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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1/27
    취미생활 같이하기(2)
    황조롱이
  2. 2006/01/27
    대추리 '차 한잔 하실래요'(2)
    황조롱이
  3. 2006/01/26
    대추리에 일일 주민이 오던 날(3)
    황조롱이
  4. 2006/01/24
    장차현실과 함께 하는 대추리 일일만화교실
    황조롱이
  5. 2006/01/24
    난로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4)
    황조롱이
  6. 2006/01/24
    연탄난로 생겼어요~~(1)
    황조롱이
  7. 2006/01/23
    누룽지
    황조롱이
  8. 2006/01/22
    놀이방 모다
    황조롱이
  9. 2006/01/19
    빈집(1)
    황조롱이
  10. 2006/01/18
    몇가지(1)
    황조롱이

취미생활 같이하기

찻집에 놀러오실 때 찻집에 오시는 분들과 같이 할 수 있는 꺼리를 가지고 오시면 좋을 듯해요...

 

대안생리대 만들기도 있고, 옷감 만들기도 있고, 다도라던가....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같이 이야기 해도 좋고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도 있으니 같이 보고 싶은 영

 

화가 있다면 가지고 오셔도 좋아요...(6미리나 비디오에 한에서) 

 

같이 읽고 싶은 책을 가져오셔서 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인터넷으로) 감상을 서로 공유 할 수

 

도 있을 거 같구요...^0^

 

제가 미쳐 생각하지 못한 많은 것들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꺼리를 준비하는 데 재료비가 든다면 찻집운영하는 사람과 연락을 해서 조율을 해도 좋아요...

 

(대신 찻집사정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꺼리를 준비해서 오신다면 미리 언지를 주시는 게 좋겠죠...

 

제 메일은 kjoom99@jinbo.net입니다. 이곳에 답글을 달아주셔도 됩니다...

 

다른 제안을 해주셔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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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차 한잔 하실래요'


 

올해도 농사지어 보세~ 평화바람식솔들이 직접 짜 준 소중한 장식품입니다. 오디오도 생겼으니 이제 노래도 찻집에서 들을 수 있어요.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나누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찻집에 오실 때 시디도 함께... 옆에 따듯한 연탄난로도 있어요...

 

주전자를 난로위에 끓이니 가스비도 아낄 수 있어서 좋아요. 어제는 감자도 삶아먹고 오징어도 구워먹었어요...^0^ 집에 아껴 놓고 있는 먹을것들은 얼렁얼렁 찻집에 가져와서 같이 나눠먹었으면 좋겠어요.

 

 


 

찻집개업에는 찻집을 들린 사람들의 작품으로 가득합니다. 이 곳 대추리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만든것들도 있답니다. 아이들이 '미군기지 막아내요.'라는 말을 쓴 걸 보니 가슴 한 구석은 착찹했어요. 여느때는 정말 장난꾸러기가 따로없을 정도예요...가끔와서 차 한잔 마시고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는 걸 보면 너무나 기특하답니다.

 

 

작은 화분은 인생의 별 사장님이 주신 거예요. 찻집에 세심한 배려에 항상 감사를 드립니다. 저 식탁보는 대안생리대 겉감입니다. 설날 지나고 대안생리대 만들기 교실을 한 번 열까 합니다. 찻집에는 피자매 연대 돕헤드도 단골손님이니까요...^0^

 

 


 

미군기지 확장반대 전등이 환하게 찻집을 밝히고 있네요...

 

 


 

 

찻집에 오면 이런 마실거리가 있습니다. (국화차, 장미차, 녹차, 메밀차)

이외에 보이차, 감잎차, 허브차, 홍차도 있어요...

커피는 지금 어떻게 계속 팔아야 하나 고민중이고요...ㅠㅠ

제가 손수 끓이고 있는 생강꿀차도 있습니다...

 

정성이 많이 들어갔는지 많이들 맛있다고 하네요...어제는 하루종일 생강꿀차를 달이느라 찻집에는 생강냄새가 가득했어요...

 

표지모델은 대추리에 살고 있는 자두입니다.

