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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10/21
    기억상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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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6/10/17
    데스노트 ED - アルミナ (알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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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6/10/12
    일기 0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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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6/10/12
    <요즘읽는 책> 안톤체호프 -6호 병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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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6/10/12
    BLU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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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6/10/10
    동생 군대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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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

 

내가 누구냐고? 나도 몰라.. 그런 게 어딨냐고? 이럴 수도 있지, 뭐..

왜 비틀거리냐고? 배가 너무 고파.. 왜 굶고 있냐고? 돈이 없으니까..

 

아무리 걸어도 보이는 것이 없어 난 이렇게 배고프고 더러운데

쉴 곳이 필요해 어디로 가야 할까 도대체 내가 있는 여기는

어딘 거야 어딘 거야 어딘 거야 도대체 여긴

어딘 거야 어딘 거야 어딘 거야 도대체 여긴

 

어디 사냐고? 나도 몰라.. 그런 게 어딨냐고? 여기 있지, 뭐..

잘 곳은 있냐고? 물론 없지.. 어떻게 할거냐고? 될 대로 되라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는 것이 없어 난 이렇게 지치고 외로운데

머물 곳이 필요해 어디로 가야 할까 도대체 내가 있는 여기는

어딘 거야 어딘 거야 어딘 거야 도대체 여긴

어딘 거야 어딘 거야 어딘 거야 도대체 여긴

 




♪ 기억상실 -오소영♪


잊고 싶은데,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있어.

심장이 터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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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노트 ED - アルミナ (알루미나)

데쓰노트가 일본에서 영화로 제작됐다. 11월 2월 개봉이라고 한국에서도 홍보가 시작됐다.
네이버 지식인에게 물어보니, 하나같이 별로란다. 쩝. 그렇지.
갠적으로 영화보다 애니가 더 나은 듯. 1부만 잠깐 봤는데, 화면 구성이나 음악 모두 GOOD!
 
누군가를 노트에 이름을 적는 것만으로도 죽일 수 있다면!
꽤 위험하면서도 도발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나? 죽일 수 있다면, 죽이고 싶은 사람은 몇 있다. 생각해보니, 꽤 많다.
죽이고 싶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인간의 심리가 교묘하게 들어맞는 만화라고 생각했었는데...
 
너무 골몰히 읽으면 토 쏠리는 만화. 범죄자를 단죄한다는 식의 발상이나,
결국 죽음은 평등하다는 식의 예상 결말은 별로지만,
냉철하면서도 비인간적인 주인공의 두뇌회전이 맘에 든다.
역시 갠적으로는 대결을 펼치는 두 인간보다 사신으로 나오는 류크가 젤 맘에 든다.
생긴건 기괴한게 볼수록 귀엽고 냉소적이란말야. (참고로 류크는 맨 아래 왼쪽 그림이라오)
 

 

 


♪ 엔딩곡 ♪

誰にも見れないユメを見て

다레니모 미레나이유메오미테

그 누구도 꾸지 못할 꿈을 꾸고

 

要らないものは全て捨てた

 이라나이모노와스베테스테타
필요없는 것들은 모두 버렸지.


ゆずれない想いこの胸に宿して

유즈레나이오모이 코노무네니야  도시테
양보할 수 없는 마음을 이 가슴에 품고서

現實(リアル)と理想(イデアル)の狹間にいて

마다 리아루토이데아루노 하자마니이테
현실과 이상의 좁은 틈에서


犧牲の枷(かせ)に足をとられても

기세이노 카세니 아시오토라레테모
희생의 쇠고랑에 발이 묶여도


溢れる衝動 押さえきれない 强く求める心があるから

아후레루 쇼오됴우 아사에키레나이 츠요쿠모토메루코코로 가아루카라
넘쳐나는 충동을 억누를 수 없어. 강하게 추구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僞り」「恐れ」「虛飾」「憂い」 樣樣なネガティブに

「이츠와리」「오소레」「쿄쇼쿠」「우레이」사마자 마나네가테이부니
「거짓」「공포」「허식」「근심」 갖가지 부정된 것들에


とらわれるほど弱くはない 孤獨も知らぬ trickster

토라와레루호도요와쿠하나이 코도쿠오시라누 trickster
붙잡힐 정도로 약하지는 않아. 고독을 모르는 트릭스터.






