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모시설의 원장이 정부지원금을 서류조작으로 받아서 몇 억이나 횡령한 사실이 알려졌다.

원장은 구속이 되었고,(처벌을 받았는지,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그 시설은 어이없게도 내년도 3월부터 6개월간 시설폐쇄 결정을 받았다.

$$구 보육정책위원회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상식적으로, 이런 시설비리 문제가 생겼을 때, 원장 한명만 날리고

6개월간 시설 문을 닫게 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그 시설에 멀쩡히 다니고 있던 아이들과 교사는 어디로 가란 말인가?

그것도 애매하게 6개월동안..

 

또한 본질적으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 법인어린이집에서 이러한

사건들은 일어날 수 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보육시설(국공립어린이집)로의 전환이 본질적인 문제해결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정부에서도 국공립시설을 늘리겠다고 하면서 이렇게 문제가

생긴 어린이집을 1차적으로 국공립화시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오늘 교사들의 고용승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휴업수당(근로기준법 45조에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휴업기간 중 당해 근로자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고, 휴업수당은 평균임금의 70%이상의 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야기는 된 것인지 알아보러 교사를 만나러 갈 예정이다.

국공립화에 대해서도 나는 터놓고 한번 이야기해볼 생각이지만, 내가 만날

교사가 얼마나 터놓고 나와 이야기를 나눌지는 모르겠다.

내가 어떤 교사를 만날 지도 모르겠고, 그 교사의 반응도 예측불허이다.

도박같기도 하다. 어쨋든 거기서 일을 하고 있는 보육노동자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만나보기로 했다.

 

온 천지사방에서 아이들을 맡기는 문제때문에 난리들이고

또 온 천지사방에 어린이집은 널려있지만, 마음놓고 맡길 곳이

없어서 난리들이다.

보육노동자들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돈에 눈먼 원장들 밑에서

쥐어짜이며 장시간, 저임금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의 방침이 이후에 국공립시설의 경우에도 보육노동자의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고, 아동별로 지원하면서 공보육은 더욱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 우리가 서 있는 현실이지만, 그에 대한 대응과는 별도로

국공립시설을 늘리기 위한 방안은 따로 고민이 되어야 한다.

 

일단 나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문제생긴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돌리는 것'에 대하여 생각을 하였지만, 아직 아이디어 수준이다.

앞으로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지

고민을 더 밀고 나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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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0 16:14 2006/11/20 16:14

오늘 모 대학교 학보사 기자를 만나서 인터뷰를 했다.

그 기자가 나와 인터뷰를 하려고 했던 주제는 대략 "보육노동자의 노동을 통해 돌아보는 돌봄노동" 정도였던 거 같다.

 

기자가 보내준 기획의도를 잠깐 보면,

 

<기획의도>
지금까지 노동분야에서 소외되어왔던 돌봄노동을 조명해, 노동가치 평가를 남성중심적인 ‘생산’에서 ‘돌봄’의 영역까지 확장시켜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해보려고 합니다. 더불어 돌봄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주장한다....사무국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돌봄 노동에 대한 인식 전환과 노동 가치 평가에 대한 기준에 대한 고찰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하는 과정은 내가 이전에 고민했던 것을 이야기하는 과정을 넘어서서

나에게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었다.

 

보육노동자가 저임금에 계속 머무는 이유를 두 가지 정도라고 생각되는데,

하나는 여성노동자들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건 단지 보육뿐만은 아닌 거 같은데

단적인 예로 남성노동자들의 해고문제로 집회를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그런다. '으이그.. 저 사람 처자식들을 어쩌라고.. 잘 됬음 좋겠네..' 그런다. 그런데 여성노동자들의 해고문제로 집회를 하고 있으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해고됬네. 원장이 심했네.. 잘 됬음 좋겠네' 그런 반응이다. 여성노동자들은 벌지 않아도 누군가가 벌 사람이 있다는 시선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임금이 별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들을 한다.

 

두번째는 이게 기자가 원했던 대답인 거 같은데, 보육노동이라는 것이 특별히 기술이 없어도 되고, 어려운 일도 아니고, 여성이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보육노동을 하기 위해서는 영유아 성장에 대한 지식, 영유아 질병에 대한 지식, 영유아들의 심리에 대한 지식, 미술이나 음악, 언어지도 방법, 보육정책에 대한 지식, 보육에 대한 철학 등 다양한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데도 '아이를 돌보는 일'은 여성이라면 누구든지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이 없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돌봄노동의 가치평가가 제대로 되면 보육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갈까?

 

대답은 'yes'이다.

