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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지역, 제국주의 약탈에 저항하기 (허영구)

아시아지역, 제국주의 약탈에 저항하기

WTO 반대 홍콩투쟁 원정기

허영구 (기사입력: 2005/12/27 01:35)  

필리핀 민중은 지금 제국주의 약탈에 맞서 목숨을 걸고 투쟁 중이다. 먼저 필리핀 민중조직인 민중연대(BAYAN)와 ILPS가 WTO반대 홍콩투쟁 중에 빅토리아공원에서 개최한 워크숍을 소개한다. 필리핀 민중연대는 한국과 비교할 때 민주노총(KMU), 전농(KMP), 여성(GABRIELA), 학생(ANAKBAYAN), 이주노동자(MIGRANTE) 등이 소속되어 있다. 12월 14일 민중투쟁국제동맹(ILPS: International League of People's Struggle)과 필리핀 BAYAN은 ‘제국주의 약탈과 전쟁에 저항하자! (Resist Imperialist Plunder and War)’는 슬로건을 내걸고 무역과 전쟁에 대한 민중포럼(A People's Forum on Trade and War)'을 개최하였다.

이 자리에서 필리핀의 루이스 야란돈(Luis Jalandon : 필리핀 반정부군의 대정부교섭대리인)씨의 발표내용이다. “사회해방과 민족해방은 병행되어야 한다.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민중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필리핀 공산당은 마오(毛)를 지지하나 자본주의화하는 현재의 중국공산당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나쁜 제국주의는 미국이다. 쿠바, 북한, 베네주엘라 등은 연대해야 한다. 전세계 민중들이 단결하여 제국주의를 타도해야 한다. 불가촉천민(untouchable)인 달리트여성을 대표하는 인도대표는 달리트 여성에 대한 차별적 현실에 대해 폭로한다. 그들은 재산도 없고 토지도 없다. 그러나 달리트 여성들은 투쟁에서 전투적이다.”

미일제국주의의 아시아 침략과 지배에 반대하는 아시아공동행동(AWC : Asian Wide Campaign) 일본연락회의 대표는 발표에서 미.일동맹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일본의 평화헌법의 개악이 시도되고 일본내에서 미군기지가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아시아 민중들과 연대해 반제국주의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터키에서 온 여성대표는 터키내의 미군기지에 대해 발표하면서 제국주의 침략을 고발한다. 이에 항의와 연대투쟁을 주문한다. 인도네시아 대표는 자국내의 정치적 자유가 억압당하는 문제를 고발한다. 대규모농장의 제국주의의 다국적 기업의 지배와 농민의 수탈을 지적한다. IMF,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이 농업의 개방화와 자유화를 부추긴다고 말한다.

다음날인 12월 15일 역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필리핀 민주노총(KUM: Kilusang Mayo Uno-philipnies=May First Movement)과 ILPS노동자 학술위원회(Workers Study Commission)가 공동주최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는 ‘제국주의 세계화에 대한 노동자 계급 저항의 교훈과 전망’(A Workshop of Lessons and Prospects of Labor's Resistance to Imperialist Globalization)이다. 사회자는 투쟁을 통한 경험을 교훈삼아 투쟁강도를 높여 나가고 세계자본주의를 붕괴시키기 위한 투쟁이 돼야 한다는 말로 토론회를 시작한다. ILPS의 산마리노씨는 지난 10년동안 WTO와 IMF가 민중의 삶을 파탄시켰다고 주장한다. 제국주의 정권은 반노동법을 제정하였으나 이에 대응하여 노동운동은 전개되었다. WTO는 바로 전쟁터다. 단결과 전투적인 투쟁만이 WTO를 분쇄할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

