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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조령산

http://tour.gbmg.go.kr/open_content/guide/map/saejae_guide_map/

 

7월 14~15일

동서울터미널에서 문경행버스를 탔다. 2시간 10분가량 걸린다.

12시 30분에 문경터미널에 도착. 문경새재까지 걸어갔다. 50분정도 걸린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꽤 있었다.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까지 옆에 물길이 계속있다. 물이 정말 깨끗했다. 갈려니와 버들치가 주로 산다고 한다. 5~6월 산란기간이 끝나서인지 손가락만한것부터 손톱보다 작은 새끼까지 정말 떼로 노닐고 있었다. 세관문을 통과하기까지 발을 수시로 멈추게 된다. 사연이 많은 돌과 나무, 남아있는 옛것들. 새재의 생태에 관한 간략한 설명이 달린 안내판 등을 보느라고. 옛길로 새기도 했다가 들쭉날쭉. 새재길에는 사연도 참 많더라.

우리나라에서 제일 키가 큰 나무는 용문사앞 은행나무, 제일 고령인 나무는 울릉도의 2000년 넘은 향나무, 소나무, 해송, 리기다소나무, 잣나무 구별법, 신갈, 굴참, 졸참, 상수리나무 구별법 등. 그리고 왕 큰 소나무 허리에 하트모양으로 껍질이 벗겨진게 몇그루 보이길래 누가 저런 걸로 사랑을 기억할 기막히고 이기적인 생각을 했을까 이라고 생각하고 있던터에 안내판을 보니 그것은 하트모양이 아니라 V자였다. 일제시대때 일본이 강제징병을 하고 연료를 얻기위해 소나무 허리에 V자로 긁어 송진을 모았다는 것. 그 소나무들이 수십년을 살면서 V자 모양도 따라 자라 날카로운 V는 모서리가 둥글둥글해져서 하트모양으로 보였나보다.

 물이 많아 약수터도 군데군데 있다. 새재길 옆 계곡에는 넓적한 바위에 걸터앉아 발을 담근채 동동주를 물에 담가놓고 담소를 나누는 부부도 있었고 아예 물놀이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은 새재길이 2차선 도로만큼이나 넓고 평탄하여 새도 쉬어가는 고개라는게 실감이 나지는 않았다. 그건 다음날 조령산을 오르면서 바로 내가 실감했다.

조령관을 지나면 바로 조령산자연휴양림이다. 거기서 30분가량 내려가면 고사리마을. 고사리주차장에 수안보, 충주로 나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그리고 고사리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신선암의 위세는 우왕. 그걸 보기위해서라도 고사리주차장까지 내려가볼 만하다. 고사리주차장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20분가량 내려가면 수옥폭포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다음날 주흘관쪽에서 조령산을 오르기위해 조령관에서 주흘관으로 되돌아갔다. 되돌아가는 길에 KBS사극 세트장구경도 겸했다. 경복궁과 광화문을 복원해놓았는데 세트장이다 보니 건물하나하나에 정성이 깃들어보이진 않았다. 그래도 추노 마지막 장면에서 공형진이 양쪽에 총을 들고 광화문을 혼자 찾아가는 씬을 여기서 찍었다 한다. 그 자리에 서서 광화문, 경복궁을 보니 가슴이 조금 떨릴만큼 건물이 생생해졌다. 세트장에는 태조왕건, 김만덕, 제중원. 추노 등을 촬영했다고 홍보하고 있었고, 지금도 뭘 찍고 있는지 스티로폼으로 다리를 하나 만들고 있었다. 스티로폼에 락카칠을 한 모양인데 그 깨끗한 계곡물에 누런 거품이 퍼지고 있었다. 1급수에만 산다는 갈겨니와 버들치가 있는 계곡물을 저렇게.....기분이 언짢아졌다. 속으로 KBS욕 을 한바가지 했다.

주흘관근처로 내려오면 자연생태공원을 만들어놨다. 궁금해서 가봤다. 자연생태공원이란 참 천연일색. 뜬금없이 타조와 앵무새, 산양, 일본원숭이 등을 가둬둔 모습은 아연실색.

