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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진보넷이 싸이월드보다 좋은 이유.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지금 이순간에 딱 한가지 진보넷은 점검한다고 접속을 차단하지 않는다. 싸이월드 메롱이다.(사실은 썅~ 이런 말을 하고 싶다) 한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착한척 하지 말라고. 뉘앙스가 이게 아니었는데. 암튼 착한 모습으로 남들에게 비춰지기 위해서 내 자신을 속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미였을 것이다. 또 한 친구는 말했다.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끝도없이 무너져서 정신줄 놓아버린 끝에 만나게 될 내 자신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도망치고 싶은 순간에도, 정신줄 놓고 싶은 순간에도 그럴만한 용기가 없다. 어설픈 책임감과 원초적인 두려움으로 나는 내 자신을 내팽겨치지 못한다. 결국 쥐꼬리만한 일탈로 스스로를 안정시키고 위악의 처방으로 역설적인 면죄부를 스스로에게 발부한다. 내가 선택한 일탈은 치킨을 먹는것. 어느 노래 가사처럼 강릉으로 떠날 용기조차 없어 지갑속에 차표만을 모으는 사람처럼 나는 꾸역꾸역 스스로의 금기를 깨버림으로써 스스로에게 혹독하지 않은 형벌을 내린다. 아무런 고통도 나에겐 없고 아무런 해방감도 느끼지 못한다. 이것이 나의 일탈의 방식. 정신줄을 놓아버린 상황에서 닭의 살을 무참히 뜯어 제끼는 가학적인 퍼포먼스다. 나를 완전히 던져버리지는 못하고, 저 밑의 내 모습이 너무나 두려워서 위악이든 위선이든 나를 쌓은 포장지, 나의 일탈. 내일 아침에 핸드폰 모닝콜이 내 뱃속에서 꼬끼오 하고 울어댈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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