 


 

 

 

새로 생긴 하루일과는 찻집 열고 닫을 때 연탄 가는 일이예요. 처음에는 연탄갈다가 찻집바닥도 태워먹고 연탄을 몇 장 깨먹기도 했어요. 첫날은 연탄가스를 심하게 마셔서 목이랑 머리가 아프더라고요...연탄가스가 그렇게 독할 줄이야...ㅠㅠ

 

그나저나 이 위에다 양은도시락 올려놓고 밥먹으면 정말 맛있겠다...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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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에 일일 주민이 오던 날

  느티나무가 있는 작은 양옥집. 이곳은 대추리에 이사온 이유빈씨가 근래에 입주한 집이다. 저녁에 집들이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찍부터 동네 사람들이 와서 음식 준비를 거들었다. 통복 시장에서 사온 신선한 오징어와 홍합을 손질하고, 커다란 압력 밥솥을 빌려와서 쌀을 안치던 때에 현관문이 열리며 낯익은 아주머니 한 분이 나타났다. 인사를 나눈 후 아주머니는 검정색 외투를 벗고 소매를 걷어 올리며 곧바로 주방으로 갔다. 데친 오징어를 채 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어린 노을이와 현주가 칼질을 하는 아주머니 곁에 붙어 서서 물었다.

 “아줌마가 세계 최고 요리사에요?”

 아이들에게는 그저 칼질을 잘하는 아줌마로 비쳤지만, 그는 바로 민주노동당 전 대표인 김혜경이었다. 이날 김혜경 전 대표는 강제철거를 앞둔 대추리에 ‘1일 지킴이’로 방문했다. 지킴이 안내소의 찻집에서 장미차를 마신 후, ‘유빈이네’의 집들이 소식을 듣고서 찾아 온 것이다. 거리낌없이 음식 준비를 거드는 그의 모습은 대추리의 여느 이웃집 아주머니와 다름없는 인상이었다.

여섯시가 조금 넘은 시각. 넓은 상도 없이 바닥에 명태전과 김치, 홍합탕과 마늘 장아찌, 오징어회가 차려졌다. 여기에 평택쌀로 지은 따뜻한 밥이 놓였다. 김혜경 전 대표와 평화바람 식구들과 노을이네, 마을주민들이 옹기종기 거실에 모여 앉아서 밥을 먹었다. 이유빈씨는 ‘차린 음식은 부족하지만 많이 와주셔서 기쁘다. 빈집마다 이렇게 사람들이 꽉꽉 찼으면 좋겠다.’고 수줍게 웃으면서 말했다. 


 촛불행사는 매일 저녁 일곱 시에 대추분교 앞 비닐하우스에서 열린다. 촛불행사장에 들어가보니 대책위에서 나눠준 초록색 담요를 허리에 두른 마을 주민들이 불 밝힌 초를 하나씩 앞에 두고 앉아 있다. 기름 난로를 켜두었지만 비닐 장판을 깐 바닥이 싸늘했다.

오백십일 일 째 행사가 시작되고 가장 먼저 문정현 신부가 나와서 발언을 했다. ‘대추리를 반미반전의 성지로 만들자, 끝까지 꿋꿋하게 싸우자, 이 싸움을 이겨서 기쁘게 소를 잡는 날을 기다리자’는 말에 주민들이 박수를 쳤다.

  까만 모자를 쓰고 검정색 수도복을 입은 수녀님의 발언이 이어졌다. “1년동안 인터넷으로 평택 소식을 접했다. 수녀원에 오기전에 이사를 두 번 했었는데, 이사후에 늘 옛집이 그리웠고 그 동네에 가보고 싶었다. 지금 여러분은 하늘이 무너지고 세상이 캄캄한 마음이 아닐까.” 일일 지킴이로 대추리에 온 오영숙 수녀가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이 우리나라에서 막강한 힘을 쓰는 걸 두고봐선 안된다. 평택 땅을 꼭 지켜내야 한다. 여러분의 힘이 결코 작은 힘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다. 무서운 일, 험한일이 앞으로 닥치더라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이 땅을 꼭 지켜내자.’고 말했다.

 주민들을 기쁘게 한 '손님’은 김혜경 민주노동당 전 대표였다. <평택 지킴이네>의 첫 번째 순례객인 그가 ‘음식 솜씨는 별로 없지만 대추리에 밥집을 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을 때, 주민들 모두가 환호했다.


 촛불행사가 끝나고 주민들은 서리가 내리는 밤길을 걸어 집으로 향했다. <평택 지킴이네>로 가기 전에 평화바람은 오영숙 수녀, 김혜경 전 대표와 대추분교 정문 맞은편에 있는 찻집에 들러서 국화차를 마시며 짧은 대화를 나눴다. 연탄 난롯불을 쬐면서 이뤄진 인터뷰를 요약해서 덧붙인다.