#1.

이상하게 의도한 것도 아닌데, 요즘 읽는다고 고르는 책마다

우울, 고독, 자살, 히스테리 같은 것들이 소재인 소설들이다.

왜 그러지?

뭐, 행복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행하다고 느끼지도 않는데 말야.

이상하다 이상해.

 

이번엔 안톤 체호프의 소설이다.

앨런 포우를 집었다가 읽다가 미쳐버리지 않을까 해서,

제목도 상쾌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선택했는데, 잘못된 선택이었나봐.

도저히 단편소설 두 개 이상을 한번에 못 넘기겠다.

담번엔 꼭 밝고 상큼한 내용으로 엄선해야겠어.

근데 뭘 읽나~

 

 

 

 

#2.

불행하진 않지만, 행복하지도 않지. 주변사람들이 다 그렇게 보여.

누구라도 행복한 바이러스를 퍼뜨려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을 찾는게 쉽지가 않네.

 

나에게 행복을 나눠 줄 사람 누구 없나욧!!!

 

 

 

#3.

타인에게 말 걸기. 소설 제목이야.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내 일기에 글을 쓰는 게 줄어들었지.

확실히 혼자서 곱씹고 제 멋대로인 생각들이 온라인이라는 공간으로 옮겨진 것 같긴 해.

겉으로는 "그렇게 살지 마"라고 표현했지만,

속으로는 혼자 고민하지 말고 함께 나누자는 의사표현으로 이해하고

주변인들의  충고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거지.

 

하지만 역시 무리인 것도 있어.

나에서 불특정 다수로 대상을 옮겨 놓은 것이니까. 내 언어는 여전히 속에서만 맴돌지.

 

언제쯤 내 속에 있는 말들이 거침없이 나올 수 있을까? 5년? 아니면 10년 쯤 후?

그 때는 잊어버리지 않을까? 잊을 수 있을까?

아니, 난 거침없이 말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원하는걸까?

 

 

 

 

#4.

울어야 할 이유가 없어.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썩 나빠야 할 까닭도 없지.

. .왜냐면, 난 성인이고, 다시 말하면 어린애가 아니니까.

 

떨어져오는 스트레스들은 충분히 다스릴 수 있거든.

 

 

이런 말을 늘어놓는 것도 별 의미가 없는 것들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끄적이는 건

왜?

 

몰라.

다만, 날 왜곡하는 시선들이 싫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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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06.10.12

#1. 끄적끄적

 

오늘 블로그에 글을 많이 쓰는군.

뭐, 일상에 변동이 많은 것도 아닌 삶인 주제에 나불거리기는 잘한다. 내 특기.

 

동명이인.  뜨악

순간 내 이름이  네이버 검색 2위로 올라 깜짝 놀라다.

흔한 이름도 아니거늘.쩝.

황진이를 4위로 제치고 금방 10월 모의고사도 해치웠다. 푸하하하 1위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건 왜 일까. 그냥 어딘가에 드러난다는게 싫어서(익명성 너무 좋아!)

아...나도 이름 바꾸고 싶어진다. 삼순이처럼!

순간 이름을 지어주셨던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원망스러워지는건 또 뭔가. 쩝.

뜬금없지만, 생각이 나면, 또 써주는게   인.지.상.정 !  쳇

 

 

#2.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일 때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에서 영정 사진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앞으로는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죽음'이란 것과 직면해서 나온 눈물이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보인 반응은? 놀라셨단다. 내가 울거라곤 생각을 못하셨다나.

 

그렇다. 난 할아버지와 그다지 좋은 관계는 아니었던 거다.



할아버지는 늘 집에 계시는 걸 좋아했다. 취미는 바둑, 서예, 화단가꾸기. 뭐 이런거.

그래서 늘 학교에서 돌아오면 할아버지 친구분들이 집으로 오셔서 바둑을 두곤 했다.

마치 우리 집이 기원같았는데, 난 그게 늘 싫었다.

왜냐면 그 만큼 우리 엄마가 할아버지와, 할아버지 친구분들의 시중을 들어야했으니까.

일찍 시집 온  울 엄니는 고된 시집살이에도 홀시아버지를 모시며 군말없이 살던 착한 며느리였다. 

