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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8/04/28 [전국돌아보기04] 부안 줄포에서 고창 무장까지
  2. 2008/04/25 [전국돌아보기03] 서천비인에서 부안까지
  3. 2008/04/21 [전국돌아보기02] 서산 해미에서 서천 비인까지
  4. 2008/04/21 [전국돌아보기01] 태안 만리포에서 서산 해미까지
  5. 2008/04/02 백두대간 5월까지 중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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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04] 부안 줄포에서 고창 무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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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6일(토) 부안 줄포에서 고창 선운사까지 (24.8km)

잠을 거의 못잤다. 줄포면에서 젤 그럴 듯한 여관에서 잤는데.... 바로 옆이 창고였던 것 같다. 지붕이 양철로 된... 10시에 잠들었다가 11시 반쯤 난리통에 깼다.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옆 양철지붕에선 정말 끝내 준다. 빗소리는 탬버린 저리가라고, 바람에 양철지붕이 날아갈 듯 난리다. 잠시 잦아지더니 웬걸 3시 넘어서 다시 불어온다. 잠자는 걸 포기해야 했다. 미치겠다. 잠이 보약인데...

 

그러고 보니 오늘이 토요일이다. 오늘의 목표는 선운사. 그 유명한 복분자의 고장. 관광지에 주말이라... 영 개운치 않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10‘c 안팎이다. 체감온도는 강풍에 더 떨어진다. 오늘도 하루 종일 맞바람에 시달려야 할 것 같다.

이른 아침 두분의 부부가 고추밭에 비닐을 씌우고 계신다. 오늘도 미안한 마음으로 시작한다. 인삼밭과 마늘밭이 지천이다.

어디보자. 국도는 너무 돌아간다. 내친김에 농로로 질러 가보자. 새벽에 내린 비로 질퍽질퍽 장난이 아니다. 신발이 두배가 됐다. 그덕에 정말 많이 점프했다. 무포란 동네에 이르니 희안한 비석이다. 동학군 진군로를 표시하고 있다. 아.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서 동학혁명 축제를 한다고 한다. 동학? 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다. 서구 자본주의 혁명의 천부인권 사상과 같은 맥락. 아니 고것 보다 좀더 나가 만민평등, 공동생산, 공동 분배의 혁명사상 아니던가?

 

며칠전 끝난 드라마 ‘쾌도 홍길동’을 재미있게 본적있다.

서얼제도를 타파하고, 나아가 신분제를 넘어설 수 있는 왕을 홍길동과 민중의 힘으로 세운다는... 그러나 그 왕은 끝내 양반의 편으로 돌아서 홍길동과 민중의 뒤통수를 치는... 딱 김대중 노무현이다 그런데 마지막에 “홍길동은 죽었나요?”라는 질문에 도사는 “홍길동은 어느시대나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다”며 끝을 맺는다.

동학, 망이망소이의 난 등 수 많았던 천민들의 난, 서구의 스파르타쿠스의 노예반란,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사상 까지.... 그리고 현재도 수많은 홍길동이 같은세상을 꿈꾸고 실현하려 하고 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농로를 걷다보내 동이면 이란다. 여기부터 첨보는 작물이 줄줄이 심어져 있다. 어 뭐지? 버스를 기다리는 두 노부부에게 물어본다. 복분자나무란다. 아! 고창이다.

머리위로 솟은 내 배낭을 보며 매일 마주치는 질문. 뭐하는 중이냐? 어디까지 가냐? 나이는? 결혼은? 그 나이에 여자나 구하지 왜 그러구 다니냐고?

“더 나이 먹으면, 장가가면 도저히 이짓 못하니까 지금한다” 이게 답이다.

 

또 뱀이다. 혹 도보 여행할 사람 있으면 시골길은 갓길 수풀 주의깊게 보면서 가라. 재수 없으면 뱀에 물리는 수가 있다. 며칠전 본 뱀이 쇠살무사란다. 이름있는 독사란다. 물리면 그날로 객사한단다.

송현면을 지나는데 담벼락이 온통 꽃이다. 어... 자동차였으면 그냥 지나갈 길이다. 국화꽃과 자상한 아주머니들이, 어 지붕에도... 온통 그림이다. 누군지 참 잘 그렸다. 서정주의 국화옆에서가 써있다. 이동네가 서정주 집이 있는 곳인가 보다.

좀더 걸으니 미당시문학관이 눈에 들어온다. 미당 서정주.

친일파로 돌아서 우리의 젊은이들을 일제의 총알받이로, 가미가제로 내몬 이가 서정주다. 그런데 그런 이를 기리는 문학관이 있다? 기가 막히다. 친일파의 후손들은 호의호식하고 유학다니고 하면서 해방이후에도 기득권층에 머물러있고, 독립투사들의 후손들은 천대받고 일제에 탄압받으며 못먹고 못배우고, 해방이후에도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하고 또다시 천민으로 내몰렸다. 이게 우리나라의 역사다.

 

선운면이다. 다리를 건너는데 이거 강바닥이 온통 뻘밭이다. 신기하다.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야 하는데 귀찮다. 엥. 여기가 풍천장어의 고장이란다. 좋은 뻘에서 자란 풍천장어. 복분자주와 한첨으로 오늘의 피로를 푼다. 정말이지 신선도 안부럽다. 그런데 걱정이다. 둘중 하나만 먹어도 요강의 나프탈렌이 쓰리쿠션으로 돈다는데.... 두가지를 모두 먹었으니 오늘 저녁 변기가 걱정이다.

