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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시선집] 꽃속에 피가 흐른다(꽃피다), 창비

김남주 시인 94년 2월 추운 겨울에 떠났으니, 벌써 11년이 지났다.

박노해보다 먼저 김남주를 읽으면서, 박노해를 애써 멀리하던 학부시절이 기억난다.

왜 그랬을까? 시를 혁명의 도구로 생각한 시인이었던 만큼 더 거친 시들이 많은 그분이었는데.

그 이유중에 하나를 2004년 5월에 창비(염무웅)가 엮은 '꽃속에 피가 흐른다'의

멋진 표지 디자인에서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책 겉모양을 좀더 구체적으로 묘사하면

1) 빨간색 속표지인 양장본을 회색의 컽표지가 덮고 있다.

2) 회색의 겉표지에는 동그란 구멍이 뚫여 있고 거기 김남주의 사진이 있다.

3) 시선집의 제목은 시집의 첫시로 등극한 '잿더미'에 따왔는데,

    마치 검은 피로 물든 것 같다.

4) 묘한 것은 시집의 제목중에 큰글씨만을 읽으면 '꽃속에 피가 흐른다'='꽃피다'로 읽힌다.

    시 '잿더미'를 읽으면 더욱 이런 감흥은 크게 다가온다.

 

'꽃속에 피가 흐른다'를 '꽃피다'로 읽도록 만든 것은 의도적이었을테다.

 

거친 김남주를 좋아했던 이유는 시의 강한 운율이 있다는 것과 함께 거친- 앞에서도

언급한 이 단어의 의미는 사실 사전적으로 해석되기 보다는 저항을 위해 다른 서정시에 비해

예쁜 단어만 고집하지 않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 시(詩) 사이사이에 민중가요 노랫말로

옮겨진 아름다운 시들이 여느시인보다 많다는 데 있었던 것 같다.

 

그는 거친 시만큼 예쁜 시를 만들어 낸

붉은 시인 - 창비의 표지디자인에 따르면 - 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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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서법 ]

적당한(?) 더위를 견디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책읽기'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후덥지근함이 극에 달해 온몸이 끈적거리기 시작하면 이런 방법도 무용지물일지다.

지난 여름에도 몇권을 책을 읽으면서 더위를 잊었던 것 같지만, 올해는 좀더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잊고 싶은 것이 있는데 좀처럼 그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어서 일종의 도피처를 찾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 날 괴롭히는 '소통'의 문제는 갈수록 끔찍한 절벽으로 치닫고 있다.

한 사람과의 대화에서 몸서리치는 분노를 느끼기도 하며, 더이상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잦다.

엉뚱한 생각하지 않는데는, '알코올'과 '책'이 그만이다.

 

최근에 읽었던 몇가지 책들은 주로 과학에세이 및 사회학 도서 들이다.

특히 교양 수학책들은 아주 쉽게 읽히고, 수학자의 생각의 변두리라도 엿볼 수 있어 재미있다.

 

7월 25일 - 부분과전체, 하이젠베르크, 지식산업사

7월 22일 - 인간의 그늘, 제인구달, 사인언스북스

7월 17일 - 제인구달의 생명 사랑 십계명, 제인구달/마크 베코프, 바다출판사

7월 16일 - 수학의 밀레니엄 문제들 7, 케이스 데블린, 까치

7월 10일 - 아레오파기티카, 존밀턴, 소나무

7월 9일 - 현대수학의 아버지 힐베르트, 콘스탄스 리드, 사이언스북스

7월 8일 - 무한의 신비, 애머 액젤, 승산

7월 3일 - 이 짧은 시간 동안, 정호승, 창비시선

7월 2일 - 고양이 비디오를 보는 고양이, 이수명, 문학과 지성사

 

계획하고 있는 책

 

1. 양장본의 새빨간 커버를 덮고 있는 회색의 표지사이로 김남주의 얼굴이 내보이는

   새로 엮인 시인 김남주의 시선집 '꽃 속에 피가 흐른다', 염무웅, 창비

2. 5월부터 읽고 잇지만 100여쪽만 읽은 접어둔 '미국의 민주주의I'그리고 II, 토크빌, 한길사

3. 첫번째 시에 망치로 두들겨 맞은 듯한 '어느날 꿈에', 최민, 창비시선 244

4. 성이 아주 고상한 제인구달(Jane GoodAll)의 '희망의 이유', 제인구달, 궁리

5. 아주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병법, '손자병법', 손자, 책세상

6. 위의 병법과 대비되는 서양에서의 '전쟁론', 클라우제비츠, 책세상

 

요즘처럼 독서가 날 다른 공간과 시간으로 이끈적은 없는 것 같다.

간혹 그 시공간은 '형이상학적' 혹은 '추상적'인 곳이기도 하고, 몇세기 전의 역사속이기도 하다.

'침팬지'를 관찰한 구달(GoodAll) 할머니의 'Ten Trust'는 매우 감동적이어서 책 표지의

그녀의 사진을 보며, 아름다운 주름진 외모에 감탄한 나머지 눈물이 흐르는 걸 보면 ^^

 

그리고 도피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면으로 부딪쳐야 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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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방식

 

입사 한후 얼마 되지 않아서던가? 스스로를 휴대폰 팔아요라고 소개를 한 적이 있었다. 편하닌깐.