- 3월 경에 강제 토지수용이 예상된다. 민노당에서는 이것을 막아낼 대책을 갖고있는가?

김혜경: 평택 문제가 중요하지만 실제로, 우선 사안으로 두지 못했다. 그러다 WTO에 참가한 이후에 정말 미국 문제에 전국민이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식을 갖게 되었다. 중앙에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고, 여의도 쪽으로 이슈를 가져와서 정치 쟁점화할 계획이다.


-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싸움에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가?

오영숙: 지금 여기 군부대가 들어서면 주민들은 당장 땅을 빼앗기게 된다. 주위에서 살아가는 주민들도 소음피해나 미군 범제같은 문제를 겪을 것이다. 이것을 평택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새만금 반대 운동을 할 때, 3보 1배가 큰 힘이 되었다. 문화 예술인들이 관심을 갖는 것도 좋은데 일단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한 것같다.

김혜경: 어차피 미국 정부와의 싸움이고 미국과의 싸움이다. 아시아에서 미국주의를 반대하는 단위들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왜 한반도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가? 대만과 중국이 영토 문제로 싸울 때, 미국은 대만을 인정할 것이다. 미국이 그 싸움을 부추기고 군대를 파견하면 우리 군대도 뒤따르게 될것이다. 중국과 대만, 일본을 잇는 미국을 반대하는 평화활동가들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이라크에서 전개되는 반미평화 운동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시아 민중세력들이 대화를 나눠야 한다. 여기 주민들만의 힘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 대추리에 와서 첫 느낌이 어뗐나? 촛불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오영숙: 전에 대추리에 처음 왔을때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학교 운동장은 어수선하고 플랜카드가 걸려 있고 전투현장같은 모습이었다. 오늘 촛불행사장에 가보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았다. 참여하는 분위기가 진지했다. ‘올해도 농사짓고 내년에도 농사짓자’는 그 구호가 너무 좋았다.

김혜경: 촛불행사장에 오니까 진지함과 활기가 느껴졌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아는 사람들을 만날때는 반갑고.


- 여자분들이 오실 때랑 남자분들이 대추리에 오실 때는 확실히 뭔가 다른점이 있다. 김혜경 전 대표님은 사골을 가져오시고, 오수녀님은 김을 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도 자주 대추리에 와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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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현실과 함께 하는 대추리 일일만화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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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

연탄난로도 생겼겠다...우리 연탄난로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답글을 달아봅시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거 갖고 와서 같이 해요...^^

 

예를 들어 쥐포를 구워먹고 싶음 쥐포를 가져와서 같이 나눠먹는 거라던지...

 

많이 있자나요...^0^;; 홋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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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난로 생겼어요~~

연탄난로가 대추분교 앞에 도착했다. 자전거를 몰고 부랴부랴 달려가 연탄난로를 찬찬히 살펴보며  살며시 웃었다. '드뎌 찻집에 연탄난로가...ㅠㅠ' 기자회견에 맞춰 부랴부랴 석유난로를 낑낑대며 찻집에 갖다 두었다가 다시 촛불집회장소에 갔다둔지 어언 일주일정도가 지나서였다.

 

훈훈해질 찻집을 생각하며 서둘러 연탄난로공사를 시작했다...사실을 거의 해x이 하는 것을 바라봤지만...연통을 끼우고 철사로 고정시키고 연탄을 넣어 불을 짚이기 시작했다.

 

연탄이 눅눅해서일까? 창고에 오래동안 방치해둔 습기 찬 연탄이라 그런지 번개탄에도 불은 쉽게 붙지 않았다. 그런 와중 벽화를 그리러 왔다 잠깐 들러 장미차를 마시던 분이 연탄을 보면서 하던 말이 "이거 꺼지겠다..." 흠~그래서 해x은 번개탄이 없는 관계로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나무를 줏어모아 장작을 피고 그 위에 연탄을 놓아 연탄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20여분이 지났을까 드뎌 불붙은 연탄을 집게에 꽂고서 부리나케 연탄을 집어넣기 시작했다..헤헤

 

해x은 연탄가스를 많이 마셔서 머리가 어지럽고 귀가 멍멍하다고 한다...아무래도 찻집에 연탄가스중독을 대비해서 동치미 국물을 갖다놓을까?

