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시/이동순] 물의 노래

  • 등록일
    2004/10/29 21:10
  • 수정일
    2004/10/29 21:10

--'새도 옮겨앉는 곳마다 깃털이 빠지는데'

 

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 가리

죽어 물이나 되어서 천천히 돌아가리

돌아가 고향하늘에 맺힌 물 되어 흐르며

예섰던 우물가 대추나무에도 휘감기리

살던 집 문고리도 온몸으로 흔들어보리

살아생전 영영 돌아가지 못함이라

오늘도 물가에서 잠긴 언덕 바라보고

밤마다 꿈을 덮치는 물꿈에 가위 눌리니

세상사람 울릴 보고 수몰민이라 한다

옮겨간 낮선 곳에 눈물 뿌려 기심매고

거친 땅에 솟을 자갈돌 먼곳으로 던져가며

다시 살아보려 바둥거리는 깨진 무릎으로

구석에 서성이던 우리들 노래도 물 속에 묻혔으니

두 눈 부릅뜨고 소리쳐 불러보아도

돌아오지 않는 그리움만 나루터에 쌓여갈 뿐

나는 수몰민, 뿌리째 뽑혀 던져진 사람

마을아 억센 풀아 무너진 흙담들아

언젠가 돌아가리라 너희들 물 틈으로

나 또한 한많은 물방울 되어 세상길 흘러흘러

돌아가 고향하늘에 홀로 글썽이리

 

                                            '시가 내게로 왔다' 김용택이 사랑하는 시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