그런데 이게 왠일... 민박집이 꽉 찼다. 주말이라서 그렇단다. 호텔이 있는데 그 가격이 장난아니다. 에구 고창으로 후퇴하고 낼 다시 오자.

 


4월 27일(일) 선운산에서 무장까지 (24.4km)

어제 고창에 올땐 정확히 26분이 걸렸다. 그런데 오늘은 12분 걸렸다. 이 버스기사 아저씨 정말 무섭게 몬다. 사차선 도로는 140km까지 쏜다. 이차선 도로도 80-100km다. 괜히 앞자리 앉았다. 바짝 쫄아서 왔다.

오늘은 이 산을 넘어야 한다. 안그러면 뺑돌아 네다섯시간을 걸어야 한다.

그런데... 또다시 눈앞에 입산통제 플랑카드가 보인다. 이런 제길. 우짜냐? 그냥 초입에서 돌아가? 아님 그냥 Go? 일단 왔으니 선운사는 구경하고 보자.

 

선운사. 솔직히 실망이다. 백제때 3000여명이 수도를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별로다. 그리 크지도 않고... 사람들이 뭘 보고 있다. 뭔데? 송악? 저게 뭔데? 엥 내륙에 있는 송악 나무중 젤 크단다. 둘레가 80cm고 높이가 15m란다. 아. 가운데 있는 줄기 같은게 줄기가 아니라 뿌리란다. 크긴 크다.

일요일이라고 산행을 즐기러 온사람들 정말 많다. 사람들 틈에서 일단 가보자. 완만한 산책로다. 마애불과 천마봉 삼거리. 본격적 산행이다. 314m의 동네산으로 봤는데.... 오를 수록 그게 아니다. 경치가 장난이 아니다. 천마봉에 오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호남 내금강이란말이 과하지 않다. 마치 도명산을 온 것 같다. 정말 이쁘다. 코스도 3-4시간이면 충분하니 눈요기하는 산으로는 정말 좋을 것 같다. 일단 허용된 탐방로는 여기까지다.

내려오는 팀이있다. 슬쩍 물어본다. 위에 산림감시원 있냐고? 없단다. ㅎㅎ

어디서 오늘 길이냐고? 해리에서 올라 온거란다. 어. 내가 갈길이다. 다시한번 묻는다. 산림감시원 없냐고? 정말 없단다. 해리길은? 청룡산 정상에서 우측으로 돌면 된단다. 정말 감사합니다. 50만원의 악몽에 꼬리가 살살 내려가지만 없다니 간다. 낙조대를 넘으니 사람들이 없다. 혼자 간다. 이길 맞겠지? 한팀이 올라온다. 다시 물어본다. 산림감시원 없죠? 해리가는길 맞죠? 이런 소심한 인간.... 이후 두팀 정도가 올라왔다. 확실히 50만원 먹을 일은 없다는 확증이 드는 순간 발길이 훨훨 난다. 청룡산 정산. 정말 이쁜산이다. 담에 꼭 한번 종주해봐야 겠다.

 

해리로 내려오는 길... 금방이다. 어. 발이 하나도 안아프다. 산길이 이래서 좋다. 해리에서 무장가는 길. 발이 다시 아파온다. 우씨... 다시 산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런데... 무장으로 향하는데 이게 웬 난리냐? 쉬었다가 배낭을 다시 매는데 어깨끈을 잡아주는 플라스틱 고리가 뚝하면서 부러졌다. 어... 이거 심각한 부상이다. 일단은 다른 고리에 어거지로 묶어서 매본다. 그럭저럭 된 것 같다? 아니다. 제길 동여맨 부위가 달라 고리 한쪽이 계속 갈비를 찔러댄다. 아프다. 어쩌지? 이제 1/5 왔는데... 철수다. 청주로 돌아가 A/S 맡기로 다른 배낭으로 바꿔오자. 무장에 도착하니 동학혁명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시간 낭비할 수 없다. 최대한 빨리 청주로 가자. 내일 다시 도착할 수 있게...

 

 동학농민군이 진군했던 그 길

 고창은 텃밭처럼 복분자를 기르고 있다.

 동네가 온통 꽃밭이다.

 풍천장어와 복분자주. 양이 참 많다. 3명이면 2인분만 시켜도 될 것 같다. 

 사계절 푸른 덩굴식물로 드룹나무과에 속한다. 가운데 줄기가 아니라 뿌리란다.

 선운산의 기암괴석들

 참 이쁘다. 선운산 도솔산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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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8 11:32 2008/04/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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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03] 서천비인에서 부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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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화) 쉬는 날
오늘은 쉬기로 한 날이다. 푹...
그런데 7시 알람에 깨서 도통 다시 잠을 못이룬다. 또 이 여관 방음이 전혀 되지 않는다. 7시부터 주인 아주머니가 전화통을 붙잡고 계신다. 목청 참 크시다. 에이 자는 건 포기다. 여행 시작하고 첨으로 아침에 라면을 끓여 먹는다. 맛있다.

음... 뭐 할까? 지도를 보니 내일 코스에서 장항을 빼놔야 할 것 같다. 그래 장항 한번 가보자. 장항선의 주인공을...

