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다시피,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이 며칠 전 봉변(인지 응징인지; 여튼)당할 뻔했다죠.

이번 '백색테러'(백 번 양보해 의거라 해도;), 방가방가해가며 잘했다 박수칠 일은 확실히 아닙니다. 물론, '방법상'으로요. 다만 그럼에도 분명한 건, 이 사건에 '거어참, 고소하네. 쌤통이다'라 할 정서가 만만찮이 광범한 지지세를 업고 있으리란 점 아닐까 해요.

(이게 자작극 아니냔 얘기도 있지만, 그럴 공산은 낮아보입니다. 이래가면서까지 스타일 구길 이유를 찾기가 별로 쉽지 않아 보여서요. 제가 보기엔 방가네를 "민족의 자주와 공존공영의 기초를 좀먹는 병균덩어리"로 규정하는, 그니까 우국충정 만땅인 강성 민족주의 성향의 인물들이 중심이 돼 모의한 백색테러일 공산이 더 커 보이는군요.)


우리나라 부르주아-우익들 보면 참 멍청한 게, 소위 '사회적 타협'이란 의제가 실은 자신들의 기득헤게모니를 '연착륙'시키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질 모른다는 점이죠. 진작 '발상의 전환'을 했으면, 굳이 이런 봉변 안 당해도 됐을 텐데요.

서구권의 '체제안정'이란 것도, 발생된 사회적 잉여에 대한 이런 쇼부가 어떻게든 이뤄져서였건만, 이런 건 나몰라라 하곤 감세니 공공영역 축소니 해가며 같잖고 쌩뚱한 의제설정이나 하고 앉았으니..ㅉㅉ

참 한심한 건 이런 '개량주의적' 제언이 우파 내부가 아니라, 저 같은 이른바 '빨갱이'들 입에서 나오고 있단 겁니다. 즉, 넘치다 못해 디룩거리는 살을 나눠야 살찌우기도 지속가능하단 얘길 해도, 자유시민의 각을 뜨려는 준살인행위는 절대용납불가라며 두 눈에 쌍심질 켜고 치를 떤단 건데요. 한마디로, 가관인 거죠.

요컨대 이번 사건은 그간 끝간 줄 모르고 창궐했던 조선식 의제설정 방식이 기로에 서게 됐음을 시사하는 일이 아닐까 해요. 즉, 기득진영과의 '신성동맹'에 기초해 반동적-비타협적 계급투쟁 노선을 취했던 한국의 범부르주아 블럭의 담론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경고의 징후란 거죠.

산-학-언을 마디로 하는 기득블럭서 앞으로 계속 쪼다 같이 구는 한, 그에 대한 '상당수'의 이의제기 방식 역시 쪼다 같은 형태를 띄리라는 겁니다.


이게 싫다면, 방법은 두 가지겠죠.

검,경찰 같은 국가장치의 법률 및 물리력에 기대 '치안'과 '질서유지'의 강도를 한껏 높이거나, 혹은 자기네들이 사실상 독점적으로 전유하고 있는 소유/잉여에 대한 과감한 '양보'를 감행하거나. 전자가 실현될 경우엔 사회분위기는 분위기대로 살벌해지고, 쪼다스러운 반발의 강도는 강도대로 높이는 결과를 동반할 공산이 클것이고, 후자가 실현될 경우엔?

모르죠. 나중에 또 어떤 정치적 갈등을 초래할진 두고볼 일이겠지만, 지속가능한 자본축적의 숨통이 열린 덕분에 '하면 된다'는 낡은 발전주의적 기치가 대중들한테 의외로 잘 먹혀들지도요.

참, 쓰면서도 이런 식의 득실계산을 왜 제가 해야는지 정말 케안습이 아닐 수 없슴다만..ㅠㅠ 로쉬마이어 같은 이는 무어의 테제를 까면서 한국 같은 (반)주변부 출신 국가들에선 부르주아 덕에 형식적 민주주의나마 이루는 게 아니라, 부르주아 때메 형식적 민주주의의 성숙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했던데, 요 근래 대한민국 부르주아지들 하는 꼬라지들 보믄 이 얘기가 딱, 맞아떨어진다 싶어요 정말.


그런데도 이네들이 '알아서' 바뀌길 바란다? 순진하거나, 아님 쪼다 같이 멍청한 바램이 아닐까요. 그럼 어떻게? 알아서 안바뀜, 마지못해서라도 바뀌게 하는 수밖에요.

무슨 '자정'이니 '투명성제고' 따위의 백년하청만도 못한 공소한 요청보다 훨 절실한 건, 실질적이고도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집합적 '힘'을 그러모으는 일임다. 더불어 이같은 힘을 증폭시킬 노련한 '싸움의 기술' 하고요.

단, '서구'란 데서도 이건, (자유주의 부르주아지들과의) 힘겨운 '악다구니'로부터 획득된 것였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겁니다만.

게다가 이런 악다구닌 이 빛나는 (줄로들 아는) 21세기에 예전관 다른 갱신된 형태로, 주요한 '싸움의 기술'로 부상할 수 있음을 유념할 필요도 있겠구요. 물론 이 악다구닌 물리적 대결을 포함해 논쟁적인 '대화와 소통'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의미를 갖다고 해야겠죠.

암튼 어디서 무얼 하고 있던지간에 이런 각오도 없이, 지금관 확 다른 좀더 나은 사회를 일구어낸다는 건, 특히나 부르주아지들의 쪼다지수가 유달리 높은 한국 같은 데선 더더욱 난망한 일 아닐까 싶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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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2 22:01 2008/03/1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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