 

생각해보니 대추리와서 처음 한 게 너무 많은 거 같다...장작을 줏어나르고, 연탄을 연탄구멍에 집어넣고, 리어카에 사람도 끌고, 빈집에서 옷도 줏어입고 물건도 줍고...뭐니뭐니 해도 똥물튀는 푸세식화장실이 압권이다...ㅡㅡ;;  그 찝찝함이란...

 

공탄을 밑에 깔고 새연탄을 위에 얹으면서 연탄가스를 심심치 않게 마셨다...집게나 손을 통해서 방을 따듯하게 하는 물체와 접촉을 하는 것은 왠지 모르는 인간미가 있다.

 

자고 일어나 오전에 찻집을 가도, 촛불집회 끝나고 가도 찻집은 언제나 따듯하다...

 

난로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다는 시작된다...바느질이 이어진다...한잔의 차와 함께 오늘 하루도 이렀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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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투명한 팩에 맛나게 들어있는 것, 누룽지였다. 누룽지가 어찌나 얇은지 바삭바삭한것이 고소하고 맛이 그만이다. 그래서 어느새 나는 식후나 배가 출출할 때 누룽지를 찾는 누룽지 매니아가 되어버렸다.

 

몇 주전도 그렇게 아무런 생각없이 누룽지에 손이 간 순간 왕언니가 하는 말이 "그건 특별한 음식이야...신부님이 아침에 먹는 거니깐 ..."

 

그나저나 요즘은 신부님이 밖으로 돌아다녀서인지 누룽지가 꽉 차있다...

 

'손이가요 손이가~ㅠㅠ' 오늘은 신부님이 먹을 누룽지를 낼름낼름 먹었다...

 

낼름낼름 먹으니 더 맛있다...

 

누룽지 넘 좋다~촛불집회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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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방 모다

어느새 놀이방 문 연지 2주차다. 매일 10시에서 12시, 점심식사 후 1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1반에서 3분까지 출퇴근하는 나는 요즘 출퇴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매일 지각하는 나에게 아이들은 지각한다며 놀이방 문 열기를 종용하는데 문을 여는 기분도 참 좋다. 매일 평풍 사무실에만 있다가 놀이방을 시작한 후 오매가매 산책하 듯 다니니 기분도 상쾌하니, 흙 밟는 느낌이, 약간 볼이 시리게 다가오는 바람이, 가볍게 목례하거나 손을 흔들며 만나는 주민들이 정겹다.

어제 아침 출근하는 길에 3반 재활용센터 바로 위에 있는 집에서 샤시며 문짝을 떼가는 걸 보았다. 이미 집은 내부가 훵하니 보이고 현관문 뗀다고 휘두르는 헤머소리는 저 멀리까지 들렸다. 난 웬 고물상 주인인가 왜 남의 집을 부수나 하고 말을 걸어 확인해 보니 바로 오늘 아침까지 이 집에서 먹고 살던 집주인들이였다.

아니 세상에 이럴수가 있을까. 비록 협의매수해서 이사간다고는 하자만 멀쩡한 집을 부수고 가는지 해도 너무 한다 싶었다. 그러나 집주인들은 새로 집을 지어서 문짝이며 샤시를 거기에 달려고 한다고 사정을 얘기해 오죽 어려운 상황이면 이러겠나 싶기도 하고 집이나 깨끗이 청소하고 가라고 하고는 놀이방으로 출근했다.

 출근한 후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앗다.종이접기를 하는데도 튤립 접다가 금붕어 접다가 계속 들려오는 집 부수는 소리와 전기톱 돌아가는 소리에  아직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해 전혀 배려없는 태도가 더욱 안절부절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그 집 앞에서 놀다가 유리에 베이면 어떻하지? 아이들은 이사간 집에 맘대로 드나들며 구경하고 주운 물건을 놀이방으로 가져오기도 하는데 그걸 '빈집탐험' 이라고 부른다. 거실에 있던 커다란 창이 떨어지고 여기저기 잡동사니가 널부러져 있는 집은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들에게 약간의 공포를 동반하니 더욱 즐거움을 준다.

처음엔 연필조차도 충분하게 구비해 놓지 못한 놀이방에 버리고 간 샤프심이며 인형을 주워 오는게 반가웠다. 아이들은 크고 돈되는 진주목걸이나 비디오, 오디오세트보다는 손바닥만한 자동차, 몽당연필을 좋아한다.

