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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동거와 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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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08
    2014/09/08
    ou_topia

2014/09/08

붕어와 꿀꿀이

 

나는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다.

기후도 이젠 믿을 만한게 아닌가 보다. 가을인가 했더니, 왠걸, 느닷없는 무더위에 몸이 끈적끈적해졌다. 이런 몸을 씻지도 않고 잠자리에 누운 날, 짝지는 돼지라고 멀리한다. 등을 돌리고 곁에 오지도 못하게 한다.

빵이 없다. 난 돼지라 아무것이라도 마구 먹는데, 짝지는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때우고 출근길에 빵을 사가지고 가겠다고 집을 나선다.

의례의 반복으로 연속되는 동거, 내 사람과 나만이 아는 암호를 인사말로 나누는 가운데 동거를 확인하는 의례, 이런 의례의 하나로 짝지는 출근 후 제일먼저 내게 전화한다.

“꿀꿀인데요.”
“여기 붕어. 뭐 잊어먹은지 알아? 빵.”

우리의 암호까지 잊어먹어서는  안되는데. 그래서 어항 한바퀴를 돌고나면 먼저 반드시 우리의 암호를 확인한다.

“여기 꿀꿀이 – 여기 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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