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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4

  아침엔 고무공장에 검진하러 갔었다.  7시에 출발해서 8시20분에 도착.  가면서 간호사한테 들으니 작년에 이 회사에 노조가 생겼다고 한다. 약 70명규모의 회사인데 산업안전보건위원회도 분기별로 꼬박꼬박 하고 작업장 개선도 추진중이고..... 정말 많이 달라졌다.  

 

1. 여름에 피부질환이 3개월정도 있었던 원료가루를 취급하는 계량작업자는 가을과 겨울엔 증상이 소실되었는데 여름엔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가루들이 피부에 더 달라붙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사측에선 고온작업과 공간을 분리하고 에어콘을 설치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2. 작년 검진에서 배가 아프다고 해서 손짓발짓으로 의사소통을 시도했으나 잘 안되어서 결국 인근병원진료를 보도록 했던 베트남 청년은 올해는 배시시 웃으면서 안 아프다고 했다.  자세한 것을 물어보자 역시 "한국말 몰라요"한다.  어쨌든 건강해보여서 다행이다.

 

3. 22살난 아들을 잃은 뒤 술과 담배로 슬픔을 달래던 50대여성은 둘 다 좀 줄였다고 하는데 나중에 간호사한테 들어보니 판피린 중독이란다. 하루에 2병이나 마신단다.  정신과 상담고 투약도 별 효과가 없고 잠을 자기 위해서 판피린을 먹는다는 그녀. 걱정스럽다.  간호사가 상담하고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긴 하지만....

 

 



4. 비교적 젊은 남자한테 노조에 대해서 물어보았더니 자기는 조합원이 아니란다. 처음엔 다들 가입했지만 이젠 다 탈퇴했다고... 노조가 생긴 이유를 물어보자 임금때문이었다고 한다. 왜 탈퇴했는지 물어보자 노조를 하면 맨날 술마셔야 하고 너무 피곤해서. T T

   나중에 간호사한테 들으니 이제 3명인가 남았다는데 그래도 할 건 다 한다고 한다. 그들이 그렇게 버티기 때문에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탈퇴자들이 알까?

 

5. 비교적 큰 규모의 고무공장에서 30-40년씩 일하고 정년퇴직한 뒤 이 회사에 계약직으로 들어온 고령노동자들은 이구동성은 소음성 난청이 있는 것은 이미 알고 있으니 재검을 받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이 회사 근무기간은 2년이 채 되지 않는 이 분들에 대해서 소음성 난청이라고 판정을 내릴 수가 없다.  "원인미상 감각신경성 난청, 업무관련성 평가를 위해서는 과거 소음노출자료 필요" 이렇게 나간다.  그나마 일자리를 잃게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과거 자료를 억지로 구해서 소음성 난청이라고 판정한들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

 

 끝나고 이것 저것 서류정리할 것이 있어 챙기고 병원에 복귀하여 판정을 했다. 

 

#1. 톨루엔과 MEK에 대한 Intradermal test에서 확실한 양성 반응이 나온 만성 두드러기 환자.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한 지 2년이 되었다.  문헌에는 이들 물질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보고는 없다.  피부과 선생님과 통화를 하고 본인과 통화를 하고 나서 내린 최종 판정은 "직업성 피부질환 주의, 톨루엔과 MEK에 의한 두드러기, 화학물질 노출을 줄이고 피부보호구 착용 철저, 3개월간 근무중 피부과 치료 후 산업의학과 의사 재상담" 

 

앗. 영어공부할 시간이다. 오늘은 이만....쓸 거 많았는데 다음에 기억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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