 

요즘은 좀 다른 생각을 하는데, 요즘은 휴대폰이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에 짐착한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서로를 표현하는 방식이 아주 가지각색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그 가지각색을 뛰어넘어 소위 '통하기'위해선 꽤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고 많이 떠올린다. 그래서인지 서로를 숨기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거기다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대화방식을 관철시키기 위한 기술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M$N으로 대표되는 프레즌스(Presence)다.

 

예를 들어, 자리에 멀쩡하게 있으면서 가끔은 '자리비움'으로 표시를 한다던가, 더욱 나가서는 '오프라인'으로 표시(Polite Blocking)해 상대를 속이기도 한다. 물론 내가 원한다면 언제든 솔직하게 혹은 무지때문에 '온라인'으로 표시된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다.

 

몇마디로 요약하기는 아주 복잡다기하지만, 의사소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오래전에는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치기 위해선 일단 전화를 걸어봐야 했다.  '나 수업중이닌깐 조금 있다가 할께' 혹은 '지금 회의중이니 1시간 후에 다시 걸어 주세요'를 전화를 건 다음에야 알아차렸다. 그런데 요즘은 '오프라인' 혹은 '다른용무중'으로 표시해 적극적으로 내가 대화할 상태인지 아닌지를 알려, 시작부터 상대가 대화시도하지 못하도록 관철시킨다.

 

'통화연결음'으로 내가 싫어하는 노래를 들어야 하고, '발신자 번호표시'로 누가 걸었는지 확인해 받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으면 된다. 물론 현재 한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런 서비스는 적극적 자신의 의지 관철을 위한 걸음마단계의 기술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수동적인 의사소통의 방식은 적극적인 방법으로 전환되고 있는 셈이다. 낭만이 사라질지도 모를 무서운 변화인데. 과연 이런 변화가 좋은 가? 분명한 것은 이런 소통의 방식의 변화에 적잖게 적응못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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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La democratie en Amerique

 

한길사에서 출판한 토크빌의 저작 '미국의 민주주의'를 읽기 시작하다. 첫 시작인 제12판 저자 서문을 읽고 또 읽었다. 몇번에 걸쳐 읽어도 그 감흥이 더욱 강해진다. 그리 과격하지도 않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혁명의 복판에선 피 끓는 젊은이가 강한 확신을 가지고 대중을 선동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그것은 '민주주의'라는 역사적 흐름을 피할 수 없다는 그의 확신이다.

 

우리들이 지금까지 보아온 급작스럽고 중대한 사태가 아무리 신속하게 이루어졌다고 해도, 이 저서의 저자는 그런 사태로 놀라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 전세계의 문제에 있어서 보편적이고 저항할 수 없는 지배적인 힘으로서의 민주주의가 현재 도래하고 있다는 단 한가지 생각에 끊임없이 사로잡혀서 이 책은 15년 전에 씌어졌다. 이 책이 다시 읽혀지면, 사회는 그 모습을 바꾸고 인간은 그 조건을 바꾸며 그리하여 새로운 운명이 임박하고 있다는 엄숙한 경고가 페이지마다 발견될 것이다. "평등원칙의 점진적인 전개는 섭리적인 사실이다. 그 원칙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의 모든 주요한 특징들이 담겨 있다. 즉 그것은 보편적이고 지속적이며 끊임없이 인간의 모든 간섭을 회피한다. 또한 만인은 물론 만사가 그 발전에 기여한다. 그 원인들을 먼 과거에 두고 있는 사회운동이 한 세대의 노력으로 막아질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은 현명한 일일까? 봉건제도를 무너뜨리고 왕들을 패하게 만든 민주주의가 상인과 자본가들을 맞아 뒤로 물러나리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가 그렇게나 강성해지고 그 적들이 그렇게나 약화된 지금 그 발길을 멈출것인가" 라는 글이 바로 이 책의 서론에 기술되어 있었다. (하략)

 

'미국의 민주주의' 제12판 저자서문, 1848년 토크빌

 

그 중 일부는, 1800년대 중반에 했던 그의 확신과 달리, 현재 시점에서 정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읽을수록 마치 내가 혁명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처럼 흥분된다. 동시에 안타까운 사실이 날 짓누른다. 역사의 흐름을 내다보는 강한 예지력과 확신속에서 흔들림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열정이 내겐 없다는 그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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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힘, 김진경, 문학동네

 

비상(飛翔)

 

지구상의 생물들이 가장 크게 날아오른 것은

새들의 비상이나, 인간이 실현한 무엇 따위가 아니라는 거야

물고기가 지느러미를 네 발처럼 어기적거리며

최초로 물 밖으로 기어나왔을 때

느꼈을 어마어마한 중력을 생각해보라는 거야

그 몇 센티미터의 간절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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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그리운 지난 것 혹은 두려운 올 것로의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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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얘기나 써볼까라고 생각한 2004년 7월 27일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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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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