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영화

from 댕기기 긋기 2013/01/17 20:36

여행을 다녀오느라 '기내' 영화를 제법 많이 봤다.

 

Lincoln(극장)

1. 영어... 알아듣기 힘들었다.

2.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명 연기에도 불구하고... 잤다. 원인은 시차와 영어. 함께본 벗과 공감을 나누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3. 나중에 Fresh Air에서 들으니 링컨이 정작 노예해방에 한참 미적거렸다는 얘기가 나오더라. 자세히 공부할 여력은 없으나 '영웅만들기', '신화만들기'는 역사를 이해할 때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

 

Promised Land(극장)

1. 이 영화의 영어도 그닥 알아듣기 쉽진 않았으나, 내용과 관계를 이해하는 건 훨씬 쉬웠다. 말 말고도 이해를 돕는 여러 장치들이 있었기 때문이겠지. 어쩌면 이야기 구조가 단순명료익숙해서 그랬을수도.

2. 맷 데이먼, 멋지게 크고 있다.

3. 생물선생님의 고뇌는 무엇이었을까. 나중에 "과학 기술 민주주의" 책을 읽으면서 그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 생각해보고싶어졌다. 나중으로 미루는 수밖에.

 

Bernie(기내)

1. 순전히 잭 블랙을 보고 선택한 영화. 위 두 영화에 이어 남성 주인공의 명연기.

2. 막상 현실에서 그와 같은 사람이 곁에 있다면 어쩔랑가 모르겠지만, 스쿨오브락 이후 잭 블랙을 무진장 사랑하게 된 터라 그런지, 그가 연기하는 버니도 너무 귀엽... 그니까 이게 내 취향은 아니면서도 사랑스럽... 쿨럭. 좌우지간 모두에게 사랑받는 살인자라니.

3. 게다가 이 모든 얘기가 실화라니.

 

Happy Event(기내)

1. 한글더빙이나 자막이 없는 비행기라 '영어자막'을 노리고 선택한 프랑스 영화. 내 인생에 이런 게 영화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으리라곤 생각해본적 없음.

2. 그런데 퍽 잘 선택한 영화. 이번 여행에서 기내 영화 선택에서 약간 신"끼"가 있는듯, 선택한 족족 아름다웠다는...

3. 연애와 임신과 출산과 육아... 언해피한 해피이벤트들."아이가 나를 코너로밀어붙이고,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경계들을 훌쩍 넘도록 했다. 경계를 넘어버린 사랑, 경계를 넘어버린 고통..."  듣고 나면 뻔한 얘기같지만, 막상 이렇게 말로 정리해내는 건 무진장 어려운 일. 그녀가 철학자이기 때문일지도(한편으론 논문을 마무리하지 못한 그녀가 자기 경험을 소설로 쓰는 장면이 제법 인상깊었는데... 어쩌면 "이렇게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철학" 이라는 메시지? 지잉~~~).

 

Searching for Sugarman(기내)

1. 그는 정말, 기품있는 인간이다. 넉넉치 않은 환경에서 기품있게 살기도, 가수를 하다가 망해서 육체노동의 길로 기품있게 돌아오기도, 그 기품을 유지한 채 나이들기도, 그리고 저 놀라운 사건을 맞이한 뒤에도 기품을 유지하기도 얼마나 어려운가.

2. 음악, 멋졌다.

3. 멋진 음악 때문에 팬이 되었는데, 자신의 스타가  저렇게 기품있는 가치관을 지키며 살아온 걸 알게 되면 얼마나 더 기쁠까.

 

Perks of being a wallflower(기내)

1. 뜻도 모르고, 다만 뭔가 '문제적 작품'일 거라고 생각해서 봤는데, 역시 괜찮은 선택이었다. 신"끼"가 있는건가.나중에 찾아보니, 무도회에서 아무도 춤을 신청하지 않아 벽에 붙어 서있는 외토리가 wallflower다. 외토리가 되어서 누릴 수 있는 특권. 허허.

2. 그리고 사랑스러운 외토리들... 근데 그들이 저렇게 모여서 노니까 외토리라고 하긴 좀 이상하다. 그저 당당한 괴짜들이랄까.

3. 동성애, 예술가, 그리고 아동성폭력의 피해자... 그리고 청소년.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잘 그려낸 이 영화의 주제는 "여기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3/01/17 20:36 2013/01/17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