어렸을 땐 잘 몰랐는데, 나이가 들면서 정확해지시는 할아버지의 배꼽시계에 맞춰

우리 엄니는 삼시 세끼에 간식까지 늘 정성스럽게 차려 상을 내 보냈다. (대단도하시지..)

 

 

지금이나 예전이나 생각해보면, 할아버지는 결코 인자한 성품은 아니셨던 것 같다.

늘 다가가기 어렵고, 무서웠다. 커다란 안방에서 "얘야~"를 외치시면

뛰어갔던 어머니의 종종 걸음 수만큼 할아버지와의 거리감이 컸다.

생전에 살아계실 때엔 한번도 할아버지와 겸상을 했던 적이 없었다. 늘 어머니는 상을 두번

차려야했고, 난 어머니와 고모와 함께 두 번째 상에서 기름진 반찬을 구경하며 밥을 먹었다.

 

 

그러던 할아버지와 크게 틀어진 건 자장면 한 그릇 때문이었다.

어머니가 잠깐 어딘가로 외출하신 동안, 점심에 자장면을 시켜먹었는데, 세상에.

할아버지 당신 드실 것과 남동생 것 두 그릇만 시킨게 아닌가.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에 자장면이 비쌌나? 이런 생각까지 들었는데, 설령 그랬더라도

빈 그릇에 덜어라도 줬어야지...(으흑...비굴해.) 그런 것도 없이 난 손가락만 빨았다.

 

다행히 엄마가 곧 들어와서 손가락 빨다가 엄청 울면서 억울해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에도 난 먹을거 가지고 차별하는 사람이 제일 싫더라.

그 순간에도 할아버지는 울음을 뚝 그치라고 나를 혼냈다. (정말 미워~)

어머니도 속상했는지 다음날인가 할아버지 외출하셨을 때 자장면을 시켜줬는데,

난 동생도 같이 먹는게 대단히 맘에 안들었던 모양이다.

그 땐 어려서 할아버지보다 옆에서 좋아라 춘장을 빨던 동생이 더 얄미웠었는데,

엄마가 시켜 준 자장면을 먹을 때 동생에게 단무지는 절대 못 먹게 했던 기억도 난다.ㅋ

 

 

할아버지와 같이 산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고작 3년.

그 전에는 작은 할아버지와 약수터도 함께 다니고, 아양도 떨면서 재잘거리던 산소녀였는데

(하하..사당에서 살던 때...작은 할아버지도 집에 계시는 걸 좋아하셨지. 그런거보면 유전인가?

그래도 작은 할아버지는 내가 참 좋아했다.) 할아버지와 살면서 억압된게 참 많았던 것 같다.

 하다못해 할아버지 친구분께서 용돈으로 주신 돈은 단돈 100원이라도 꼭 허락을 맡고 써야했으니까.

 

 

돌아가실 때에도 집에서 삼일장을 지내느라 어머니가 많이 고생하셨는데,

그 날 밤 꿈에서.   

생전 내겐 웃지도 않던 할아버지가 웃으시면서 내 손목을 잡으며 같이 가자고 말하던

그 순간은 아직도 기억한다. 그 꿈속에서 기괴하게 웃는 할아버지의 배를 그동안 억눌린 만큼 있는 힘껏 발로 찼던 순간도.

이런 말은 그렇지만 사실 얼마나 속 시원했는지..

 

 

앗, 어쩌다가 얘기가 이렇게까지 왔네.

암튼 이런 기억을 갖게 해 주신 분이 내 이름도 지어주셨는데,

이런 사유로 이름 바꾸고 싶다고 동사무소에 쓰면, 불효막심한 년이 되는건가??

 

 

 

 

#3.

뭐, 십년도 넘게 예전에 돌아가신 분 생각해서 뭘 하겠어.

아직도 내 이름이 네이버 검색 1위려나?

어...벌써 내려갔네. 세상 정말 순식간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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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읽는 책> 안톤체호프 -6호 병동 중

 

 

사실, 죽음이 누구에게나 정상적이고 당연한 겲말이라면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죽는 것을 막으려 한단 말인가? 어떤 장사치나 관리가 5년이나 10년을 더 산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의학의 목적을 약으로 고통을 덜어주는데서 찾는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고통을 무엇때문에 줄이려고 하는가? 첫째, 흔히 말하듯이 고통은 사람을 완성으로 이끈다.

