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전북 KT 상품판매팀 해체, ‘보복인사’로 2라운드

  • 등록일
    2005/01/17 09:08
  • 수정일
    2005/01/17 09:08
대다수 원거리 발령, 여성노동자 ‘선로작업반’으로(출처 : 참소리) 지난해 사생활 감시와 차별로 인권침해 논란을 빚었던 KT가 상품판매팀을 해체했으나, 해당 노동자들에 대해 원거리 발령을 유지하고, 여성노동자의 경우에는 시설과로 보내는 등의 인사발령을 단행해 ‘보복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KT 상품판매팀은 노동감시와 탄압으로 전국적으로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고, 전국의 노동·인권단체들이 함께 해 ‘KT 상품판매팀 인권백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급기야 KT가 2004년을 마지막으로 상품판매팀을 해체하고 해당 노동자들을 새로운 부서로 발령한 것은 국민여론을 의식해 내린 결론으로 보인다. 전·남북 유독 희망부서와 상관없이 원거리 발령


그러나 올해 1월 1일자로 KT가 내린 인사발령은 그간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투쟁했던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인사발령이라는 것이 해당노동자와 인권단체들의 주장이다. 전국 발령상황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지역에서 소속 노동자들이 희망한 부서와 지역으로 발령된데 반해 유독 전·남북에서는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해당 노동자를 원거리발령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전북지역에서는 20명의 상판팀 노동자 중 영업부로 배치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연고지 외의 지역으로 발령을 받았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 전북지역 여성노동자들을, ‘시설과’로 발령한 것은 보복인사의 의혹이 짙다. 상판팀 소속 여성노동자 15명 중 영업 4인, 요금관리 4인을 제외하고 7명이 현장설비 업무로 투여됐다. 시설과는 전화선로를 놓는 등 현장에서 전화를 가설하는 작업을 담당하는 부서로, “전북지역에서 시설과로 여성이 배치된 것은 처음이며, 전신주에 올라가서 작업해야 하는 등 남자들도 하기 힘든 일”이라고 현장 경험자도 말하고 있다. 또 시설과에 남성 직원이 부족한 상황도 아니라는 것이 노동자들의 주장. ‘남자들도 하기 힘든’ 시설과로 배치된 여성노동자들, 탈의실도 없어 교환업무를 봤고, 상판팀에서 영업일을 햇던 여성노동자 A모씨는 “1주일간 교육을 받고 오늘 처음 현장에서 사다리도 직접 잡아보고, 선로작업을 보조하는 일을 하고 왔다. 1, 2년 이상 지나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남자들만 일하는 곳이라 탈의실과 샤워장이 남성용은 있지만 여성용은 없다. 캐비넷 하나 할당받았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KT 노동자 인권침해 문제에 관여해왔던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이와 같은 인사발령에 대해 “감시와 차별로 인한 인권침해를 제기하고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노동자들에 대한 보복인사이며, 더구나 여성노동자들을 시설과로 배치한 것은 또 다른 인권침해”라며 KT의 자성과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전북여성노조 관계자도 “감시의 문제도 여성인권에 있어서 더 심각한 문제였는데, 투쟁을 했다는 이유로 이런 인사발령을 한 것은 실질적으로는 일을 하지 말라는 소리와 같다. 발령을 명분으로 한 해고 강요이고 아주 노골적인 탄압이다”고 여성노동자 문제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KT 전북본부 총무과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본인이 다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는 없는 문제 아니냐. 그리고 전북 어디도 오지는 아니고 원거리가 아니다. 인사팀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보복인사가 아니겠느냐고 말하고 있다”며 보복인사 주장을 부정했다. 그리고 여성노동자 시설과 배치에 대해서는 “원래 교환업무를 하던 노동자들이 상품판매팀으로 왔던 것인데, 어떤 일인들 새 일이 아니겠느냐. 그리고 시설과 근로환경도 나쁘지 않으니까 걱정할 것 없다”고 말하며, 현장에 배치된 노동자들과는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KT 노동자 인권침해 논란은 '노동감시'에 이어 '보복인사'와 '여성노동자 인권침해'문제로 다시 한번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국가인권위에 노동감시 사안 진정서 제출을 담당했던 평화와인권은 조만간 결정이 나올 예정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