:11

죄 없는 푸른 하늘이었다.
술병을 깨어 들고 가을에
너를 찔러 죽이겠다고 날뛰던 사막의 하늘
어머니가 주는 생두부를 먹으며
죄 없는 푸른 가을이었다.

 

죄의 상처를 씻기 위하여 하늘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되기보다
눈물을 기억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비 오는 창살 밖을 거닐며
아름다운 눈물의 불씨도 되고 싶었다.

 

데모를 한 친구의 어머니가 울고 간 날이면
때때로 가을비도 내려
홀로 핀 한 송이 들국화를 생각하며
살고 싶은 것은 진정 부끄러움이 아니었다.
운명을 사랑한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해는 지고 바람은 불어오고
사막의 하늘이 어두워질 때까지
죄 없는 푸른 별들이었다.
죄 없는 푸른 사람이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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