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잌썸노이즈

가칭)노동자혁명당(추)님의 [요즘 집회문화에 대한 소감] 에 관련된 글.

 

1.

 

여전히 '페미니즘'은 웹미디어 댓글판이나 좌파운동판이나 어디에서나 뭔가 거슬린다고 느껴지는 대상을 비판 or 비난할 때 그 배후로 지목되는 사상이다.

 

전자발찌의 배후도 페미니즘이고

성매매특별법의 배후도 페미니즘이고

노동자 단결을 통한 노동해방을 방해하는 새로운 운동 물결의 배후도 페미니즘이다.

집회에서 눕는 것의 배후도 페미니즘이고

87년 이후 대중운동이 체제친화적 운동으로 포섭된 것의 배후도 페미니즘이고

대학의 전체주의적 문화를 비판하는 것의 배후도 페미니즘이고

오후 2시에 푸쳐핸접하는 것에 대한 심의의 배후도 페미니즘이다.

 

실제로 그러한가에 대한 판단 여부를 떠나, 뭐든 맘에 안 들면 페미니즘을 붙인다.

 

물론 그 양상은 다양하다. 댓글이라 쓰고 욕이라 읽을 법한 것부터, 이 동지가 쓴 것처럼 진단과 평가의 형태까지. 그리고 그 중에는 실제로 다양한 페미니즘 사이의 차이 혹은 갈등과 연관된 것도 있지만, 전혀 뜬금없이 그냥 갖다붙이는 것도 많다. 물론 뜬금없이 갖다붙이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서로 상충되는 여러 현실에 대한 배후로 페미니즘이 지목되는 현실이다.

 

이건 페미니즘이 그만큼 기존의 지배질서를 뒤흔드는 사상과 운동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가부장질서 혹은 이와 연동되어 움직이는 다양한 억압적 질서를 유지하고픈 사람들이 느끼는 위협은 이런 식으로 보편화 된 방법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특히 좌파운동진영에서는 이런 문제가 좀 복잡하게 제기되기도 한다.

 

이런 논쟁이 흔하게 벌어진다.

"페미니즘이 신자유주의 정권의 여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어떻게 혁명적이냐?"

 

입장 바꿔서 이렇게 물어보면 이해가 쉽다.

"소련 사회를 보라. 어떻게 맑스주의가 혁명적이냐?"

그럼 아마 대답은 이렇게 나올 것이다.

"소련 사회는 진정한 사회주의가 아니었고 쩜쩜쩜 스탈린에 의해 맑스주의가 교조화되고 왜곡되었고 쩜쩜쩜  그러므로 맑스주의와 스탈린주의를 일치시키는 것은 맑스주의의 역사에 대한 무지로부터 비롯한 것이다. 쩜쩜쩜. "

 

"페미니즘이 신자유주의 정권의 여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어떻게 혁명적이냐."라고 말하는 것도 페미니즘 역사와 쟁점에 대한 무지로부터 나오는 주장이다.

 

맑스주의에 관한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운동이 있듯이, 페미니즘에도 다양한 생각과 운동이 있다. 그리고 그 폭은 훨씬 넓다.

"진정한 맑스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항상 주요한 쟁점이 되어왔다. 이러한 현실이 사회주의 운동이 "남의 얘기는 다 오류. 우리 정파가 진리"라는 분위기 연출에  큰 기여를 한 것 같다.

그러나 페미니즘에서는  "진정한 페미니즘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참 이상한 질문이다. 서로 비판도 하고 갈등도 있지만. "우리가 진정한 페미니즘"이라는 말은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포스트페미니즘이라고 불리는 것까지도 다 일반적으로 페미니즘으로 불리는 상황에서 이런 질문이 성립이 될 수가 없다. 이 동지가 쓴 글에 다린 "여성적인 것이 뭐냐"는 댓글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아무튼 그래서 결론은 페미니즘을 구체적인 맥락없이 붙이면 소통의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래서 이 글을 쓴 동지는

 

페미니즘 = 여성스러움 + 자유 + 즐김 + 질서정연 거부 + 중앙집중거부 + 포스트모더니즘. 예)촛불, 희망버스

↔ 예)유성공장진격투쟁

 

이 공식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분명 단어 하나 하나의 무게감은 엄청나다. 

 

 

뱀발.

 

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 동지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오직 맑스주의만이. 그것도 레닌주의로 계승된 맑스주의'만'이 '오로지' 혁.명.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듣기엔 페미니즘이 혁명적이라는 말이 참 쁘띠적이고 참 신사회적이고 참 비과학적인 생각이라 할 것이다. 바로 얼마 전 사노위 논쟁 당시 이른바 '사회운동'을 하는 동지들에 대한 비난을 담은 댓글을 보라. 그 동지들이 뭘 하는지도 모르면서 일단 '사회운동'이라고 하니까 낙인부터 찍고 한심하다는 투로 말하는 꼬라지를.

이런 태도로 나오는 사람들에게 굳이 자기 사상과 운동을 노력해가며 설득을 할 필요를 느끼기는 어렵다.

(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의 동지들이 이렇게 생각하는지 나는 모른다. 그 댓글을 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 동지가 썼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누군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 댓글을 단 사람이 위와 같은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이른바 맑스레닌주의진영에서 오랜동안 이러한 태도는 공공연하게 드러났다.) 

 

 

2.

 

이 글을 쓴 동지가 집회 대오 내에서 담배 피우는 문화가 사라지는 것에 비판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싶다. 에이 설마.

그런데 집회 대오 내에서 담배피는 문화가 사라지는 거랑 평화적인 집회가 되어가는 거랑 무슨 상관일까. 대오를 흐트리지 않기 위해 그 자리를 지키며 담배를 피우는 것인가?  이런 주장이라면 "담배가 피우고 싶으면 옆에 누가 있건 피워야 한다"고 전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투를 위해 대오를 지켜야 하는 집회라면 담배를 피우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것 아닌가.

난 정말 담배 때문에 짜증 대폭발을 자주 겪은 사람으로서 옆에 누가 있건 담배 피우는 것은 고유한 권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분노를 느낀다. 특히 실내에서 회의 등을  할 때 담배 피워도 되나 눈치보다가 그 자리에서 모종의 권위가 있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나도 피워도 되겠구나 하면서 따라 피우는 사람들을 보면 딱하기까지 하다.

담배 연기의 불쾌함은 흡사 직접 주먹이나 발로 맞는 것에 준한다. 오버 아님. 아 좀 제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2011/08/26 19:41 2011/08/26 19:41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tightrope/trackback/23
  1. 포스팅 쓰려다가 쓰신 글 보고 포스팅 안 하려고요 +_+

    동감이여요-

    특히... 그 담배 이야기는 완전 안습인거 같아요 ㅠ_ㅠ

    • 아마 많은 분들이 에밀리오님처럼 상당히 비판적이지만,
      이런 입장을 한두번 본 것도 아닌지라 굳이 글을 쓰려고 하지 않을 것 같아서... 한번 써봤어요.
      이런 논란 이후 '침묵'으로 이어지는 것이 지금까지의 흐름이었는데,
      부디 솔직하고 가감없이 자신들의 입장을 드러내길 바라게 되네요.
      저도 그래서 일단 더 후벼파지는 않았구요.

  2. 난 진보 블로그에서 그 포스팅을 대문에 띄운게 잘 이해가 안감. ㅋㅋ 하도 기가 막혀서일까?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