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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이야기-어머니 소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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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6/04/28
    지금은 시험기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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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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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어머니 소원

간만에 어머니와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나들이는 이름만 나들이고, 그냥 옷 몇벌 사볼까하고 길을 나섰죠.

 

어머니 표현에 의하면, 남들은 봄이라고 꽃무늬를 입고 돌아다니는데

전 아직도 겨울 골방에서 검은 옷 입고 웅크리는 곰새끼 같다며 질질질 끌려갔습니다.

 

체격이 큰 까닭에 보통 사람들이 입는 사이즈는 엄두도 못 내보고,

패션의 흐름이 한 눈에 보인다는 DDM. 그렇죠. 동대문.

싸돌아다니는데, 오늘은 지름신이 왕림하지 않으신 관계로

만원짜리 블라우스 하나 사선 집에 왔습니다.

 

 

우리 어머니 소원이 몇 가지 발견됐습니다.

지나가는 어여쁜 학생을 보자마자, "난 우리 딸이 저렇게 얄상하면 좋겠어"

그리고는 햄버거 가게로 데려가셨습니다.

소원 불가입니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길엔

신촌 길거리를 지나는 커플들을 지긋이 쳐다보시더니 한 마디.

"야, 너보다 어린애들도 손잡고 껴안고 다닌다"

하하하하

버스 안에서 크게 웃어주고는 므흣한 표정으로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옷을 고르는 옷 가게 안에서는 이 옷 저 옷 입혀보시더니,

껄끄러운 얼굴로 다음에 오겠다하시고는 가게를 나오셨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

"넌 뭘 입어도 그렇게 태가 안 나오냐?"

 

 

하하하하 어머니 어머니.

하나부터 열까지 맘에 안드는 딸두셔서 어떡하시겠습니까요.

그냥 데리고 살아야지 ㅋㅋㅋ

 

에휴.

저번 저녁약속 안지키고 술마신다는 얘길듣고 하셨던 욕 만큼이나

충격적입니다요.

 

그래도 뭐, 즐거웠다 할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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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험기간

요즘 애들가르치는 재미로 쏠쏠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시험 기간이 되니까 애들은 애들대로. 저는 저대로 신경이 곤두서 있습죠~

시험을 대비한다치고 무작정 고1을 맡아서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사교육 진흥에 발전하는 삶을 살다보니, 이게...장난이 아니군요.

 

사교육 진흥에 이바지하는 개같은 제 삶이야 각설.

최근 제 삶의 포커스를 "교육"에 맞추다보니, 이러저러한 학교의 얘기들이 아이들의 눈과 입을 통해서 들려옵니다.

 

 

 

학교는 800원짜리 수업이니, 나머지는 학원가서 들어라.

 

 중세국어를 가르치는데, 아무래도 고전문법이다보니 가르치기도 학습하기도 힘이 드는 영역입니다. 

 나름 고민해서 쉽게 쉽게 재미있게 알려주려고 노력하지만, 도통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애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제가 외계인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항상 어려운 건 제가 알고 있는 내용과 아이들이 알아야 한다고 하는 내용과

아이들이 알 수 있는 내용의 수준을 조절하는 겁니다.

그래서 최근에 택한 방법은 학교에서 어떻게 배웠냐는 걸로, 모든 기준을 학교에 맞추고 있습죠.

 

  그런데 어느 날은 수업시간에 설명하다 애들 말이, 학교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학교 수업은 800원짜리 수업이니, 나머지는 학원가서 들어라"고요.

그리고는 질문하는 학생에게 이렇게 말한답니다.

넌 이것도 학원에서 못 듣고 뭐했냐고요.

 

질문거리를 잔뜩 싸가지고 와서 묻는 애들한테, 순간 그 말을 듣고는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뭐, 그 선생님께서야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거라고 스스로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시험때문에 불안에 떠는 아이들의 눈빛과 학교 선생님은 원래 그렇다는 체념의 말을 듣고는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그런건 수능에 나오지 않으니, 수업하지 않는다

 

 이런말은 사설 학원에서나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아이들도 매우 수긍하는 분위기입니다. 어느 학교에서는 국어교과서에 나온 현대문법을 잘 가르치지 않습니다. 가르치기도 어렵고 애들도 어려워하니 그렇겠습니다만, 수능에 잘 나오지 않으니 수업하지 않는다고 했답니다. 다른 학교에서는

문법문제가 나오더라도 한 두문제만 출제되니 알아서 찍으라고 했답니다.