그런 곳을 다니면서 왜 우리 동네는 점점 빈집이 늘어나는지, 마을이 점점 부서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며칠전에는 '저주받은 집'에 다녀와서는 왜 ㄱ은 전학갔냐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냐고 묻는 ㄴ에게 나는 군사기지가 들어선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집과 땅을 빼앗고 주민들을 내쫓아서 이사가는 거라고 설명한다. 이런 현실에서  전차와 칼, 총과 벗하여 노는 아이들에게 놀이방에선 싸우지 말고 무기경쟁과 적자생존을 학습하는 게임보다 자연과 함께 공존의 지혜를 발휘하자는 얘기가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가 않는다.

국제관계란 힘쎈 나라가 힘없는 나라에 ‘까라면 까’라고 하는 거라지만 그러면 국가란 뭐지? 교과서에선 차마 대추리에 관한 얘기가 통 없으니 국가라는 이름으로 풀뿌리민중을 모욕하고 착취하고 뭉둥이로 때리고 그것뿐인가.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서 요즘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낀다.

어른들이 이사가면서 마을을 부수는 걸 똑똑히 본다. 오후에는 ㄷ,ㄹ과 냉이를 뜯으러 가다가 다시 그 집앞을 지나쳤다. 마당에는 이미 두동강이 난 샤시가 쌓여있고 창문의 유리가 다 깨진 상태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어쩜 자기가 살던 집에 집주인이 직접 이런 몹쓸 짓을 하는지 그 사람의 마음이 궁금해서 말을 걸었다. '아까는 새로 지은 집에  달기 위해 뗀다더니 아주 전기톱으로 자랄버리셨네. 사실 이렿게까진 얘기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당신들 밥숟가락 하나까지 다 보상받고 나가면서 왜 국유재산을 훼손하냐고 불법행위인지 모르냐'고 얘기했다. 그러자 '당신이 뭔데 떼가라 마라냐. 떼어가도 된다고 해서 떼어가는 거니까 고소하려면 고소하'란다.

'고소도 고소지만 여기가 당신 혼자 사는 마을 아닌데 아이들이 무서워서 밤에 지나가기나 하겠냐고 귀신나오겠다고, 당신 눈에는 고철로 보일지 몰라도 사는 사람이 살고 있다'고 소리를 질렀다. 사실 무서운건 아이들만이 아니다. 낮에도 그집앞을 지나가려면 등골이 스산함을 느끼고 누군가 사는 것만 같다.

아저씨는 필요한 거 떼어가도 된다고 했다는 그 사람이 누군지 대답하지 않고 계속 뜯는다. 아니 필요한 걸 얻기위해서라기 보다 집을 일부러 훼손하는거 같다. 더 많이 때려 부시고 다시 누군가 들어가서 살지 못하게 만들어 빈집프로젝트를 훼방하려는 음모로 보인다. 며칠전부터 빈집프로젝트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장면이 눈에 띄인다. 이번 주 일요일에는 메이의 집에  전주인이 찾아와 유리를 다 깨고 싱크대와 수도모터를 떼어갔다.

자두네는 전에 살던 노부부의 아들이 다녀갔고 놀이방으로 이용하는 집의 전주인도 아직 마을에 살고 있는 매형에게 그 집을 부셔 버리라고 했다고 한다. 쳇, 집에 남기고 간 쓰레기 다 치우고 커튼달고 바닥 닦아 이제 다시 쓸만하게 해놨더니 다시 들어와서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을, 게다가 자기가 살던 집을 부수나 난 정말 이해가 안된다.

나쁜 몇몇이 들어왔다기 보다 국방부에서 조직적으로 부추기거나 사람들에게 미끼를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이게 요즘 우리 마을 moda다. 이사갈 때 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하게 부숴라. 부수고 깨는대로 너희들에게 돌아갈테니 마을을 양껏 망가뜨려라. 사람이 살 수 없도록, 무서워서 갈 수 없도록

부순 기억은 금방 사라질테니 행정수도 연기군으로 오세요. 땅값이 얼마나 많이 올랐는지 와 보면 안다니까요. 자~ 이사를 가세요. 등 떠밀 때 모르는 척하고 가세요. 어차피 당신도 떠날테니까. 

