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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 무전유죄!!




바쁘다던  둘이 참 오랜만에 얼굴봤다.

전교조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윤희샘과 함께 봤다.

 

지강헌(영화인물 지강혁)이 마지막 외쳤던 여덟글자를 이전부터 알고있던 나로선 이 영화가 제작된다는 말을 듣고 기대했었다.


영화관에 불이 꺼지고..스크린에 하얀 화면이 나타났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태권도 공연의 송판처럼 무기력하게 무너지던 서울의 한 판자촌..
힘없이 자기의 집으로 들어가던 할아버지를 삼킨 무자비한 포크레인의 갈퀴는 내 가슴 속 한 가운데 긋은 선명한 핏자국 같았다..


외국인들에게 서울올림픽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판자촌에 사는 그들은 인간이 아니라 쓰레기(극중 표현)일 뿐이었다.
30만원을 훔치고 징역 7년 형에 보호감호 10년을 받고, 수십억을 횡령하고도 징역 3년 형을 받는 현실 속에서 한 손에는 칼을 한 손에는 저울을 든 법의 여신은 불행하게도 정의 구현하겠다고 자기 눈을 가린 헝겁에 의해 칼(공권력 - 경찰, 법원)이 저울(평등)을 내리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대접 받지 못하고, 사회에 불평등하고 비합리적인 법을 고발하고자 한 그들에게는 강도, 살인 등의 각종 범죄적 수식어가 붙었다.

1988년 10월에 실제로 일어난 인질범일당의 이야기를 가지고 관객들에게 '스톡홀름 증후군'을 유발시켰던 '홀리데이'를 보면서, 2시간동안 느꼈던 울분과 분노 그리고 오열.. 이는 어쩌면 범죄를 저지른 고위관직자가 1심 7년, 2심 3년이라는 뉴스를 보고 욕하는 영화속 인질의 모습이 우리의 본모습이고, '유전무죄 무전유죄' 를 외치면서 법의 부당함을 호소하던 지강혁에게 '특종' 거리의 스포트라이트를 키던 기자들이 지강혁일당이 소탕된 후, 경찰에게 박수를 치는 아이러니하고 야누스적인 영화 속 배경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자화상이여서 그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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