둘째, 인류가 정말로 알약과 물약으로 자신의 고통을 절감시킬 줄 알게 된다면, 그전까지 온갖 불행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주었고 나아가 행복을 가져다주었던 종교와 철학을 아주 저버릴 것이다.

푸쉬킨은 죽음을 앞에 두고 무서운 고뇌에 휩싸였고, 가난한 하이네는 중풍때문에 몇 해 동안 누워만 있었다. 그런데 안드레이 에미비치나 마트로냐 사비슈나와 같은 사람이 아프지 말아야 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그들의 삶은 보잘것 없으며, 고통마저 없다면 아메바의 삶같이 전적으로 공허할 것이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단편선 - '6호 병동'중에서


<죽음에 대한 다른 시각. 고통, 불안, 죽음을 존재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특이해서 몇 자 적어놓는다.  06.10.12>

 

 

 

 

오늘 블로그에 글을 많이 쓰는군.

요즘 읽는 책이다. 예전에 이름만 들어서  알게 된 작가다.

"책 속에서 권총이 나온다면 그것은 반드시 발사되어야한다." 라나 뭐라나.

아마 내 기억으론 이광수 '무정'을 비판한 김동인의 비평글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 같다.

 

 

아직 절반정도 읽었는데, 솔직히 재미는 없다.

하지만 소소한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체가 꽤 맘에 든다.

후기에는 희곡을 많이 썼다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꼬옥 읽어봐야겠다.

 

자세한 독후감은 책을 다 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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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리우스님의 [green] 에 관련된 글.

 

세 번이나 해봤는데, 그래도 또 블루가 나온다.

블루만 100%인건 너무 하잖아.

 

 

You scored as Blue. You are considered to be a very calm person who takes things one at a time and does not worry too much about the consequences. Whatever happens, happens, is your moto. You are the one people come to for advise on most topics, because you are filled with limitless knowledge. You can handle any situation.

Blue

100%

Purple

94%

Black

89%

White

78%

Orange

72%

Green

72%

Red

67%

Yellow

39%

Pink

17%

 

 

 


Which Colour Represent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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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군대 갔어요

 

 

오늘 하나있는 남동생이,  드디어 군대를 갔습니다.

원래는 지난 2월경에 갈 예정이었는데,  한참 군대 총기 사건이니 말도 많고

이 놈이 사고를 치기도 해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입영 연기를 했었죠.

더 이상 연기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드디어 군대를 갔는데, 또 군대 갈 때가 되니,

북핵 문제가 대두되고 군대에 경계령이 내려졌다는 보도가 계속 되더군요. 훗 (고생좀하겠어)

 

제 동생과 전 우애깊은 남매애를 찾는 관계는 아닙니다. 흐음. 수 많은 일화를 다 말할 수는 없고...

군대 가기 전, 생명 보험을 들겠다고 난리를 치는 녀석.

어머니는 "그런 일이 생겨도 안되지만, 혹시 나쁜일이 생겨도 난 그 돈 못 받는다"라고 하시며

거절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한 말 했죠.

"아냐, 꼭 보험 들어. 난 그 돈 쓸래"

물론!! 결국 생명보험을 들지 못했어요. 군대에 입대한다니까 보장이 많은 보험에선 거절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배웅하는 차 안에서 말해줬죠

"보험도 안 들었으니까, 몸 사려."

 

어렸을때에는 동생을 참 많이 좋아했어요. 뽀얀 피부에 바가지머리가 너무 귀여워서

동생을 데리고 돌아다니며 "제 동생이예요^^"라고 하루종일 돌아다닌 적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놈이 하도 밖으로 싸돌아다녀서 피부가 검어질무렵

우린 서로 아는 체하지 않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일부러 그런건 아니였는데 말이죠.

아마 서로 각자의 삶을 살게 되면서 묻지도 대답하지도 않는 그런 사이가 된 것 같아요.

 

그런 그 녀석의 가식적인 모습을 기억하는건,

동생이 효자라고 주변 사람에게 거짓소문이 날 무렵이었습니다.