 

시내버스를 타고 장항에 갔다.
음... 장항의 첫모습. 삭막하다. 터미널이 폐허다. 터미널 앞 대명 호텔이 고층으로 서있다. 그런데 이곳도 폐허다.
시내로 들어가 본다. 정말 조용하다. 왜이러지? 다방을 들어가기는 그렇고 한방찻집이 보인다. 들어가 보자. 솔잎차 한잔 하려했는데... 없단다. 뭔 효소차를 먹으란다.
주인 아주머니 말발이 터졌다.
"일제시대 광주하고 장항이 같이 읍으로 승계되었다. 그런데 장항에 돈있는 놈들 땅값만 높이려 개발에 발목을 잡아 이꼴이 되었다. 장항읍민이 3만명에서 1만 3천명으로 줄었다. 장항선의 장항역사도 없어졌다" 한마디로 장항의 몰락이다. 희망이 없다고 하신다.

 

찜질방 없냐고 물으니 금강하구둑으로 가보란다. 찜방에서 몸좀 풀자. 어... 11시라 그런지 아무도 없다. 아. 왠 아가씨 한명이 있다. 슬쩍 '식사하셨어요?'하고 물으니 왠걸 여기도 말발이 터졌다. "뭐하는 중이냐? 어떻게 혼자 도보여행을 하느냐? 결혼은 했느냐? 이거 왜하나?" 등등... 애구 잘못 말 부쳤다.
그러더니 이젠 자기 얘기다. 34살인데 애들이 고등학생이란다. 엥? 그러더니 요즘 애들한테 성교육 확실히 시킨다고 한다. 뭔말여? 고등학교때 자기 남편하고 성교육이 부족해 일찍 결혼을 했단다. 그렇게 애들 둘 낳고 30에 이혼했다가 힘들어 다시 재결합해 산다고 한다. 그러더니 혼자보단 둘이 낫다고 결혼하란다. 뭐여. 그러곤 밥해야 한다고 집에 갔다. 황당 씨츄에이션...
군산에 사는 친구놈에 낼 군산에 도착한다 전화화니, 낼은 출장이라고 오늘 넘어오란다. 그래 먹구 죽자.

 


4월 23일(수) 서천 비인면에서 군산 대야면까지 (33.9km)

술이 않깬다. 그래도 가야 한다. 아침도 못먹고 군산 터미널로 향한다. 비인까지 회귀다. 차에서 조금이라도 눈을 부치자. 그런데 기사아저씨... 참 부산하다. 운전에 집중을 못한다. 장갑을 꼈다 벗었다, 썬글라스를 썼다 벗었다. 그러면서 냉각수가 이상하네 타이어에서 소리가 나네 투덜댄다. 그리고 이놈의 GPS 시도 때도 없이 카메라도 없는데 속도를 줄이란다. 소리도 참 크다. 애구...

쓰린속을 달래려 늦은 아침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그런데 주인 아줌마 왈 "신관도 좋네. 이리 바쁜 농사철에 놀러나 다니고. 상팔자네" 윽 밥이 않넘어간다.

 

출발부터 오르막이다. 이놈의 갓길 아애 없다. 어... 그런데 이길. 와본 길이다. 작년 친구들 모임이 춘장대에서 있었는데... 차로 지나간 길이라서 첨엔 몰랐는데 중원삼거리를 지나며 느낌이 확실하다. 차로 그것도 네비게이션이 시키는대로 가다보니 와본길도 첨인것 같다. 이런...

 

서천 초입. 장례식장 참 크다. 요증 돈되는 일은 저거 밖에 없다. 어느 동네나 다 그렇다. 최고의 돈벌이다. 누구나 죽으니까.
드디어 서천이다. 그제 하루를 보냈으니 외곽도로로 신속히 돌진이다. 금강하구둑이다. 참 대단하다. 이걸 다 막았으니. 이 덕에 전라도 쪽은 농업용수로 참 짭잘하단다. 길을 놓고 좌측으로는 금강, 우측으로는 서해바다다. 길 한가운데 드디어 전라도다. 속도가 꽤 발라졌다. 하루 쉬었다고...

 

어제 군산시내에 있었으니 직접 외곽도로로 목표지점인 대야면 최단거리를 간다. 어... 이상하다. 남동방향인데 북동방향이다. 지도가 나뉘는 곳에서 독도에 실수를 했나보다. 에구 두시간을 돌았다.

기진맥진 대야면에 도착했다. 1인분은 안된다해서 백반으로 때운다. 근데 아주머니 내 사정을 듣더니 손도 크시지 반찬하라고 한보따리 김치와 밑반찬을 싸주신다. 감사합니다.

 

 

4월 24일(목) 군산 대야면에서 부안읍 (34.2km)

엊저녁 비가 왔다. 날씨가 쌀쌀하다 못해 춥다. 코가 맹맹하다. 어제도 잠을 설치더니 감기인가? 이지역 조류독감이 난리라던데 혹 조류독감? 방제작업하던 군발이도 걸렸다던데 걱정이다.
방풍우의까지 단단히 입고 출발한다.

또다시 뱀이다. 다행이다. 이놈은 깔려죽어있다. 그렇지만 어쨓든 애도 틀림없이 살았을때는 이 위에 서성거렸던 거다. 또다시
갓길이 싫어진다.
갓길에는 뱀뿐이 아니다. 도심근처는 개, 고양이, 외곽으로는 쥐, 너구리, 족재비, 뱀, 심지어는 까치와 참새까지... 아무 죄없이 인간의 차에 치어 죽어간 동물들 참 많다. 잠시 묵념.

 

조류 독감이 심하긴 심한가보다. 곳곳에서 방역이다. 그런데 차야 문닫으면 그만이지만 나는? 방제약 튀기면 뛰어야지 별수 있나?
한 농장은 텅 비어 있다. 개들만 난리다. 심각하긴 심각한가보다.