호주제조업 노조(AMWU)의 Alistair Kentish씨는 보수정권이 노동조건을 악화시켰다. 따라서 다음에는 노동당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필리핀 공공부문(Government Employees)노조대표인 Ferdinando Gaite씨는 WTO, IMF, APEC은 모두 제국주의(Imperialism)이라고 규정한다. 그들은 전력, 통신, 물 등에 대한 사유화 압력을 가한다. 노조에 대한 권리를 없애려 한다. 특히 파업은 금지시킨다. 아시아지역에서 일본자본에 의한 사유화 압력이 거세다. 반사유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대표로 민주노총 금속연맹 이시욱동지의 발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미국중심의 세계질서고 이것을 추진하는 것이 WTO라는 기구다. 한국은 IMF경제위기 이후 수십만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지금도 노동자들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투쟁을 전개하려면 개별(기업)투쟁을 넘어서야 한다. 또 다른 제국주의 침략은 전쟁이라고 발표한다. 일본 독립노조(AIUI-Japan) 케이시다나카위원장은 1994년 NAFTA 이후 부시는 남북미 전체를 포괄하는 FTAA 체결 목표를 선언하였다. 일본은 자본에 대한 탈규제화로 비관세 장벽을 주장하였다. 한국 노동법을 공격하고 필리핀에서의 파업을 공격하였다. 아시아에서 자본주의체제를 일본 →한국 →중국벨트로 강화하는데 있다.

E. 라보그 필리핀 노총(KMC)위원장은 필리핀 노동자들은 임금과 안정된 일자리를 위해 투쟁한다고 말한다. 억압적인 정부와 악법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토지개혁을 위한 투쟁에서 대규모 학살이 일어나고 노동자, 농민들은 희생되고 있다. 새로운 노동규범(new labor code)이라는 것들은 오직 반노조(anti-union), 반파업(anti-strike)이다. RA9178의 경우 최저임금제를 영세기업에는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반테러법(Anti-Terrorism Law)에는 노동자들의 피켓시위, 파업, 정치적 집회(rally)까지도 포함시키고 있다. 아로요는 “우리는 범죄, 테러, 마약, 납치에 대항해 싸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희생과 경제적 억압은 증가하고 있다. 국제적 연대와 투쟁(international struggle and solidarity)이 필요하다고 결론짓는다.

방청객 토론에서 일본의 노숙자지원활동가가 KMU의장에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연대에 대해 질문한다. KMU의장은 정규직 노동자들은 일반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다른 계급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노동자 교육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국제적, 지역적 수준의 연대가 필요하다. 영등포산업선교회 장목사는 아시아지역의 민중연대를 위해 정보와 언어소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네트워크(Labor Asia networking)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Labornet Asia(www.laborAsia.net)를 소개한다.

오후 내내 장시간의 토론이 끝났다. 그 시간 한국원정투쟁단은 홍콩시민과 언론의 관심과지지 속에 삼보일보로 컨밴션센터까지 행진하였다. 홍콩언론을 이를 두고 ‘장금정신’이라 이름붙였다. 토론에 참여했던 몇몇 동지와 함께 컨밴션 센터에 도착했다. 홍콩의 화려한 불빛과 고층빌딩에 새겨진 크리스마스 축하광고는 한국 농민들이 뛰어든 바다에 비치고 있다. 한국원정투쟁단을 중심으로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삐아깜파시나(국제농민조직)대표의 연설이 이어진다. “우리의 생명, 생활, 먹을 거리를 멋대로 주무르는 컨밴션센터 내 정부대표단들에게 말한다. 우리는 이번 각료회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이들의 협상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이어 한국의 전국여성농민회 총연맹대표의 연설이다. “홍콩시민들에 한국인의 힘을 보여줬다. 전세계 여성농민들이 처음으로 세계 여성농민대회를 열었다. 가난하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여성농민들이었다. 그런 여성농민들이 이곳 홍콩까지 와서 피눈물을 흘리며 싸우고 있다. 세계는 여성농민의 눈물과 외침을 기억할 것이다. 여성농민들은 WTO에 의해 죽지 않고 우리 가족을 지킬 것이다. 여성농민이 죽으면 지구는 멸망할 것이다. WTO는 기억하라! 너희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WTO 10년이면 충분하다. 실패가 증명되었다. 환경파괴 뿐이다. 너희들의 패배를 인정하라. 우리는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것이다. ”

다음 한국원정단의 살풀이 공연이 이어진다. 농민들의 한 많은 삶이 표현된다. 그리고 찬바람을 맞으며 여기저기서 농민들은 배달해 온 도시락으로 식사를 한다. 민주노총 원정단은 도시락을 차에 싣고 숙소로 돌아온다. 아시아지역에서 제국주의 약탈에 저항하는 한국원정단의 홍콩투쟁은 무르익어간다. (200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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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지낸 노동문제 전문가로서 {AWC 한국 위원회} 대표 등을 맡고 있다.
*출처;http://www.nodong.org/bbs/view.php?id=free&page=1&sn1=&divpage=7&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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