새재앞에는 숙박시설이 많이 없다. 유스호스텔, 관광호텔이 있긴한데 혼자 여행가서 팡팡 돈 쓰기도 싫고,

여관같은 펜션하나, 민박집 하나 있다. 민박집도 새단장을 했는지 깔끔해보이고 2만원이라 괜찮았지만 화장실이 따로 있어서 4만원을 주고 여관같은 펜션에서 잤다.

 

 

 

15일 6시도 되기전에 일어났다. 집밖에서는 잘 못잔다.

어제 산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 변까지 보고서 6시 50분쯤에 출발, KBS세트장내에 있는 일지매산채를 지나 조령산을 오른후 백두대간 능선을 지나 깃대봉, 조령관으로 하산할 계획. 일지매산채에서 줄곧 오르막. 나무계단을 해놓았는데 헥헥 대며 올라갔더니 자연생태공원으로 내려가도록 만들어진 산책길이었고, 조령산으로 오르는 이정표가 없었다. 산세도 잘 모르고 처음오는 산은 함부로 나대면 안된다. 그래서 다시 돌아왔다. 1시간 정도 걸렸다.

그럼 마당바위에서 오르기로 변경.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이다. 이정표는 없지만 각종 산악회에서 메단 리본들이 길을 잃지않게 안내해주었다. 숲이 깊어 햇살을 거의 볼수가 없고 땅은 늘 축축한 것 같았다. 그러다 햇살이 반사되는 곳이 있어 가보니 어마무시무시한 바위(바위위에 있는 사람입장이라면 낭떠러지)위로 물이 졸졸 타고 흘러내린다. 그 앞에 방만한 넓적바위가 있는데 시간이 있으면 누워있다 오고싶었다.

1시간 정도 올라가니 갑자기 급경사가 나오고 산악회표식도 있는둥 마는둥. 길인지도 잘 모르겠고. 일단 올라갔는데 흙이 미끄러저내린다.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아래를 보니 경사가 져서 내려갈 일도 걱정. 이래저래 걱정이어서 계속 올라갔더니 능선이 드뎌 나오고 낡고 바랜 산악회 표식이 하나 보였다. 왼쪽으로 가면 조령산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백두대간 능선따라 신선봉, 치마바위봉으로 가는 길이다. 나는 오른쪽으로 올라 능선을 타고 조령관으로 하산할 예정이었다. 오른쪽으로 능선을 20분가량 올랐을까 바위능선이 나오고 어느것이 길인지 도대체 알수가 없는 가운데 경사는 어찌나 가파른지 능선양옆이 낭떠러지. 능선의 왼쪽이 그래도 나무가 있어서 왼쪽으로 갔다가 완전히 길을 잃었고 흙이 줄줄 흘러내리고 돌도 저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다리가 후덜덜. 한발짝도 내딛기가 겁이 났다. 119에 전화를 ㅠㅠ. 백두대간 능선이 바위능선이라 처음 가는 사람은 길을 찾기 어렵다고, 현재 조령산 지도를 만들기위해 준비중이라고 했다. 그 쪽에서도 나를 도와줄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것을 확인. 오도가도 못하고 나무를 꽉 잡고 한참을 있었다. 문경은 화강암지형이어서 나무도 땅에 깊이 뿌리를 내리지못해 내 몸무게를 지탱해줄 나무가 별로 없는 이 곳을 내려가야만 한다.

정신을 차리고 되돌아가기위해 왔던 방향을 가늠해가며 기고 엎드리고 매달려서 겨우 능선갈림길로 내려왔다. 1시간이 지나있었다.

거기서 다시 막대기를 하나 주어서 기어서 계곡까지 내려왔다.  조령산 가지점까지 와서 119에 전화를 해 걱정하지말라고 전했다. 괜히 새재가 아니고 괜히 '령'자가 붙은게 아니다. 마당바위에 다시 오니 4시간이 지나있었다. 새재길을 따라 조령관으로 와서 조령산자연휴양림을 거쳐 고사리주차장에 도착. 마침 수안보,충주행 버스가 와 있었다. 고사리주차장에서 신선봉(마당바위쪽에서 오를때 있었던 신선봉과 다름)을 보니 그 위용에 놀라 산을 모르고 오른 내가 주차장에 서 있는 것이 감사할 지경. 고사리주차장에서 충주버스터미널까지는 거의 한시간 걸렸다. 충주에서는 동서울,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모두 있어서 서울행버스는 자주 있다.

 

조령산, 주흘산은 다시 갈 엄두는 당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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