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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현기증2

한번쯤 배우로 살아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모습을 낯선 공간에서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 궁굼해져서이다.

 

거울을 봐도, 카메라에 찍힌 내 모습을 봐도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저게 내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장을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거란 생각이든다.

아침에 일어나 의식을 치루듯 거울앞에 앉아 자신의 모습을 신중히 바라보것.

기껏해야 지금까지 해본건 로션바르는게 다였다. (이것도 최근 몇 년 전에 시작했을 뿐이다.)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에게 일깨우는 계기가 필요하다.

 

배우 엄태웅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장률의 영화를 찍던 어느날 정성일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걸 해보고 싶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그러면서 카메라 앞에 서서 버티는 것."

 

자신을 좀 더 신중히 바라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자신 안의 타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다.

혹은 타인을 신중히 바라봄으로써 자신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소통이란 이런 신중함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너무 쉽게 소통의 불가능성을 이야기하지는 말자.

 

배우가 되든 화장을 하든 진정성을 가지고 나 자신/타인을 바라 보고 싶다.

 

어느날 리모컨으로 티비 채널을 돌리듯 타인의 고통을 보고도 쉽게 스쳐지나가는 내 모습이 혐오스러워 졌다.

언젠가는 내가 나를 그렇게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무감각함을 부인하기.

폐허 속에서 고통받으며 깨어있기는 얼마나 힘든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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