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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쟁탈

근대의 전쟁이 속도전이 되고 총력전이 되었다고 해서 고지쟁탈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고지에 성을 쌓아올려 놓고 거기에 들어앉으면 그만이었던, 근본적으로 방어전이었던 중세의 고지가 대포의 도입으로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 되고, 평지에서의 "대중"군대의 육박전으로 대체되었다고 해서 고지개념이 낙후한 것이 된 것은 아니다. 나폴레옹 3세의 대군을 격파했던 몰트케의 속도전, 총력전은 고지의 추상적 사용에서 나온 것이다. 과히 추상적이라 할 만한 합참이란 고지를 만들어서 고지를 개념화하고 개념적으로 사용한 결과였다.

이른바 좌파는 사회주의 운동이 쟁탈한 모든 고지를 쓰레기처리하고 이상야릇한 말들로 대체했다. 대포가 나왔는데 고지에 성 쌓는 일이 무슨 필요가 있는 일이냐 하면서 육박전과 같이 알아먹기 힘든 "대중", "Multitude" 등등을 운운한다.

근대전과 현대전의 본질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

이런 글을 읽으면 정말 짜증난다. (새로운 주체로서 대중과 대중운동의 방향, 진보평론  제28호, 윤수종, 전남대 교수/ 사회학과)

들어가는 질문부터 확 짜증난다.

"왜 인간들은 마치 노예상태가 자신들의 구원인 것처럼 완강하게 자신들의 노예상태를 위해서 싸우는가? 왜 대중은 복종을 달게 받고 있는가? 왜 인민들은 자발적으로 억압을 자청하고 있는가?"

칸트가 "계몽이란 무엇인가"에서 한 말고 똑같다. 니가 그렇게 멍청한 놈으로 취급받는 것은 니 잘못이고 니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니가 알아서 헤어 나와야 해!

 

지랄, 빠져 나오려고 하면 뚜드려 패는 놈이 없었나?

계급정의와 관련해서 레닌을 한번이라고 읽어 보고 그게 뭘 의미하는지 뇌주름 한 가닥이라도 사용했는지 궁금하다.

"자 그러면 대중 개념을 맑스주의적 맥락과 연관시켜 좀더 파악해 보자. 맑스주의 논의에서는 자본주의사회의 기본계급이면서 새로운 사회의 담지자로 설정되는 노동자계급이 있다. 그런데 사실 노동자계급 개념은 배타적인 개념으로 사용되어 왔다. 노동할 필요가 없는 소유자들로부터 노동자를 구분하고 또한 노동자계급을 일하는 다른 사람들과 구분하는 식으로 말이다. 가장 좁은 의미에서는 노동자계급 개념은 농업, 서비스,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과 구분하면서 산업노동자들만을 지시하는데 사용되었다. 가장 넓은 의미로는 가난하고 임금을 받지 않는 가사노동자들 및 임금을 받지 않는 다른 모든 노동자들과 구분되는 ‘모든 임금받는 노동자들’을 나타낸다. 대중은 반대로 열리고 포괄적인 개념이다."

계급정의가 무슨 동물세계의 분류학과 같은 거였나? 제발 레닌의 계급정의를 좀 읽어봐! 카테고리적인 규정(kategoriale Bestimmung)이잖아! 그래서 가장 열려있고 포괄적이잖아! 논리학 기본부터 알고서 좀 떠들어라. 그래야 읽을 가치라도 있지.

넘, 짜증나서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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