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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기온이 더욱 높아져서 이제는 완연한 여름이구나..
아들이 복무하는 화천 쪽은 연일 3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이어진다고 예보를 듣곤 하는데,
더위 많이 타는 아들이 더욱 고생이 많은거 같아서 걱정이 더 되는구나.
많이 지치지 않아야 할텐데..
아들 목소리를 못 들은지가 3주째 되어가고 있구나,
일부러 아들생각 떨칠려고 애를 쓰는데 쉽지 않구나.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 연락을 못하는거겠지, 라고 생각하고 견디려해도..
애타는 마음을 감출수가 없구나.
미처 몰랐구나 엄마가.. 군대라는 곳이 이런 곳인줄은..
그저 아들이 2년동안 군대라는 틀안에 머물면서 몸과 마음이 좀 더 건강해지고,
어른스러운 사고를 갖게 되겠지, 라는 생각만 했던 엄마의 무지함이 가슴을 더욱 아리게 하는구나.
무슨일로 전화연락을 이리도 못하고 있는지,
하루에도 열두번 부대로 전화를 하고 싶은 마음, 참고 참고 또 참고 참는단다.
행여라도 아들에게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주게 될까봐..
이런 부모마음을 조금이라고 헤아린다면 전화정도는 일주일에 한두번인데,
편히 할 수 있게 해주면 좋으련만..
모든 주변상황들이 간단치 않으리라는거..
한겨울도 아닌데 손이 트고 아프다는 말로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단다.
아들아..
여러가지 힘들고 어려운 환경들이 굳이 아들이 짊어지고 넘어야 할 산이라면..
주어진 그 힘든시간들을 어렵게만 여기지말고 생각을 조금 바꿔가면서 즐기면서 보냈으면 한다 아들..
나중에 아들이 사회인으로 생활을 할 때,
모든일에 자신감을 갖고 헤쳐나갈 수 있는 바탕이 될 귀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한계를 극복하는 강인함을 기르고 있다고,
좀 더 강한 남자, 이 사회에 한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
거쳐야할 통과의례라는 생각도 해보고,
훌륭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라는 생각도 하면서 잠시 웃어넘기기도 하고..
최고의 강사진을 겸비한 인내력 길러주는 집단 이라는 생각도 해보고..
이 모든것들이 조금이나마 눈에 보이고 귀에 들어오려면 얼마나 많은 뒤채임이 있어야 하는지도 안다.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 다치지 않고 잘 견뎌주기만을 바라는 엄마의 간절한 바람이..
오늘도 아들 생각에 하루를 시작하고 아들 걱정에 하루를 닫는다.
하루하루가 참 더디가는구나.
백일휴가 날짜가 6월 27일인데, 그 날은 아들을 볼 수 있을지..
민형이는 달력에 동그라미를 해놓고 형아 휴가 오는 날, 이라고 적어두고 하루하루 날짜를 꼽고 있단다.
휴가 나오기 전에는 꼭 통화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데, 그쪽 상황이 어찌될런지..
아참, 며칠전에는 민형이가 타던 자전거가 많이 망가져서 다시 사달라고 졸라대는데,
막둥이를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말로는 자전거 못 사준다고 해놓고..
학교 간 사이 새자전거를 사가지고 와서,
" 이거 막둥이 자전거야, 조심해서 타고 앞으론 말 잘들어야 해~"
이러면서 건네줬더니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네, 그러면서 엄마한테 민형이가 하는 말,
" 엄마 내가 말 잘 안들을 때 자전거 이야기를 해~ 그럼 내가 얼른 정신차리고 아빠 엄마 말 잘 들을께요."
기특한 녀석.. 막둥이가 많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아빠엄마도 행복해 했었단다.
늘 형아가 타던거 누나가 타던거 물려받아서 탔는데..
이번에 그 자전거들이 망가지는 바람에 새자전거를 마련해주기로 했단다.
자전거 망가졌을 때 소리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던 모습이 어찌나 마음을 짠하게 하는지..
복슬강아지 같던 녀석이 참 많이 컸다, 그치 아들?
아빠엄마 우리큰아들 그리고 민혜, 이렇게 네식구가 함께 키운녀석이지..
예쁘고 더러는 얄밉고 가끔은 엄마를 놀라게 하는 어거지도 부리고 하는 녀석이지만,
참 많이 자랐다.. 키도 그리고 생각도, 엄마를 가끔 걱정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형아가 도와주던거 이제 내가 아빠엄마 많이 도와줄께요, 라며 이쁜말도 하고말야..
막둥이 이야기 들으면서 우리아들이 조금이나마 그리움도 삭여내고,
잠시나마 환한 미소 지었으면 하는 바람 담아본다.
아들..
오늘은 이렇게나마 보고픈 마음 다스려본다.
이렇게 글로 아들에게 한걸음 다가가니 보고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지만,
힘든시간 견디는 아들 생각하면서 엄마도 잘 견디고 참아보련다.
무엇보다 마음 다치지 않게 다스리고 다지고 또 다스리고 다지고.. 알았지 아들..
몸도 늘 조심해야 하고..
행여라도 아프거나 하면 참지만 말고 꼭 이야길해서 치료도 받고해야 한다.
항상 기운잃지 말고 잘 지내고 백일휴가 때 건강한 모습으로 볼수 있도록하자 아들..
엄마가 또 편지쓸께..
사랑한다 아들아.. 사랑해,
기운내 아들~ 아자아자~!!
20070620
늦은 밤, 엄마가 사랑하는 우리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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