어... 그러고 보니 산들이 사라졌다. 사방이 끝이 안보이는 지평선이다. 김제평야다. 멋지다. 보리밭이다. 끝이 없다. 그런데 아직도 보리 키우나? 언제 수확하지?

 

요즘은 길을 걸으며 주요소 기름값을 유심히 본다. 정말 놀라운 가격이다. 군산 외곽 휘발유 1619원, 경유 1,519원인데, 만경읍 초입 세상에 휘발유 1,739원, 경유 1,659원. 불과 3-4km 사이에 이런 가격이 있다. 둘다 SK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 그냥 걸어라.

대야읍이다. 오늘은 자짱면이 정말 먹고싶다.  자장면 정말 맛이다.

그런데 김제시 정말 너무한다. 지금 까지 내려오면서 시내버스 정류장 이렇게 형편없는데는 첨이다. 그냥 달랑 간판 하나 서있다. 비바람 피할공간도 앉을 공간도 없다. 시장님 서민들 생각좀 해 주소.

 

오늘은 속도가 많이 붙어 좀 무리를 한다. 죽산에서 멈춰야 하는데 3시라서 내처 부안까지 달린다.
역시... 부안을 4-5km 놔주고 발바닥에서 불이난다. 근데 몽땅 농가라 멈출 수가 없다. 5시 30분 부안으로 들어갔다. 어... 엄지와 검지 사이 모두 물집이 잡혀있다. 또다시 바느질이다. 오늘 젤로 많이 걸었다. 30km 정도...

오버하지 말자.


4월 25일(금) 부안읍에서 부안군 제일 밑 줄포면까지 (19.2km)

어제 무리를 했다고 몸이 뻐근하다. 발은 피로가 풀리지도 않았다. 왼쪽의 물집은 바느질에도 불구하고 탱탱 성나있다. 큰일이다.
미역국을 먹고 출발 준비를 한다. 그런데 아줌마 다 됐다. 아침드라마를 꼭 봐야 출발한다. 뻔한 스토리가 눈에 보이는데도 꼭 봐야 한다. 우씨... 오늘은 고창 선운사 앞마당까지다. 제법 먼거리다.

그런데 출발부터 왼쪽 물집이 벌써 욱신거린다. 가면서 상태를 보자.

가는 내내 오른편으로 내변산 옥녀봉이 내려다 보고 있다. 참 이쁘다. 옥녀봉.  아! 그러고 보니 다시 산이 나타났다. 금북정맥인가? 변산은 작년에만 세번을 왔다갔다. 그래서 패스다.

발상태도 장난이 아닌데 바람 장난이 아니다. 전북 뉴스에는 초속 4-5m 란다. 뒤에서 불어주면 안되나? 꼭 앞에서 분다. 정말 앞에서 미는것 같다. 첨부터 끝까지다.

이른 아침에 나오셨는지 농민분들 대여섯이 참을 드시고 계신다. 고추를 심기위해 비닐을 씌우는 중인 것 같다. 좀 죄송하다. 얼른 지나간다. 모두들 일나간 마을은 개들의 천국이다. 한놈이 짖어대면 곧 온동네 개들이 난리다. 담담히 지나간다. 제발 개목걸이와 사슬이 튼튼하기를 바라면서...

아! 비둘기. 들에사는 비둘기 본적있나? 첨엔 까투리 새낀줄 알았다. 그런데 농민분이 멧비둘기란다. 엥? 저렇게 날씬해? 매일 도시의 피둥피둥 쌀쪄서 기우뚱대던 비둘기만 보다가 날씬한 멧비둘기를 보니 너무 멋지다. 사진 한방? 절대 못찍는다. 너무 빨라 촛점을 잡을 수가 없다.

 

주산면을 지나면서 고통이 점점더 심해진다. 특히나 고통때문에 걸음걸이가 달라지니 이번엔 앞무릎과 아킬레스건에 무리가 간다. 속도가 기어간다. 2시 겨우 줄포면에 도착한다. 어쪄나?

무리하지 말자.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다. 그래 곰소나 갔다오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 곰소 젖갈시장. 특히 육자매집 토하젖. 요거 하나면 반찬 필요없다. 늦은 점심먹고 숙소 잡아놓고 버스를 타고 토하젖을 사러 간다.

 

아! "학생은 그 큰 가방 매고 뭐하는 중여?" 곰소갔더니 아주머니가 묻는다. 신세 좋은 대학생 배낭여행 중이냐고 물으신다. ㅎㅎ 학생이란다.

 

 뒤쪽으로 내변산 옥녀봉이 보이다.

 아름다운 유채 밭과 허물어져가는 산이 대조적이다.

 금강 하구둑. 이제 전라도다.

 끊없는 김제 평야. 보리 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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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5 19:38 2008/04/2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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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02] 서산 해미에서 서천 비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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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금) 해미 - 홍성 (28.2km)

 

 

너무 무리를 했다. 느즈막히 일어나 역시 건조 김치국으로 아침을 마치고 해미읍을 구경한다. 바로 해미읍성이 있다. 자그마한 읍소재지에 복구된 성곽은 성의가 돋보이며 아직도 복구중이다.