 

  한편으로는 예전의 국지적인 지식을 요구하기보다는 통합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수업으로 진행해나간다는 말일거라고 생각하려고 해봅니다. 음...여러가지 사고로 현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은 필요한거라구요. 

 

   그런데 여전히 문학작품엔 밑줄을 긋고 아이들은 시어의 의미를 깜지 열장을 써가며 외우고 있습니다. 김유정의 봄봄을 배우면서, 애들이 배우는건 장인과 점순이, 나의 관계를 전도된 성 역할, 해학성을 유발하는 요인, 역순행적 구성 이런 것들입니다. 

 

 전 지금까지 어느 선생님도 작가가 혹은 시인이 하나의 작품을 쓰기까지 얼마나 고민했고, 힘든 경험을 했었는지 말해주지도, 생각해 볼 기회도 주지 않았습니다. 얼마전에 윤동주의 시를 이해하고서야 얼마나 재미있는 걸 배우는지 알겠더군요. 아마 지금까지 제 선생님들은 이런 걸 의도했나봅니다. 스스로 터득하는 지혜 그리고 지금 제가 가르치는 애들에게도 마찬가지일까요??

 

전 그냥 핵심적인 내용 설명과 기출문제를 풀어보게 하고는 저번주가 김유정 고향에서 문학제가 있었다고 얘기해줬습니다.

점순이 콘테스트도 열리는데, 키가 작고 야무져야 하는데 전 신체조건에서 제외되버려 안타깝다구요. 그리고 여기서 누가 제일 점순이에 어울릴까? 물어보고는 시험이 끝나고 혹시 기회가 되면 같이 가보자고 말했습니다.

 

근데...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전교 1등 문제없지?

 

 

이제 고1이 된 녀석. 들어보니 자기와 다른 친구 둘만 불러놓고는 담임이 이렇게 말했답니다. 중학교에서 전교 1등으로 들어온 녀석들이니, 이번에 전교 1등 문제없지 않겠냐구요?

 

아...선생이 학생에게 공부 열심히하라고 다독여 주는 말인데,

전 왜 부아가 자꾸 날까요?

아마, 전교 1등을 해보지 못했던 전 들어보지 못했던 말이라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조금만 더 애들에게 신경쓰면 많은 애들이 보일텐데,

어느 학생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선생님들은 참 이상하다구요.

애들이 성적이 좋게 나오면 다들 자기가 잘 가르쳐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게 웃긴답니다.

그건 자기들이 열심히 해서 그런건데 말이라구요.

 

 

한편으로는 이 싸가지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부끄러웠습니다.

이 애가 이렇게 생각하기까지 다른 생각을 갖게 만들어 준 선생이 없었다는 사실에서요.

하기사 선생 앞에서는 이런 말을 할 수 없는 것도 요인이 작용하긴 하겠죠.

 

 

 

 

 

가르치는 학생 중에서 선생님이 하고 싶고, 그래서 사범대에 가고 싶다고 말한 녀석이 있습니다.

저야 어쩌다보니 사범대에 와서 어떻하다보니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는데,

아직 고2인 녀석이 자신이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방법까지 탐색하는 모습을 보고

제법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왜 선생님이 되고 싶냐고 묻는 제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곤

꿈을 짓누르는 말을 해버렸습니다.

 

선생님이 되고 싶은 까닭이

반복되는 일상에 네시 반, 다섯시 반이면 칼 퇴근하는 생활이 자신의 스타일이 딱 맞기 때문이라더군요.

예전과는 다르게 아이들은 매우 현실적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전 그렇다면 쉬운 일이 아니니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습니다.

난 아직 누군가를 제대로 가르쳐본 일이 없지만, 가르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하면서요.

 

 

요즘에 느끼는 거지만,

사람을 바라볼 때 가끔 상대의 눈을 쳐다볼 수 없을 때가 있는데,

그땐 바로 애들의 눈을 쳐다볼 수 없을 때입니다.

사람한테 사기치지 말아야겠다고 하는 생각. 말 한마디도 참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못해서 부끄럽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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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난다,모르겠다,부끄럽다.

요즘 내가 잘 쓰는 표현은 세 가지.

화가 난다, 모르겠다, 부끄럽다.