우연히도 작은 이모가 증인이 된 '붕어빵 사건'덕분이었죠.

제 동생이 중학생이었을 무렵, 집으로 오는 길에서 제 동생과 이모가 마주쳤죠.

그런데 이모의 말에 따르면, 교복 속 가슴 깊이 무엇을 품고 오더랍니다.

알고보니 어머니께 드릴 붕어빵이 식을까봐 가슴에 품고 뛰어가는 길이었다는 겁니다.(쳇, 말도 안돼!!)

그 말을 전해들은 우리 어머니야 감동에 감동의 트위스트를 추셨답니다.

하지만, 전 알고 있었죠. 붕어빵을 가슴 속에 품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효심이 아니라 추운 겨울,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때문이었음을. (따뜻하잖아!)

나중에 진짜 엄마한테 주려고 뛰어왔어?라고 물으니, 이 얍삽한 놈, 그저 웃기만 하더군요.

 



이런 동생이 군대를 가니, 우리 어머니. 입영 몇 주 전부터 눈물에 눈물을 흘리셨죠.

하지만, 나이도 스물 둘, 키도 190이나 되는 이 거구를 누가 쉽게 건드리겠습니까.

다만 걱정되는건 욱하는 성질과 뒤에 숨은 소심함의 결정체라는 점이나,

시류에 잘 편승하고 줄타기를 워낙 잘하는 놈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은 사라집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나이나 덩치에 관계없이 한없이 걱정되고 불안하고 그런가봅니다.

어머니는 의정부에서 아들 손을 꾸욱 잡고 눈물을 참고 또 참더니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내 눈물을 글썽거리며 "아들이 보고싶다"를 외치십니다.

손에는 '입영안내서'와 '은나노 <슈퍼> 깔창' 껍데기를 들고서 말입니다.

 

 

동생이 부대에 들어가기 전

제발 전경으로 배치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걱정해줬습니다.

키가 커서 확률이 높다는데, 아... 정말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누군가에게 동생이 맞는 장면보다 공권력이라는 이름에 기대서 누군가를 때리는 장면은

너무 끔찍해서요. 시키면 다 할 놈이라 더 걱정입니다.ㅠ.ㅠ

 

그리고 이런 말을 했어요.

군대 문화라는게 무시할 수 없을테니, 네가 맞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중에라도

절대 네가 누군가를 때리지 말라고 말입니다.

 

아,혹시 파병 지원하라고 하면, 무조건!!! 잠자코 있으라고도 했군요.

 

 

짧은 인사를 나누고 "잘 다녀올께"라는 동생의 말이 귓가에 닿을무렵,

이 녀석은 벌써 100m즈음 뛰어가고 있습니다. 한번도 뒤돌아보는 법이 없더라구요.

어머니는 행여나 아들모습을 놓칠까 운동장을 빙 돌아서 아들이 있는 뒤쪽으로 뛰어갑니다.

저도 따라갔습니다.

 

처음으로 입대식이라는 걸 구경하면서 마음이 불편하더라구요.

대대장이란 사람이(누군지 얼굴도 안 보입디다) 인사라고 하는 말이

남자는 강인해지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조국의 부름을 받고 왔으니 환영한다나 뭐라나

짤막한 "사나이로 태어나서~"로 시작하는 군가를 들으면서

동생 또래 혹은 더 어린 애들이 눈물을 훔치며 자꾸 부모님을 찾는 모습이 눈에 보였거든요

제 동생은 의정부로 갔는데, 오늘 3000명이 입대를 한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이렇게 입대를 한다니까, '군대'라는게 장난이 아니게 느껴지더군요.

군대라는 거, 국가라는 거. 제 동생이야 '신체 건강한 군필자'의 범주 내에서 살아가기 위한

과정을 겪는 것이라는 생각까지 미치고서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근데...정말 사람이 빈 자리가 크다는 말이 조금씩 느껴지네요.

제 방 꼬진 컴퓨터가 망가지면 시스템 복원은 누가 해줄지...ㅠ.ㅠ

당장 냉장고에 있는 환타, 치킨, 고기, 과일, 우유, 아이스크림...이런 건 누가 먹을지.

당분간, 어머니 옆에 꼬옥 붙어 있어야겠어요.

마음이 허전하시다네요. 저도 약간은 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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