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양치질을 하면서, 지난 주 금요일 아침부터 열받았던 사건에 대하여

떠올렸다. 오늘이면 사무실에 나올 생각을 하니 우울해졌다.

함께 사는 사람은 포도주 한잔을 마시며 나에게 먹을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나는 소주가 먹고 싶었다. 모름지기 꿀꿀할 때는 쓴 소주가 최고다.

 

이런 마음으로 일요일 밤을 보내면 진짜 나의 월요일 우울할 거 같아서 마음을

고쳐먹기로 결심했다. 그래 일하다보면 잘 되는 일도 있고, 안 되는 일도 있고

재밌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지 뭐. 이렇게 생각을 하니 마음이 정말 순식간에

그렇구나~ 하면서 괜찮아졌다. 나는 정말 단순하다.

 

그런데, 괜찮아진 게 아니라, 내가 괜찮은 척 나를 속인 것이었다.

1시도 넘어서 누웠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고, 머리 속에는 '내일이 안 왔음

좋겠다'와 '소주 한 잔을 할까?' 두 생각 사이에서 나는 오락가락 하고 있었다.

그래도 근근히 잠이 들고, 마침내 월요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왔다.

 

어느 때처럼 학원엘 갔다가, 학원 수업 1시간동안은 선생님말에 집중하다 보니

또 일상을 잊어버렸다가, 늘 그렇듯이 전철을 타고 인천엘 내려와서 사무실 문을

따고 들어왔다.

 

사무실 들어오면 나는 늘 컴퓨터를 켜고, 그 날 해야할 일을 정리한다.

그런데 오늘은 아직도 할 일 리스트를 안 적었다... 너무 많다.. 일이..

요즘은 일이 끝이 안 나니 하루를 열심히 살고 나도 보람이 없다..

집회 하나를 하면 기본 따라오는 일이 네 가지. 보도자료 쓰기, 결의문 작성,

집회 진행했다는 보도자료, 항의방문 있음 공문작성과 발송..

갑자기 시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난다.

"맨날 밖에서 집회 하는데 사무실에서 할 일도 있냐"

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7/10 11:17 2006/07/10 11:17
https://blog.jinbo.net/wldud/trackback/3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