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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일기를 시작하며

쿠팡 물류센터에서 기간제 사원으로 일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기 전에는 논술강사, 인터넷 신문 기자, 공무원 등 정신노동과 가까운 일을 했다. 따라서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것은 육체노동으로는 처음이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양발 4번째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쿠팡 물류센터 현장에는 보안과 도난,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물품 반입을 대부분 금지한다. 만보기를 차고 일을 하는 동안 얼마나 걷는지 확인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만보기 같은 물건도 쿠팡에서 팔고 있으므로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현장에 가기 전에 사적인 물품들은 사물함에 넣도록 하고 있다.

 

특히 핸드폰 반입 금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 지게차, 자키, 카트 등을 이용한 물품 이동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이므로 안전사고 등을 이유로 휴대폰 반입을 금지한다는 쿠팡의 설명이 설득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휴대폰 반입을 허용하면 공정에 따라 마음 먹기에 따라 구석진 곳에서 계속 휴대폰 사용이 가능한 구조이기도 하고, 사진 촬영 등을 통해 내부 보안이 유출될 수도 있다는 점 등도 휴대폰 반입을 금지하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즉, 인간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통제와 관리가 없으면 도둑질을 하고, 농땡이를 치고, 사고를 일으키는 존재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그러할 것이다. 최저임금 또는 최저임금과 가까운 임금을 받고 대부분 노동자가 일용직 또는 계약직인 상황에서 주인 의식을 갖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서 쿠팡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노동자를 고용한 기업이다. 계속 물류센터를 늘리고 있으므로 노동자의 고용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여력이 된다면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 등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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