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9_사라지는 것에 대한 기록


펜끝이 기억하는 자리


글 민균


빠른 것이 대접받는 세상에 손글씨는 유물 같은 존재다. 속도와 편리함을 따라가지 못해 00 한 구석을 차지한 00처럼. 썼다가 지우고, 잘못 쓴 글 위에 길게 줄을 긋고, 오자를 감추려고 까맣게 덧칠하는 ‘미련’하고 ‘느린’ 작업이다. 디지털 자판에 익숙한 사람들은 “컴퓨터가 있는데 글씨는 왜 쓰냐?”고 되묻는다. 글을 ‘쓰지’않고, ‘치’면서 무엇이 사라지고 어떤 것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가?

손으로 쓴 편지와 우체통. 학창시절 애틋한 편지를 주고받던 그 친구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성탄절과 새해에 마음을 나누던



연필 쥔 손가락 마디에 베긴 굳은살대신 오랜 시간 자판을 두드리다 손목 디스크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손편지 우체통

원고지

일기장

전화번호부

펜글씨확원 차트사

칠판


편지 우체통 / 메일

원고지 / 컴퓨터

칠판 / 빔프로젝트

일기 / 미니홈피

전화번호부 / 손전화기 주소록

펜글씨학원 / 글씨체

기록원


손가락 굳은살 / 엄지족

필기구

차트병 / 피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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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8 23:55 2008/08/1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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