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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비가 내린다. 몸이 바쁘다. 마음이 바쁘다.

한동안 내 온 몸과 마음을 휘둘러싸던 많은 감정들이 이젠 사라지고 없다.

마음이 가득가득 차고 넘쳐나서 부족한 것만도 못할만큼 내 자신과 모두를 힘들게 하던

그 많은 감정들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없다.

 

역시.. 지나친 감정들은 사람을 갉아먹기 마련이다.

홍역을 앓고난 기분이다. (그런데 난 홍역을 앓아본 적이 없다. ^^;;;; ㅋㅋㅋㅋ)

 

오랜만에 책이 잘 읽힌다.

(내 인생에 드물게 발생하는 현상 중 하나이다. -_-;;가뭄에 콩나듯.ㅋㅋ)

그리고...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시들이... 좋아지고 있다.

 

음악이 다시 좋아지고. 책이 좋아지고. 모든게 좋아진다. 이제야 정신차리나보다. ㅋㅋ

 

어제밤 내 마음을 쿵쿵 두드리고 간 시다.

 

 

<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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