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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의 '마이웨이'를 메르켈도 주문할까?

독일은 총리, 대통령, 그리고 국방장관이 이임할 경우 Grosser Zapfenstreich란 의전 행사로 당사자의 '편히 쉼'을 기원한다. 이 행사는 밤에 횃불을 들고 기립한 연방군 의장대와 군악단의 연주로 거행된다. 아무런 말이 없이 진행되는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당사자가 선곡한 노래의 연주.

 

슈뢰더 총리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를 선곡했다. 저층 출신으로 총리가 된 의지의 사나이 슈뢰더에게 어울리는 선곡. 어쩌면 '아젠다 2010' 신자유주의 개혁 추진 과정에서 사민당의 분열을 자초하고, 지지기반 확인을 위해서 조기 실시한 총선에서 기민/기사연합 CDU/CSU를 이끄는 메르켈에 패하고 이임하게 된 슈뢰더가 자신의 선택에 대한 해설이었는지 모르겠다.

 

현재 난민정책 봉착을 맞이한 메르켈 총리도 슈뢰더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독일 정치에서 늘 지각변동의 신호를 알렸던 헷센주의 최근 기초단체 선거에서 기존 정당이 후퇴하고 반난민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 AfD가 제3정당의 자리에 올라섰다. 연방 3개 주에서 총선이 있는 2016.3.13 이후 메르켈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사민당은 슈뢰더의 '아젠다 2010' 추진 과정에서 20%+α 정당으로 추락했다. 과거 40%+α 정당에서 80년대 초반 반전.반핵.생태계운동 등 신사회운동의 탈사민당 및 녹색당의 창설로 30%선으로 떨어졌다가 '아젠다 2010'를 반대하는 노조 좌파 세력의 탈당 및 신당 창설('노동과 사회 정의를 위한 선거 대안' WASG), 그리고 좌파당 Die Linke로의 통합으로 20%+α 당으로 까지 떨어진 것이다. 2005년 당시 사민당의 아성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선에서 패하고, 차기 주총리 뤼트거스(Rüttgers)의 “이제 내가 노동자당의 당수다”란 야유를 받으면서 기민당에게 정권을 내주게 되었다. 게다가 연방상원에서 기민/기사연합 CDU/CSU에게 연방상원을 통과해야 하는 모든 법을 저지할 수 있는 2/3 다수를 내주게 되었다. 조기 총선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6.3.13 '슈퍼 썬데이'에서 CDU가 40%+α 에서 30%+α 당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메르켈이 이끄는 CDU의 '사민당화'와 함께 메르켈의 난민정책을 반대하는 CDU 지지자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당이 없어졌다고 비난하고 신생 반난민 정당 AfD에 몰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파 진영에 발생한 틈에 끼어든 AfD가 한꺼번에 10+α 당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대연정구도하 연방상원의 구성에야 큰 변동이 없겠지만 CDU/CSU 내부 진통은 아마 더해질 것이다.  CSU가 바이에른주를 독식하는 특이한 연합은 사실 CDU/CSU 오른 쪽에 다른 우파 정당이 발생하는 걸 막는 연합 전략이었다. 이 전략이 먹혀 들어가 과거 이런저런 극우 정당이 창설되었지만 모두 주차원에서 반짝하다가 금방 사라졌다. 그런데 이번 상황은 좀 다르다. AfD가 주에서 보금?자리를 틀고 연방하원까지 진출할 전망이다.

 

이런 정국하 CDU/CSU 연합에 균열이 발생하고 그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아니 CDU내 균열로 번지고 있다. 지지층의 AfD로의 표심 이동을 걱정한 CDU 주총리 후보들은 메르켈 멀리하기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CDU 아성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CDU를 넘어서 제1정당이 될 전망인 녹색당이 메르켈의 난민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데에 비춰보면 가히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CDU 후보들이 다 패하면 메르켈 '심판'으로 이어질까? CSU를 이끄는 제호퍼는 아마 그럴 거다. 차기 총리 후부 문제로 까지 번질 것이라고 전망해 본다.

 

메르켈의 선곡도 과연 '마이웨이'일까?

 

 

# 최근 여론 조사 (FAZ, 2016.3.7)

 

바덴-뷔르템베르크

 

 

 

 

 

 

 

 
 
 
 
 
 
 
 
 
 
 
 
 
 
 
 
 
 
 
 
 
 
 
 
 
 
 
 
 
 
 
 
 
 
 
 
 
 
 
 
 
 
 
 
 
 
 
 
 
 
 
 
 
 
 
 
33,5%
녹색당
 
28,5%
CDU
 
12,5%
SPD
 
12,5%
AfD
 
6%
FDP
 
3%
좌파당
 
4%
기타

 

 

 

라인란트-팔츠

 

 

 

 

 

 

 

 

 
 
 
 
 
 
 
 
 
 
 
 
 
 
 
 
 
 
 
 
 
 
 
 
 
 
 
 
 
 
 
 
 
 
 
 
 
 
 
 
 
 
 
 
 
 
 
 
 
 
 
 
 
 
 
 
 
 
 
 
 
 
 
 
 
 
 
35%
SPD
 
35%
CDU
 
9%
AfD
 
7%
녹색당
 
5%
FDP
 
3%
좌파당
 
6%
기타

 

 

작센-안할트

 

 

 

 

 

 

 
 
 
 
 
 
 
 
 
 
 
 
 
 
 
 
 
 
 
 
 
 
 
 
 
 
 
 
 
 
 
 
 
 
 
 
 
 
 
 
 
 
 
 
 
 
 
 
 
 
 
 
 
 
 
 
 
 
 
 
 
 
 
29%
CDU
 
20%
좌파당
 
19%
AfD
 
15,5%
SPD
 
6%
녹색당
 
4%
FDP
 
6,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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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소녀"

Steve McCurry

 

"(사진의) 두 번째 요소는 {관심과 개입의 노력의 연속인} 스투디움을 중단하거나 (혹은 스투디움을 그 음절에 따라 단절할 것이다.) 이번에는 (내가 스투디움의 장을 군주 의식으로 뒤덮을 때처럼) 내가 이 요소를 찾아 나서는 게 아니라, 그 요소가 스스로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사진{사건의} 현장을 떠나 나를 꿰뚫는다. 라틴어에는 뾰족한 도구(un instrument pointu)에 의해서 남겨진 이 상처, 이 찌름, 이 상흔을 가리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점각(點刻)(ponctuation)이란 관념을 반영하고, 또 내가 이야기하는 사진들은 그 작용의 결과에서 마치 {점각침에 의해 뚫린} 미세한 점들과 같고, 때로는 그런 겨우 감지되는 점들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에 나의 {사진에 관한} 생각에 더욱 적합하다. 정확히 말해서 이런 상흔들, 이 상처들은 점들 미세한 뚫림들(des points)이다. 그래서 나는 {스투디움에 임하는 군주의 의식의 평심(平心)을 무너뜨려} 스투디움을 흐트러뜨리는 이 두 번째 요소를 푼크툼(punctum)이라고 부르겠다." (롤랑 바르트, 밝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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