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페터 바이스

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3/08/15
    번역: 저항의 미학 (일부) - 예술에서 역사읽기(50)
    ou_topia

번역: 저항의 미학 (일부) - 예술에서 역사읽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틈으로]땅의사람들을수호하는땅의여신이부상하였다.얼굴은안공아래로깨어나간채,풍성한가슴은얇은피복으로가린채,잡아떼어떨어져나간뭉텅이손은뭔가를찾듯이허공으로치켜올린채,다른손은중단을청원하듯이밑돌모퉁이에서솟아올랐다.그리고위로음양이뚜렷이조각된돌출부로매듭이긴거친손가락들이마치아직땅밑에서엄지가없는여성의손의관절에다다르려고원하듯이손돋음하였다.

 

그들은 돌림띠 밑을 따라 움직이면서 새겨진 활자들의 희미한 흔적들을 하나하나 찾았다. 가느다란 강철 테로 만든 안경을 쓴 근시안의 코피(Coppi)가, 하일만(Heilmann)이 가지고온 책의 도움을 얻어 독해하는 활자들에 얼굴을 바짝 갖다대었다. 선명하게 그어진 넓적한 입에 앞으로 툭 튀어나온 큰 코의 코피는 주의 깊게 그에게 얼굴을 돌렸다. 이렇게 우리는 혼전에서 서로 대적하는 자들에게 이름을 붙이고, [박물관 관람자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전쟁의 발단들을 토론했다. 불분명한 것은 그 어느 것도 멀리하고, 근거 없는 해석은 그 어느 것도 허용하지 않았지만 종종 의식적으로 감관의 족쇄를 풀어야 한다는 시적 요구를 따르는, 과학자와 동시에 [앞을 내다보는] 보는 자가 되길 원하는, 우리가 우리의 랭보하고 불렀던 15 살배기 하일만이 우리에게, 20살 안팎의 우리에게, 4년 전에 이미 학교를 떠난 우리에게, 노동생활이, 또한 실업이 뭔지 아는 우리에게, 그리고 코피에게, 반국가문서들을 유포했다는 죄명으로 감방살이를 1년 경험한 코피에게, 제우스신이 이끄는 총동원된 신의 무리들이 거인과 환상적인 존재(Fabelwesen)들로 가득한 종족을 짓밟고 승리를 거두는 윤무의 의미를 설명했다. 우리가 앞에 와 서있는 비탄하는 땅의 여신 게의 아들들인 거인들이 거침없이 일어나 신들을 대항한 것이었다. 이외 다른 전투들은, 페르가몬의 제국을 휩쓸었던 다른 전투들은 저 서술 뒤에 숨겨져 있었다. 아탈리드 왕조의 왕들은 조각가들에게 명령하여 금방 사라지는 것을, 수천 명이 목숨으로 대가를 치른 것을, 흐르는 시간 저편에서 영원히 존재하는 차원으로 옮기게 하고, 이렇게 그들 스스로의 위대함과 불멸성을 그리는 기념비를 세웠다. 북쪽에서 침입하는 갈릭 민족들에 대한 정복과 지배가 난잡하고 비천한 힘[을 믿는 사람]들에 대한 귀족적인 순수함의 승리가 된 것이었다. 그리고 석공과 그의 일을 거드는 조수의 끌과 망치는 절대 뒤집을 수 없는 질서의 상을 만들어 밑에 깔린 자들이 두려움 속에서 허리를 펼 수 없도록 했다. 신화적인 변장 안에서 역사적인 사건들이, 손에 잡힐 듯 소름끼치도록 가깝게, 전율과 경탄을 유발하면서, 현상으로 드러났다. 이건 분명 [인간에 의해서 야기된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의해서 야기된 것이 아니라, 그저 숙명적으로 받아드려야만 하는, 밑으로는 셀 수 없는 머슴과 노예를 원하고, 위로는 손가락질 하나로 수많은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소수를 원하는 초인간적인 권력으로 이해하게끔 했다. 일을 쉬어도 되는 축제일에 [이런 예술작품] 앞을 지나가는 인민은 감히 눈을 들어 그들 자신의 역사를 그린 화상을 쳐다보지 못하였다. 거기에는 이미 인민을 앞서서 철학자, 시인, 그리고 여기저기서 몰려온 예술가들이 성직자들과 함께 조예 깊은 전문지식을 나누면서 성전을 둘러보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불가사의한 어둠속에 묻혀 있는 것이 아는 사람들에게는 냉정하게 평가해야하는 예술작품이었다. 내막을 아는 사람들과 전문가들은 예술을 운운하면서 움직임의 조화, 서로 맞물리는 몸짓에 찬사를 보냈지만, 다른 사람들은, 교양/교육은 고사하고 그 개념조차 없는 사람들은, 들킬까봐 몰래, 목청이 보이도록 찢어진 입에 응시하면서, 그들 자신의 살을 파고드는 맹수의 발톱을 느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