해미읍성은 태종때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았다고 한다. 한참 내륙인데 여기에 쌓을 정도면 왜구의 분탕질이 장난니 아니었던 것 같다. 성곽의 주춧돌이 청주, 충주, 상주, 제천, 공주 등 전국에서 깍아왔다고 한다. 애구 그거 가져올라고 석공들 얼마나 고생했을고... 그렇게 만든 성이 천주교 박해의 일등 공신였다고 한다. 1000여명이 회화 나무에 철사줄에 매달려 죽거나 생매장을 당했다고 한다.


다시 전진이다. 오늘은 발 상태를 봐서 덕산을 거쳐 홍성까지 약 20km다.

상태가 나아진 것 같다(?) 아니다. 두시간쯤 걸으니 다시 새끼 발가락 부위가 장난이 아니다. 12시 한서대라는 곳을 지난다. 이런 대학도 있나? 슬쩍 물어본다. 여기에서 홍성가는 버스 있냐고? 다행이 없단다. 얄팍한 마음을 버리고 새로난 4차선 대로를 벗어나 구길로 들어선다. 정말 이쁘다. 벚꽃에, 진달래에, 개나리에, 막 돗아나는 연두색의 새싹들에, 꾿꾿히 겨울을 이겨낸 진초록의 침엽수까지... 정말 그림이다. 정말....

그것도 잠시 고개를 죽은듯 걷는다. 아무것도 안보인다. 그냥 죽어라 걷는다. 정말 아무것도 못보고 홍성까지 죽어라 왔다.


여기도 역시 고기는 1인분을 안 판다고 한다. 어쩔수 없이 2인분을 시켜 배터지게 먹는다.


4월 19일(토) 홍성 - 광천 (13.2km)

이틀간 무리를 했다. 몸 한쪽에서는 오늘을 제발 쉬자고 난리가 아니다. 나도 쉬고 싶다. 그런데... 새벽에 전화가 온다. 성배다. 위문을 온다고 한다. 윽... 어쩔수 없다. 걸어야지.


일단 건조식량 좀 챙겨다 달라고, 그리고 중등산화 포기다. 트래킹화와 샌들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다. 거리를 계산하고 보령까지는 무리다. 오늘은 짧게 광천까지 12km만 가자.

느즈막히 출발한다. 이놈의 지도 오늘도 오리무중이다 싶었는데 다행히 폴리텍 대학이 보인다. 됐다. 내 위치 확인.


오늘은 성배를 만나야 하니 어쩔 수 없이 4차선 국도를 강행군한다. 국도를 걸으면 쉴때 시내버스승강장이 최고다. 의자에 떡하니 배낭 놓고 신발에 양말까지 벗고 있으면 그 10분은 정말 꿀맛이다. 물론 다시걷기 시작할 때는 그 첫걸음은 지옥이다.


11시 40분 건너편에서 빵빵 댄다. 성배다. 너무 반갑다. 혼자걷기 시작한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광청에 차를 대고 택시를 타고 날라온다. 택시비는 딱 7000원 들었다고 한다. 10분도 않걸렸단다. 그런데.... 2시간도 더 남았다. 우씨.


농노를 따라 걷는다. 뭐 그리 할말이 많다고 쫑알쫑알... 애구 사내놈들이.

금방 두시간을 걸었다. 숙소 잡고 오랜만에(?) 차를 탄다. 남당리항에서 새조개 샤브샤브를 먹었다. 정말 맛있다. 먹어봐라. 근데 너무비싸다. 1kg에 40000원이란다.

유명하다는 광천토굴도 구경하고 돼지갈비 먹으면서 젓갈달래서 먹구. 살것 같다.

고맙다. 친구놈 고생한다고 위문도 와주고...

꼭 완주해야지.


4월 20일(일) 광천 - 보령 (21.4km)

새벽에 성배가 청주로 넘어갔다. 오랜만에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몸이 찌뿌등 하다. 그래도 가야지.

발도 어느덧 적응이 되어가나? 고통이 한층 수그러 들었다. 이건 좀 걸어봐야지 알겠지?

오늘은 보령까지 20km가 좀 않된다. 당분간은 몸을 익히기 위해 무리는 않기로 했다.


어제 봤던 젓갈집은 아무것도 아녔다. 국도변을 진짜 토굴을 갖춘 ‘광천토굴’집이 즐비하다. 들어가 볼까? 에이 아침부터 장사하시는 분들 김새게 구경만 하고 나오는게 부담이다. 그냥 가자.

내내 왼쪽에 ‘서해안 최고봉’이라는 ‘오서산’을 끼고 간다. 790m란다. 이정도면 꽤 높은 산이다. 해안가에서는... 갈대가 일품이라는데 올 가을 꼭 와봐야지.


오늘도 4차선을 벗어나 2차선 국도로 접어든다. 어... 뭔가가 나에게 덤빈다.

엄마야. 뱀이다. 일단 잽싸게 튄다. 5m정도 안전거리를 확보하고서는 카메라를 꺼낸다. 이놈 뭔놈이지? 사진보고 알려주라. 독사가 맞나보다. 차나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10-20cm를 튀면서 대가리를 뻗는다. 혀도 낼름 거리고.... 어 꼬리를 흔든다. 방울뱀인가?

쪽팔리지만 놀란 댓가로 돌 몇 개를 던지며 화풀이를 한다. 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근데 저놈 어디서 왔을까? 왜 여기 길가에서 저러고 있지?


