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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21일(화)

마음이 급해서인가, 시간은 가는데 하는 일은 별로 없다. 조급해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풍경을 찍을 겸해서 만항재라는 고개를 찾았다.

 

고한에서 영월 방향으로 가다보면 말 그대로 구불구불한 길을 만나게 된다. 만항재를 가기위해 정암사를 지나 조금 가면 같은 이름의 만항이라는 조그만 마을이 나온다. 열 가구나 될까? 길가에는 외지사람들을 상대로하는 듯한 식당이 몇 개 있다. 이곳까지 사람들이 찾아오는 가 싶지만, 차가 늘어만 만큼 사람들은 어디든지 가지 싶다.

 

 만항에서 차를 몰아 얼마쯤 가면 만항재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정상에는 조그만 가게가 있는데 이곳에서 맛있는 냄새가 살살 풍겨져 온다. 감자전을 굽는 냄새다. 감자를 유독 싫어하는 입성을 가졌지만 이상하게 감자전은 입에 착착 감긴다. 먹거리의 유혹을 참아내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의 맛난 먹거리의 유혹을 그 누구 참을 수 있단 말인가?

 

1인분에 5천원인 감자전을 시켰다. 두 손을 합친 크기 만한 감자전이 두 장 나왔다. 옆에서는 부부인 듯한 남녀가 감자전과 묵을 먹으면서 막걸리를 한 잔씩 마시고 있었다. 막걸리를 남기고 가려 하기에 한 잔 얻어먹고 싶었지만... 차마 입밖에 내지는 못했다.

 

한에 내려온 지 2주가 지났다. 그동안 동생과 아내가 다녀갔다. 혼자서 생활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외롭다는 마음은 들지 않는다. 혼자라는 것이 참 편하고 좋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이기적인 생각일까? 아직은 사람들과의 친분도 없고 겉돈다는 생각이 들지만, 점차 나아질거라 믿는다.

 

오늘은 공추위라는 단체에 가서 여러 얘기를 듣고 왔다. 감사 직책을 갖고 있는 분이 방송국이나 프러덕션에서 영상물을 만들자고 여러 번 왔었다고, 소재를 잘 잡아야 할거라고 충고를 했다. 영상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카지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송물이 많아서일까?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문제는 있지만 대안의 빈곤을 느낀다.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돈이 모든 것의 가치기준이 되는 것에 대해 아니다 라고 나는 얘기할 수 있을까?

 

언제나 가난했던 사람들에게 욕심을 가지지 말라고 하는 것은 폭력이지 않을까?

 

경제적 자립이 없는 지방은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가?

 

수 십 년 탄광촌으로서의 보상이 카지노라면 그 카지노는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하나?

 

카지노는 이곳 사람들의 희망일 수 있는가? 아니라면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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