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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5 홍콩국제공항, 여행의 새로운 국면을 기대하며

 

홍콩 국제공항의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 만세!!! 역시 아시아 허브 공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구나.

(인천공항도 되나? 항상 상상했었지만, 한번도 시도해본 적은 없어서리...)

 

 

 

 

오후 다섯시를 향해가는 시간. 오랫만에 혼자다. 지난 8일간 부모님과 같은 방에서 자며 같은 곳을 돌아다녔다. 나름대로 예산도 너넉하게 잡고 숙소도 편한 곳으로 모시려고 노력은 했지만, 부모님으로서는 힘든 여정이었을 터. 하지만 별로 많이 힘들어하시지도 않고 함께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를!

숙소에서 여유있게 나와 나 보다 세 시간 정도 먼저 비행기를 타고 가시는 부모님을 배웅해드렸다. 두 달 떨어져 있다가 8일 계속 같이 있다가 이제 또 네 달 정도 이별인가. 사실, 내가 앙코르와트에 갈 때 쯤 한번 더 여행을 오시기로 했는데, 그 때가 언제가 될지는 확실하지 않으니... 그래도 "앙코르와트에서 봐요~"하고 인사를 하니, 완전 인터내셔널한 가족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입국심사장으로 들어가시기 직전의 부모님. 표정 좋고~~

아마도 너무너무 피곤해서 서울 돌아가심 한참 고생하실 듯.

 

 

필요하다 싶은 것 빼고 모조리 한국에 돌아가시는 부모님 편에 보냈지만 여전히 묵직하기만 한 배낭을 끌고 커피숍을 찾았다. 적어도 두 시간 이상 공항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다, 숙소에서 컵라면을 하나 먹고 나왔건만 슬슬 배가 고파지는 듯도 했기 때문이다. 마닐라에 가는 길에 내가 타고 갈 세부퍼시픽은 저가항공사이다 보니 기내에서 음료수나 식사 서비스를 전혀 하지 않는다. (국내선만 그럴 줄 알았는데, 세상에 국제선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팔긴 하지만, 필리핀 현지 물가와 비교해보면 엄청 비싸기 때문에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는 것. 공항에서 미리 배를 채워두지 않으면 마닐라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할 때 까지 아무 것도 못먹는 비참한 상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예방 차원에서라도 아버지가 남겨주신 홍콩 달러로 커피와 베이글과 크림치즈 (아! 오랫만이다!!)를 사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조용하게 음악도 틀어준다. 게다가 시험삼아 노트북을 켜고 무선인터넷을 잡아보니, 이게 또 작동이 되는 것이다!!

사실,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동남아 어느 나라에서도, 공공장소에서 이렇게 큰 짐을 간수하면서 노트북을 꺼내 뭔가 한다는 건 무리라고 생각된다. 공항이나 터미널 시설의 한계도 있고, 도난의 위험도 너무 많은 것이다. 하물며 무선 인터넷은 더욱... 여기, 홍콩에서나 유일하게 가능한 일이 아닐까. 이런 사치는.

 

어제는 오랫만에 메신져에서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다가 너무 늦게 잤다. (인터넷이 되는 한인 민박집에서의 사치였달까...) 홍콩에서 마닐라까지 두 시간, 불편한 세부 퍼시픽 비행기에서 귀마게와 안대, 목베게 까지 착용하고 실컷 자주련다. 그리고, 혼란하고 사기꾼이 많은 도시 마닐라에서부터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는 거다. 앞으로 4개월, 어떤 공간과 사건과 사람들을 새로 만나게 될까? 다시 또 설레는 마음!!!

 

 

 

 



공항버스를 타고 가는 길, 처음으로 2층에 올라가봤다. 침사초이에서 공항깢 가는 길의 풍경들

 

 

수직의 도시 홍콩. 좁은 땅에서 살고 돈을 벌고 쓰려니 아주 예전 부터 건물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 것 같다.

사실 공항에서 주택가로 진입하면서 부터 서극의 '순류역류'의 수직 스펙터클이 절로 떠올랐었다.

 

 

 

중심가를 거의 빠져나갈 때 쯤, 몽콕마켓이라는 글씨가 눈에 띄었다.

왕가위의 데뷔작 '열혈남아'의 원제가 '몽콕하문' 이었던가...

 

 

빅토리아 만 뒤 쪽, 야경의 배경이 아닌, 무역항으로서의 홍콩의 모습

 

 

공항으로 연결된 바다 위 다리를 건너며, 멀리 보이는 고층 아파트 군락.

오래된 고층 아파트들을 볼 때 마다 첫번째 '쓰리' 시리즈의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어딘가에서 똥그란 증지위의 눈동자와 마추칠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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