그 뒤로는 정말이지 갓길 풀섭에 발도 못들여 놓고 간다. 스틱까지 꺼내든다. 에구.... 어제까지만 해도 아스팔트 열기있다고 일부러 풀섭에서 걸었는데...겁쟁이 용지기

근데 어쩔수 없다. 오늘은 발목없는 트래킹화에다가 반바지 차림이다. 그리고 이런 길에서 혼자가다 물리면 누가 구해주나? 한동안 나무 막대기에도 놀랜다.


어... 고인돌이란다. 근데 고인돌이면 엄청난 역사유적인데 왜 이리 방치된거지? 가치가 없나? 나야 뭐 학자도 아니니 사진 한방 박고, 옆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한다. 가림막으로는 딱이다.

드디어 보령이다. 예전에는 대천이라 했지?

“오! 수정” 식당... 벌써 군침이 돈다. 보령시내에서 대천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다보면 철길 건너기전 오른쪽에 수정식당(041-936-2341)이라고 허름한 식당이 나온다. 정말이지 끝내준다. 먹어보면 안다. 올 초에 혼자 이거 먹으러 두시간을 달려 먹고 간 적도 있다. 바로 “빈뎅이 조림”이다. 쌈에 밥을 담고 빈뎅이 조림을 국물과 함께 올리고, 양념한 마늘을 통째로 한알 올리고 입이 터져라 집어 넣으면...

얼른 빈뎅이 먹으러 가야지.


4월 21일 (월) 보령 - 비인 (30.9km)

오늘까지 걷고 하루 쉬자. 목표는 서천군 비인면 약 20km이다. 춘장대 해수욕장이 있다.

바닷길로 돌아갈까 하다가 많이 가본 길이라 생략하고 국도로 관통한다.

윽... 보령시내를 지나자 마자 4차선이 2차선으로 바뀌었다. 우회로도 없는 2차선 국도다. 이런 길 정말 위험하다. 보령 - 서천 교통량은 많은데 2차선이라니... 조심해서 가자.


아니나 다를까 옥서면의 포도농장을 구경하고 가는데... 불과 30cm도 않되게 BCT (시멘트 운송 차량) 가 굉음을 울리며 지나간다. 앞만보고 가는데 시내버스를 추월한다고 난 안중에도 없이 지나친 거다. 뒤에서 욕만 죽어라 해댄다. 이 씹XX, 깨XX... 애구 열받아. 이거 백미러를 가지고 다녀야 하나?


좀 더 가니 풍파에 형체가 거의 없는 미륵상이 길가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잽싸게 갖고 있는 포카리스웨트 따라 놓고 빈다. “보살님 제발 사고 없이 이번 여행 마칠 수 있게 해주세요”


오후 1시 용천읍에 도착했다. 여긴 온 동네가 석물공장이다. 석가여래부터, 호랑이, 독수리에 없는게 없다. 요즘은 주된 돈벌이가 납골당인가보다. 진짜 멋진 납골당이 참 많다. 그래 어차피 죽으면 썩어질 몸 납골당이면 되지. 땅덩이 얼마나 된다고 온통 묘지 천지냐? 하기야 우리세대 지나면 묘지 쓰라고 해도 후손들이 않 쓸거다.

그나저나 이리 석물이 많으면... 역시나 산들이 반토막이 나있다. 애구... 불쌍한 한국의 허리 잘린 산하들....


주산면을 돌아 비인면까지 가는 길... 저수지 참 많다. 오늘만 3-4개는 본것 같다. 참 이쁜데... 몸이 피곤해 카메라를 꺼낼 수 없다. 애구....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비인면.... 면소재지 답게 여관도 없다. 윽.... 내일까지 쉬어야 하는데 어쩌나? 서천까지 버스타고 나가서 쉬고 모래 아침에 다시 오자. 그리고 걸으면 되지. 뭐 어때 내 맘인데...

 

 홍성 한복판에 위치한 조양문

 남당리 항에서 갈매기와 한 컷

 

 누가 요놈 이름 좀 알려주소

고인돌 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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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20:32 2008/04/2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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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아보기01] 태안 만리포에서 서산 해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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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달 반을 흘려보냈다. 첫 3월은 연수휴가가 어찌될지 몰라 잡아놨던 교육때문에 흘러갔고, 이어진 백두대간 종주는 모든 준비를 마쳤으나 산불방지 기간이라는 수렁에 빠져 벽소령에서 50만원의 악몽으로 중단했다.

이어진 안나푸르나 등정은 청주지검의 출국금지 조치로 인해 여권조차 나오지 않아 무산됐다.


1년 반의 수도기간에 너무도 걷고 싶었다. 그런 와중에 한비야 씨의 "지구밖으로 행군하라,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 등을 읽으며 남쪽 땅을 걷고 싶었다.

그런 와중에 백두대간 종주기를 읽고, 수도기간을 마치고 나와서 산을 다니며 최우선으로 백두대간 종주를 꿈꾸었다. 그런데... 낭패다.


그렇다면 남쪽 땅을 아무런 제한도 목표도 없이 걷자.

아무런 부담도 없이...


그렇게 시작하려 했다. 그런데 떠나기로 한 전날 급작스레 연락이 왔다. 소중한 분이 중병에 걸리셨단다. 출발일을 하루 미루고 급히 서울 병원에 병문안을 갔다. 어렵지만 살려고 하는 의지를 끊임없이 보이셨다. 제발 의지로 극복하시기를...

출발하기로 한 당일... 아침 일찍 카메라를 AS 받으러 대전으로 갔다. AS를 받고 돌아오던 중 정말 죽을뻔했다. 신탄진IC를 지나는데 갑자기 헬리콥터 소리가 요란하다. 어... 이놈의 헬기는 나만따라오나? 엉덩이가 내려갔다. 아뿔싸... 급히 비상등을 켜고 갓길로 간다.

