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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의 세상뒤집기]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빠르게 변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적절하지 않지만, 강산이 변하긴 변한다. 바다의 갯벌이 육지로 변하고, 도시의 허름한 다세대 주택이나 저층 아파트가 초고층으로 개발되고, 4대강은 자연 그 자체의 생명력을 파괴당하면서 운하의 삽질에 연민의 손짓을 보낸다. 고속화 도로는 지방 구석구석을 가로지르고 있다.
15년 전에 지자체가 부활되어 남은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아니라 아스팔트 민주주의였다. 지방정부는 너나없이 지역개발이라는 굿판을 벌리고, 중앙정부나 정치세력은 개발복채를 보태겠다고 나선다. 자본은 만면에 띤 미소를 가린 채 그 부름에 나선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이다. 웬 뜬금없는 소리냐구? 다름이 아니라 선거 시즌에 벌리는 굿판이었다. 강산이 아무리 변해도, 1948년 이후 변하지 않은 것은 선거라는 굿판에서 정치인들이 방언처럼 내뱉는 장밋빛 정책이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반도 강산을 변화시키겠다는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나 한나라당은 이전 정권들의 아름드리 선물인 새만금에 수 조원의 세금을 개발복채로 내놓고, 강산을 변화시키는 토목국가 전략으로 일자리 창출에 진력을 다하겠다고 한다. 민주당도 이에 질세라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양 죽은 김대중의 뉴DJP연합과 같은 신계획 전략으로 400만 실업문제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국가, 사람에게 투자하는 국가 등을 만들겠단다. 아예 없는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고 노동자들의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내용은 없다. 그저 낡은 방식으로 새 술을 만들겠다는 허황된 의지뿐이다. 이들 모두 블루오션의 장밋빛 미래만을 내세울 뿐이다. 국민에겐 이러한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세금을 내거나 허기진 배를 움켜쥐어야 한다는 사실을 숨기면 그만이다. 진보정치세력도 이러한 굿판의 흥행을 위해 한몫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번만큼은 진보정치세력의 결집된 역량으로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방정치에서 실현시키자고 한다. 반MB연합이든 진보연합이든 지방정부의 권력이 바뀌면 혹은 중앙정부의 권력이 바뀌면 국민의 세상이 될 것처럼 말한다.
국민은 가만히 있다가 정치세력들의 블루오션전략에 편승하면 그만인가? 아니다. 국민의 블루오션은 무엇인가? 돈이 없어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삶의 고단한 경쟁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진짜 블루오션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국민이 세상을 공짜로 아니 아주 값싼 비용으로 편안하게 살다가 죽게 하는 것이다. 국민은 기본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을 헌법상의 권리를 누리든지, 세금을 내더라도 그 세금을 직접 관리하고 집행한다. 온갖 소모임이나 계모임의 회비처럼 말이다. 대신에 정치세력이나 관료들은 국민의 세금이 아니라 직접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의무를 갖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국민도 좀 진짜 편안하게 살아보자. 다음으로 국민이 직접 정책을 수립해 결정하고, 정책의 집행자를 지명하는 방안이다. 정치세력과 관료들은 자신들만이 그러한 역량을 가졌다고 한다. 무식한 국민은 그저 자신을 따라야 행복할 것이라고 떠든다. 누가 더 무식한 것인가를 놓고서 더 이상 싸우지 말자. 소위 정책집행지명제도를 도입하면 그만이다. 정책에 따라 그 집행 책임자를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것이다. 선거 한 번으로 정책을 독점하는 권력의 시대가 아니라, 수많은 정책의 집행자를 지명하기 위한 선거가 범람하는 세상이다. 선거가 돈도 많이 들고 번거로우면 선거를 아예 없애버리는 대신, 국민의 자치기구가 그 역할을 대신하면 된다. 국민의 진정한 블루오션, 그것은 돈과 의무로부터 자유로운 국민의 바다여야 한다.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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