 

 

내가 과도하게 감정표출을 시작한 건 얼마 전부터이다.

 

인생모드를 근 20년 넘게 이기모드로 살아왔다고 판단한 바,

이타모드로 급 변경하기로 마음 먹은 후부터, 나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 화는 내가 원하는대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주변인과 주변 모습에 기인한 화이다.

 

왜 앞에서는 말하지 않을까? 그게 사람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일까?

왜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서 바꾸지 않을까? 왜 행동하지 않을까?

왜 침묵하는 것일까? 등등

 

머릿속에는 수 만가지 생각들이 부유하는데, 해결책이 나오지도 않고

자꾸 왜? 어떻게?라는 질문들만 떠오른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 술 마시고 꼬장도 부려보는데,

그 방법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므로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모르겠다는 표현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난 어떻게 해결할 수 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일까?

제법 논리적인 말로 상대를 설득하면 해결되는걸까?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생각들을 공유하고 풀어낼 수 있을까?

지리하지 않은 방법으로,

그럴려면 내 생각들을 정리하고, 상대를 감화시킬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

그게 화법의 원리라니까.

 

 

그걸 모르겠다. 아니, 못 하겠다.

이타모드로 급변경 한다고 해도, 난 아직 나를 드러낼 준비가 안됐다.

 

나를 까발리지 않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행동은 짐짓 위선일 뿐이다.

 

 

그래서 부끄럽다.

문제를 해결하려하기 보다는 회피하는 방법을 선호하는 내 모습 때문에

무지를 의식하고 알지 못하는 지에서 오는 부끄러움과

알고도 행동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오는 부끄러움.

모두.

 

그래서 부끄럽다.

 

 

 

화가 나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겠고. 행동하지 못해서 부끄럽다.

그리고는 거짓웃음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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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아내가 결혼했다.

   

 

 

책 소개

남자와 결혼해 버린 발칙한 아내!

‘결혼’이라는 결정적 한 골을 희망한 남자와
2명의 골키퍼를 동시에 기용한 한 여자의 유쾌한 반칙 플레이


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아내가 결혼했다』가 출간되었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이중(二重) 결혼을 하려는 아내와 그것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남편의 심리를 역동적인 축구 이야기와 절묘하게 결합시켜 오늘날의 독점적 사랑과 결혼제도의 통념에 대해 발랄하게 문제 제기를 하는 소설이다. 작가는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연애)의 결혼관을 거침없이 소설로 끌고 들어와 시종일관 밀고 나가며 일처다부의 상황을 수용하게 만드는 도발적인 서사를 만들어 감으로써 일부일처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솔직하고도 대담한 판타지를 전개한다. 『아내가 결혼했다』의 서사가 갖고 있는 “배수진 없는 무모한 탈주는 일부일처제나 절대적 사랑의 시효가 만료되어 가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소유욕과 독점적 연애, 배타적 결혼관이 우리의 행복을 억압하는 방식을 역설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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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뉴스를 보다가 책소개를 하는 것을 보면서 찾아 봄.

엊그제인가 선배 블로그의 글을 우연히 읽다가 생각한 내용이 떠올랐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선배의 대답은 기억이 안나고. ㅡ.ㅡa

 

내 대답은 '소유욕'

 

결혼제도이든 연애관계이든 사람과 사람사이의 알량한 소유욕과 힘의 관계가

작용해 여러가지 요인과 함께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내용들을 과연 이책에서 끌어낼 수 있을까란 생각과 과연 재미있을까란 생각에 궁금해짐.

에이...서점에 가야 하는데, 요즘 시간이 없는 관계로...

당분간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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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에서-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에서, 최영미

 

 

봄이다.

한참 만개한 꽃들을 보면서 좋다,좋다하면서 지나치다가 

문득 최영미의 시가 떠올랐다.

시를 처음 읽었을 때에는 그저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자연에 대한 시인의 세심한 관찰을 바탕으로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같다는 생각이다.

 

꽃은 정말 순간에 피었다가도 금세 영락의 순간을 맞이하고 만다.

봄은 정말 한 순간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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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


 

 

 

귀차니즘 쓰나미.

 

차라리 비나 왕창 와버려라.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며 모든 것들을 씻어버리게.

 

내 귀차니즘을 모두 쓸어버리고, 다시 삶을 살아야하는데.

 

 

 

지금은 울증 기간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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