타이어가 걸래가 됐다. 급히 보험 긴급 출동을 불렀다. 기사 왈 "또 넥센타이어네". 이런 사고의 80%가 넥센이예요"


액땜했다.

오후 첫 출발지인 만리포로 간다. 왜 만리포? 그건 나도 모른다. 그냥 아는 형이 거기서 출발하란다. 나도 사실 산에서 쫒겨나 일주를 하기로 한 바에 서울이나 경기도같이 매연구석을 돌아다니기는 싫다. 충남부터 돌자. 그럼 어디부터... 가장 서쪽인 만리포부터 시작하자.


다음은?

발길 닫는대로다. 목표는 그냥 이 남쪽땅을 발길 가는대로 가는 거다.

가다가 좋으면 그냥 며칠이고 주저앉고, 맘아 않들면 뛰어가면 된다.


차는? 되도록 타지 않는다. 뭐 이쁜 아가씨가 "야! 타"하면 어쩔 수 없고 그렇지 않으면 무조건 걷는다.

숙박은? 처음엔 텐트를 치고 갈까 하다가 "이건 아니다. 쉴땐 쉬어야 한다" 싶어서 민박이나 여관을 이용하기로 했다.

음식은? 아침은 냉동건조식, 점심은 초코바 등 행동식, 저녁은 포식 하기로 했다.

이러다 보니 짐은 조금 무겁다. 20kg 정도... 근데 나름 무겁다.


지금 여긴 만리포 S#ARP 란 모텔... 3만원인데... 컴터도 있다.

기름사태로 너무 힘들단다. 그런 와중에 생계비 받는 것도 몇몇이 장난질을 쳐서 법적 소송까지 진행중이란다. 그러면서 삼성이야기... 정말 너무하다고 눈시울이 붉거진다.


나쁜 놈들. 삼성 이건희.


푹 자고 낼 부터 발길 닿는데로 가련다. 근데 오다보니 정말 장난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도는 갓길이 없어 보행자에게는 죽음이다. 살아서 가자.



4월 16일(수) 만리포 - 태안 (29.1km)

지난 지리산 처럼 새벽 2시에 깨더니 잠을 못 이룬다. 어거지로 선잠을 자고 일어나 건조 비빔밥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정말 먹은게 아니라 해결한거다. 이거 정말 계속 먹어야 하나? 군대에서 씨레이션 먹어본 사람은 안다. 그 맛이 어떤지. 애구 그래도 우짜나 아껴야 잘 살지.


8시 만리포를 사진에 담는다. 욕심 때문에 떡팔이(니콤 D-80)를 가져왔는데 배낭에서 꺼내기가 영 귀찮다. 2-30여명의 젊은이들이 관광버스에서 내린다. 명찰을 보니 SAMSUNG 마크가 찍혀있다. 그전엔 로고찍힌 것은 않입고 왔다는데 요즘은 자랑처럼 입고다닌다고 한다. 뒤에서 욕하는 줄도 모르고... 지속적으로 그룹차원에서 자원봉사를 보내고, 올 여름 계열사의 피서지는 무조건 서해안으로 잡았다고 자랑한단다. 바보 아냐? 그룹차원이라니? 개인의 의견은? 맘에도 없이 개끌여 오듯 끌려와 성심어린 봉사를 하고, 온가족이 기름때 낀 해변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을까? 이건희 독재의 진면목에 웃음이 나온다.

시민들이 내건 플랑카드 중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삼성은 ‘행복한 눈물’ 팔아 서해안 서민의 ‘슬픔의 눈물’을 닦아라” 그 그림 한 장이 얼마라더라? 국민들의 가슴에, 아니 생존에 대못을 박은 삼성에 면죄부가 주어질 거라는 뉴스가 씁쓸하다. 어찌된 특검이 재산만 늘려주나? 기가 막히다.


씁쓸함을 뒤로 하고 걷기 시작한다. 태안까지 대략 17-18Km 정도... 서산까지 역시 그정도... 내 걸음이 능성타면 한시간에 3-3.5km는 충분히 탔으니 평지는 4km는 될테지... 뭐 넉넉잡고 8시간이면 되겠다.

9시 30분 소원면 소재지에 도착했다. 한 여학생이 산발을 하고 뛰어온다. 내 뒤로 만리포 고등학교가 있다. 음... ‘넌 네 선생님한테 죽었다.’ 그냥 즐겁다.


서해안은 육쪽마늘이 잘되나 보다. 보성도 그렇더니 이곳 역시 온통 마늘밭이다. 그 뒤로 숲은 온통 진달래와 개나리, 벚꽃으로 난리가 아니다. 길가의 야생화 역시 장난이 아니다.

봄이다.


갓길 참 위험하다. 1m 정도 되는 길도 있지만 불과 30cm도 않되는 길도 있다. 게다가 바로 옆엔 가드레일까지... 이런 길은 뛰는게 상책이다. 4차선 국도는 100km를 넘게 달리기에 왠만하면 우회로를 탄다. 많이 돌더라도...


