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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했던 연휴 5일..

나를 둘러싼 가족이나 배우자를 둘러싼 가족 조차도 거의 왕래가 없는 우리 집 명절은 그야말로 너무 조용하고 할일이 없다.  우리끼리 간단히 차례지낼 정도의 전 3가지, 나물 3가지, 밥, 국, 산적, 생선 굽기.. 그러면 땡이다.  밤이야 맨날 까는 사람이 까면 그만이고, 과일은 몇가지 사서 씻어서 올리기만 하면 된다.  남들이 말하는 명절 증후군에 비하면 오히려 나는 이 명절 연휴를 어떻게 하면 잘 놀아볼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보내기가 십상이다...

 

올 연휴는 딴때보다 길었다.

처음 이틀정도는 주말이고 하니 평소대로 보냈는데 남은 3일은 어떻게 시간이 안가던지 원...애역시 밖에 나갈 기미조차 안 보이고 룸메는 코골며 자는게 유일하게 하는 소일거리이다보니 나만 그야말로 온몸이 뒤틀리기 일쑤다.  할 수 없이 추석 당일에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싸들고 아이와 자전거를 타고 올림픽 공원에가서 한시간쯤 지치다가 자전거로 공원 한바퀴를 다 돌고 겨우 시간을 보냈다.  집에 와서 오늘 하루도 겨우 보냈군 하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친정에서...밥이나 먹으러 오라고.. 오라고 하지 않으면 가지 않을판이었는데..

 

남은 하루는 누구라도 만나서 술이라도 풀까 했더니 원..다들 가족들이랑 붙어 사는지 아님 싱글들끼리 만나 더블을 왕따시키는건지 전화 한통도 없다.  지루함을 이기지 못해 내가 먼저 술이나 한잔 하자고 걸었던 곳에서는 '휴일엔 술 안 마십니다.' 하면서 무색하게 거절당했고...

 

다 포기하고 저녁엔 맥주나 한잔 마시자며 사오라고 해서 패트병에 든 맥주를 마셨다.  그것도 따로따로...평소에 맥주를 안 마시던 터라 그거 몇잔 마셨더니 어찌나 배가 부르던지...담부턴 절대로 맥주는 안마신다며 다짐하고는 걍..잠이 들었나보다.

 

그렇게 지루했던 연휴 5일을 보내고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드디어 여러가지 할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구나 생각하니 어찌나 반갑던지...땀을 뻘뻘 흘리며 정신 없이 도시락을 싸고 배달을 보내고 나니 조금 짬이 난다.  사실 포스트도 어제 써야 했는데 맥주 몇잔 마시고는 아이 재운다고 눕는 바람에 다시 못 일어난거다.

 

연휴때도 연신 블로그에 들락거렸는데 역시나 블질중독자들은 끊임없이 글들을 올리고 있었다.  사실 그거 구경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는데, 왠지 일일히 덧글이라도 달아줘야 하는 부담이 커서 였는지 애써 외면하면서 탐독하는것도 부담이라면 부담이었다.  왠지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 하는것 같은 생각도 들었고...

 

빨리 연휴가 끝나기만을 바랬다.  그래야 친한 블로거들도 다시 만날 수 있고, 내가 써놓은 포스트에 덧글이라도 생기면서 어떤 '활기'가 돌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언제는 놀지 못해서 전전긍긍 하더니 막상 노는 날이 생기니 그거 하나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건 또 무슨 조화인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렸다.. 역시 노는것도 '떼거리'가 필요하고 '방법'또한 중요한건가 보다.  혼자 조용히 책이라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고매한(?)짓은 왜 하기 힘든걸까....역시 젊어서 놀아야 하는가 보다..

 

그나저나 낼이면 또 금요일인데, 이번주말엔 몰 하면서 놀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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