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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기면허...

지음님의 [원동기 면허증에 관한 웃긴 기사 두 개] 에 관련된 글.

내가 원동기면허를 딴지도 벌써 3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2000년 새로 갱신하는 주민등록증(플라스틱)을 만들기 싫어서 구 주민등록증의 효력이 없어지기 직전에 여권을 하나 만들었다. 그래서 그걸 가지고 별문제 없이 잘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혹시나 여권을 잃어버리는 경우나 나중에 여권을 갱신할 때 신분증이 필요할 것 같아서 원동기 면허를 땄다. 2번만에 실기시험을 통과해서..ㅋㅋㅋ

 

나같은 경우는 솔직하게 말해서 반쪽짜리 주민등록증 거부자이다.

여권도 있고 원동기 면허도 있고 그리고 아무생각없던 고등학교때 지문날인하고 받았던 옛날 주민등록증도 있으니 말이다.

 

며칠전 한겨레 신문에 같이 딸려오는 신문(?)에 청소년의 글을 보고 뜨악했다.

주민등록증 발급에 대한 이야기인데 10손가락 지문을 찍고 주민증을 받고 나니 책임감이 생겼다나...

사실 그건 이 청소년의 문제가 아닐거다. 왜냐면 주변에서 주민증이 이런저런 인권적인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번도 들어본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걸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을테니까.

 

어쨌든 청소년들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지 않고 한국사회에서 신분증을 확보할 수 있는 공식적인 방법은 내가 알기로는 딱 하나이다. 바로 원동기 면허증...

원동기 면허증은 만16세 이상이면 누구나 응시가능하다.

실제 면허시험장에 가보면 대부분이 청소년들이다.

이 얘기는 곧 주민증 만들기 전에 원동기 면허를 따서 그걸로 여권도 만들고 하면서 살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닐 거다.

왜냐면 주민등록전산망에 그 사람에 대한 지문과 사진 정보가 없어서 여기저기서 조금은 귀찮은 일을 당하기 십상이다. 물론 이때 목소리 크게 그리고 자신감있게 대처해 나가면 되기는 하지만 한국사회의 공무원들이 별로 고분고분하지 않을 뿐더러 나이가 어리면 무조건 내려다보는 습성이 있어서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내가 아는 독립다큐멘터리 감독 중의 한명도 지문날인 거부자이어서 주민증이 없고 대신 운전면허증만 있었는데 갑자기 여권이 필요하게 되어서 마포구청에 가서 여권신청을 하자 주민증만 신분증으로 인정한다는 황당한 소리를 듣고 싸웠지만 결국 그날 만들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참 황당한 세상에 우린 살고 있는거다.

전산망에 사진과 지문정보가 나오지 않으면 그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다니...ㅋㅋㅋ

그럼 그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자기를 증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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