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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3

주말에 아내가 광화문에 있는 공원에 갔다.

주말마다 열리는 알뜰시장에 옷가지 몇 점과 이런저런 물건을 갖고.

두 시간 정도 물건을 팔고 번 것은 삼만 얼마.

 

오늘 아내는 얼마 남지 않은 패물을 처분했다.

이제 남은 것은 결혼 반지와 아버지가 끼셨던 반지.

언제가는 이것들도 팔아야 하겠지.

 

서신부님은 끝까지 놓지 못한 것이 책이었다고 한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이런저런 책을 샀는데,

이제 책도 팔아야 하겠다.

 

하긴 생각해 보면 지나치게 가진 게 많다.

 

얼마 전 꽤나 묵직한 복합기를 얻었다.

부품 하나만 교체하면 쓸 수 있는 아주 멀쩡한 물건이었다.

그런데 이 부품 가격이 복합기를 새로 사는 가격하고 비슷했다.

그래서 그냥 고물상에 넘겼는데,

아저씨가 말한다. "돈은 못 드려요"

 

쓸 수 있는 물건들을 버리게 만드는 것이 자본주의라는 생각을 한다.

 

자본주의 아래서 사람은 물건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대충 쓰고 버리는 물건.

 

다큐멘터리를 한다는 핑계로 놀면서 사는 나는

재활용도 안되는 폐기물일 것이다.

 

그래도 한 가지 생각하는 것은 있다.

언제가 숨이 멈추면 어느 나무밑에 묻혔으면 싶다.

거름으로 쓰일 수는 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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