도보 여행을 한다 했을때 모두들 그랬다. “산타는 것과 아스팔트 걷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각오 단단히 해라” 흘려들었던 말이 정말이다. 산타면서 숨이 턱에 걸리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무릎이 시큰거려는 봤어도... 발에서 불이난다. 양말을 벗어보니 양말이 몽땅 젖었다. 발은 정말 뜨끈 뜨끈하다. 찬물로 씻고 새 양말로 갈아 신는다. 새끼발가락, 뒷굼치, 엄지 발가락 옆 등 굳은 살 박힌 옆 연약한 살들이 눌려서 찢어지는 것 같다. 아스팔트의 반사열에 평평한 길로 인해 아주 죽을 맛이다.


이를 악물고 간다. 12시 태안에 도착한다. 준족이다.^^ 간단히 초코바를 먹고 다시 간다.

태안을 지나 서산으로 넘어간다. 연평저수지를 앞에 두고 물한모금을 마신다. 그런데...

문득 대검이 머리를 스친다. 아뿔싸... 성배의 산아버지(사수)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기 전에 주고 간거라고, 내 여행에 수호신이 될 거라고 빌려준건데... 어제 모텔에서 꺼낸 기억은 있는데 챙긴 기억은 없다. 배낭을 뒤집어도 없다.

급히 모텔에 전화를 해 본다. 다행히 챙겨놨다고 한다. 와서 가져가란다. 어쩔수 없이 후진다. 해본 사람은 안다. 이 경우 정말 걷는게 지옥이다. 고통은 10배다. 어쩌냐. 머리 나쁜 주인 만난 다리가 잘못이지... 태안터미널 까지 40분을 걸어나온다. 시내버스를 타고 갔다 나오니 4시가 다됐다. 에이... 오늘은 여기까지다. 6시간. 대략 23km정도 걸은 것 같다.


4월 17일 (목) 태안 - 해미 (28.2km)

힘내고 다시 걷는다. 4차선 길을 위태 위태하게 걷는다. 혹 4차선 국도 걸어봤나? 정말 쓰레기가 장난이 아니다. 병, 캔은 약과다. 비닐에, 장판에, 심지어 냉장고 까지... 인간들아! 제발 그만 버려라.


한시간 쯤 걸으니 인평 삼거리다. 좀 우회하더라도 안전하게 가자. 이차선 국도로 우회한다. 낚시꾼이 아닌 어부인듯 한 이들이 낚시대를 대여섯개씩 드리우고 있다. 멀리 서산의 금강산과 어울려 한폭의 그림이다.


다시 발바닥에서 신호가 온다. 불위를 걷는 것 같다. 새끼 발가락과 뒤꿈치가 불로 지지는 것 같다. 어제 씻고 분명히 맨소래담으로 맛사지를 해줬는데... 양말을 벗으니, 아뿔싸 자세히 살피질 못했다. 몽땅 물집이 잡혀있다. 우씨 우짠다냐?

이를 악물고 Go. 12시 50분 서산이다. 맘 한구석에선 여기서 Stop를 외치고 있다. 지도를 보니 목적지인 해미까지는 10.5.km 정도... 3시간코스다. 가자.


4차선 국도다. 우회길도 없다.

경치고 뭐고 앞만보고 간다. 근데 지도와 길이 다르다. 서산. 이동네 엄청 발전했다. 택지개발인지 뭔지 하면서 길이 바뀌었다. 대략난감... 내위치를 모르겠다. 발은 이미 내 의지를 벗어나 천근만근이다. 길가에서 밭을 갈고 계시는 아저씨를 만났다. “해미까지 얼마나 남았나요?” “걸어서는 한참인디... 좀있다 내가 태워줄테니 기다려” 하신다. “아니 됐습니다.” 맘에도 없는 거절을 한다.


지도에서 내위치를 찾을 수 없으니 갑갑하다. 그리고 이정표. 지도는 분명 10.5km로 나왔는데 이정표는 16km로 나온다. 도대체가... 내 걸음걸이도 현저히 늦어져 계산이 불가능하다. 그냥가자.

해미까지 3km... 멀리 아파트가 보인다. 목적지가 코앞인데 발은 천근만근이다. 5시 30분.... 9시간이 넘는 강행군을 했다.


모텔에 들어서자마자 찬 소주에 발을 담궈 열을 식힌다. 그리고 바느질을 한다. 한땀 한땀 신중하게 잡힌 물집을 실로 꿰어 딴다. 군발이 시절 배운 노하우다.


먹거리 Tip. 터미널 앞 허름한 야식집이 있다. 매운 갈비찜을 먹는데 정말 꿀맛이다. 1인분 6천원인데... 정말 끝내준다.

 

 

 

 걸레가 된 내 타이어

 만신창이가 된 서해안

 삼성 이건희를 처벌하라.

 농민이 마늘 밭을 돌보고 계신다.

 알록 달록 끝내 봄이다.

 멀리 서산의 금강산이 보인다.

1000여명의 천주교도를 죽인 해미읍성의 화회나무

 

4월 15일 (화) 만리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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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20:30 2008/04/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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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5월까지 중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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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방지기간이라 중산리에서 천왕봉 거쳐 장터목, 세석은 잘뚫고 전진했으나 벽소령에서 체력 고갈로 체포,

 

과태료 50만원에 하산. 지리산 구간은 타려 했으나 벽소령 지기가 이후 연하천, 노고단, 성삼재의 모든 지기에게 알린다고.

 

200만원이면 지리산 종주할 테니 해보라는 협박에 굴복, 하산했습니다.

 

또다시 정권의 돈지랄에 굴복했습니다.

 

다시 몸추스리고 몸풀기 산행을 한 후 5월 이후 산불 기간끝나면 산행기 올리겠슴.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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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2 16:42 2008/04/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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