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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머리아퍼. 그리고 부끄러워

아...나 또 금방 썼던 글을 지워버렸다.

 

감자탕이 웬수지. 내가 뭔 이득이 있다고 블로그를 보고, 게시판을 확인하고

또 멍하니 앉아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걸까.

 

제발 그런 글이 올라오지 않기를 바랬는데, 몇 일 컴퓨터를 하지 않은 사이에 올라와있는

진상조사단 글을 보고는 화가 나고 부끄러워서 짜증이 밀려왔다.

평정을 되찾고 내 생각을 정리해보면서 어디에 글을 쓸까 고민도 해봤다.

2-3년 전에도 했던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려는 모습과 침묵에 넌덜머리가 나면서

제발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으면 했다.

제발 그 거짓위선과 조직보위는 집어쳐버리라고.

 

 

난 내 해방세상을 만들고자 운동을 꿈꿨다.

지금도 그 꿈을 이루려고 나를 제어하고 다듬고 있는 중이다.

처음부터 내가 꿈꿨던 운동의 모습이 아니란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바꿔보고 싶다고 말하고

그렇게 시작했다.

 

그 꿈은 늘 현실에서 무너졌다.

한편으로는 동경으로 가득 찬 활동가 선배들의 모습이 늘 완벽하고 짜여지지 않은 모습이 좋았었다.

사람같았으니까.

하지만 사람이 만들어가는 활동의 모습은 완벽하지도 않지만 깨끗하지도 않았다.

그 속에서 난 늘 두려웠다. 혹시나 저 탁류에 휩쓸려 길이라도 잃지 않을까.

아니야, 지금 내가 저 탁류를 만들어나가고 있는것 같아라는 생각들 때문에.

 

그래서 늘 올곧게 서야 한다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성폭력과 관련된 논의가 늘 조직보위와 관련되는 모습을 보면서 화가났다.

이게 왜 그렇게 연결되어야만 해?

그래 정말 그렇다면 과도하게는 그런 조직은 깨져야 한다고 까지 생각하면서.

급한 물살을 만나 배를 지키기에 급급해 앞으로 나가지 못할 바에야,

배가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앞으로 나아가는게 옳다고 생각하니까.

 

 

 한동안 그 물에서 떨어져 지내다보니, 평정을 되찾은 것 같았다.

사람이 사는 곳이니까, 당연히 이런 말도 저런 말도 나올 수 있고, 실수도 반복할 수 있는거라고.

그런데 1년 후에 다시 돌아와보니, 그 물은 여전히 썩어있는 것 같다.

염려한대로 또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럽다.

 

이번엔 지지 않을꺼야. 질긴 년이 승리할테니까, 좀만 더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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