우리 놀이방에도 moda가 있다. 얼굴 그릴 때 코 안그리는 게 유행인데 ㅁ만 유일하게 입도 안 그린다. 아이들은 느낀다. 대추리 주민으로 느끼고 산다. '사는 것이 저항'이라는 '인생의 별' 사장 말처럼 마을을 고철덩이로 보는 사람들에게 소리치자. 소리내는 것이 저항이다. 내 재산이니 부수든 말든 상관하지 말라는 사람들에게 그러면 왜 니 쓰레기는 남기고 가냐고, 깨버린 유리며 니 쓰레기 다 청소할 때까지 자리 비우지 말고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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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어제 빈집이 하나 생겼다. 재활용품 창고를 지나서 지킴이네로 가는데 어디서 망치질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가 보니, 협의매수를 했던 집에서 한 아저씨가 알루미늄 섀시 문짝을 뜯고 있었다. 다른 쪽에서는 집주인과 가족들이 이삿짐을 나르고 있었다. 드디어 오늘 이사를 나가는구나. 그 집 아주머니와는 안면이 있는 사이였지만, 조금도 서운하지가 않았다. 이삿날에 이웃은 보이지 않고, 고물상이 와서 멀쩡한 집을 쇠망치로 부수는 광경은 대추리에서 새삼스럽지 않은 일. 저녁에 다시 그 집 앞엘 가보니 집은 아주 흉가가 되어 있었다. 떼어낸 문의 유리는 모두 깨져 있고, 문손잡이까지 뽑아가버린 집안에는 쓰레기들만 뒹굴고 있었다. 개 한마리가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폐가의 마당을 어슬렁거렸다.

 

 자기가 살던집을 사람이 다시 살 수 없도록 부수고 나가는 것. 그것이 국방부와 토지공사에서 협의매수에 응한 자들에게 내린 지침이다. 지킴이네 집의 유리창을 깨라는 말들도 암암리에 돌고 있다고 한다. '빈집 프로젝트 음해 공작'이 진행 중인 것이다. 그런식의 해코지는 지킴이네에 입주할 때부터 예상했던 바이다. 앞으로는 토지공사의 움직임이 점점 바빠지겠지.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일들이 하나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길을 가다가 빈집 담벼락에 기대 놓은 나무 판넬을 보거나, 버려진 문짝을 보면 칫수를 재곤 한다. 문으로 쓸만한 게 없나 두리번거리면서 다니다보니, 동네 구석구석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녹이 슬면서 생겨난 철판 위의 무늬들, 오래되고 무거운 종이 걸린 천주교 공소, 색색의 양철판을 이어 붙여서 만든 창고 벽... 그리고 동네 곳곳의 양지바른 자리에 웅크려 앉은 고양이들, 구기자와 개나리 덩쿨 위의 참새떼, 쑥새, 박새, 붉은 머리 오목눈이... 세월의 흐름이 묻어나는 것들, 생명의 작은 움직임들을 마주칠 때마다 기운이 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함께 일하고 이 마을을 지킬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 대추리는, 빛을 하나씩 잃어가는 크리스마스트리의 유리전구 같다. 빛이 꺼진 자리에 반딧불이처럼 내려 앉을 사람들이 필요하다. 마을에 생겨나는 어둠이 너무 무섭다.

 

 

 

 

* 죽은 햄스터 두 마리를 빈집 마당에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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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가지

여섯번째 솔부엉이 라디오도 웹에 올리고 작은 아르바이트도 하나 마무리 짓고 나니 오늘은 조금 한가하네요. 늦게 잠이 들고서 아침에도 늦게 일어났습니다.

 

모처럼 한가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대추리 이웃지도 확장판을 들고서는 떠난집들을 체크하고 소문만 듣고 미처 확인하지 못한 집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4반뜸은 명확히 확인하진 못했지만- 현재 대추리를 떠난 집들은 27가구 정도로 추정합니다.

방부에서는 기존 협의매수를 한 가구들에게 2월 20일경까지 집을 비우라고 했답니다.

 

어제 이사를 나간 집에 집 주인이었던 사람과 낮선이들이 왔습니다.

아직 지은지 얼마 안된, 자신이 바로 어제까지 잠자고 밥먹고 살던 집의 창문을 다 깨트리고 샷시를 떼어갔습니다. 마을분들 몇분이 찾아오고 아이들과 냉이를 캐러나가던 놀이방 원장님은 할말을 잃어버렸습니다.

이제 그 집은 떠난 이의 집도 아니고 국방부의 집도 아니고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집인데

나는 이(이미 떠난이는)에게는 傲氣만 남아 있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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