 

그런데, 나는 임금을 제대로 받기 위해(제대로 받는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돌봄노동의 가치평가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편으로 위험스러운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보육교사들은 돌봄노동이라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일인지를 강조하며 이야기를 한다.(자신의 노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성찰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아이들의 초기성장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성격이 정립되고, 사회성이 정립되고, 사람과의 관계맺는 방식도 아이가 배우게 되고, 식습관과 생활방식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지금 시기 어떻게 돌봄을 받느냐에 따라 이후 이 아이의 정체성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돌봄노동이라는 것은 전혀 힘들지 않는 일이 아니고, 육체적으로 정말 힘든 일이다. 영아는 영아대로 안았다 놨다 하면 손목과 허리가 엄청 아프다. 또 유아의 경우에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교사에게 달려들어서 감당하기 쉽지 않다. 또 정신적으로는 더 힘든 일이다. 집이나 다른 곳에서 힘든 일이 있고,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아이들에게 언제나 웃으며 대해야 한다. 아이들이 화가 나게 행동을 해도 화를 내서는 안 된다. 나는 아이가 아니라 보육교사이기 때문에.

 

위의 두 가지 사실에 대해 나는 동의한다.

 

그러나 돌봄노동이라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가를 주장하는 것은 지금 시기 돌봄노동이 평가절하되고 있는 현재에 필요하지만, 이런 식으로 돌봄노동의 가치가 연구되고 했을 때, 오히려 다른 노동을 평가절하시키고 저임금을 받아 마땅하다는 근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예를 들어 청소나 물건 판매와 같은 노동은 보육노동보다 가치가 났다고 평가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 그토록 가치있다는 주장의 연장선에서는... 그런데, 사실 자신을 재생산할 수 있는 데도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고 시키는 재생산노동, 다른 사람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구조 때문에 존재하는 성노동 등은 이후 없어져야 하는 노동이지만, 그 이외의 대부분의 노동들은  이 사회에서 필요한 노동이지 않은가?

 

돌봄노동이나 또 여러 다른 노동들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이라는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임금문제는 가치에 따라서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 8시간 일을 하면(그 시간은 더 줄어들어야겠지?) 기본적인 삶을 유지할 정도의 액수로 매겨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보육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리고 돌봄노동의 가치가 생산노동의 가치에 비해 평가절하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돌봄노동의 가치평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고민이 필요한 듯 하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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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6 16:07 2006/10/26 16:07

라도 어디냐는 이야기를 할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오늘 들은 이야기인데, 최근 장애인운동단위에서 기획강좌가 7개인가 몇 개 있었는데

그 중에 '여성'을 주제로 한 강의가 있었다고 한다.

그 주제의 배치는 장애여성 공감의 제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다른 강의내용 중에

'여성' 강좌의 내용과 앞 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도 많았다고 한다.

(쉽게 말해 친여성적이지 않은 내용..)

사실상 장애여성 공감의 제안으로 '여성'이라는 주제의 강의가 배치되기는 했으나

다른 강의는 '여성'이라는 주제와 동떨어지거나 오히려 배치되는 내용이 있었던 걸

어떻게 봐야 할까?

그저 문제라고 나는 지적하고 싶진 않다.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길지 않은 장애인운동 역사 속에 나는 그래도 장애여성 공감을 비롯하여 장애여성들의

'투쟁'이 성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어제 졸업식으로 끝난 '인천공공노동자학교'은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인천공공노동자학교>

1강의 - 토론방법론

2강의 -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3강의 - 노동자의 삶과 철학

4강의 - 민주노조 운동사 1

5강의 - 민주노조 운동사 2

6강의 - 토론학습 - 자본주의와 노동자

7강의 - 한국 노동운동의 현안과 과제

특강 - 양성평등 교육

 

나는 자본주의란 무엇인가를 들을 때도, 노동자의 삶과 철학을 들을 때도 민주노조 운동사를 들을 때도, 또 한국 노동운동의 현안과 과제를 들을 때도 왜 '여성노동자'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지 내내 의구심이 들었다. 자본주의 안에서 여성노동자들이 어떻게 억압받고 있는지, 또 민주노조 운동역사에서 여성노동자들이 어떻게 투쟁했었는지, 또 왜 투쟁했는지, 현재 여성노동자의 노동조건은 어떠한지, 여성노동자의 투쟁은 어떤 것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야 할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급기야는..

노동자의 삶과 철학 강의에서 노동자들이 한미fta에 반대하는 투쟁,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 투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내가 여성노동자에 대한 것도 중요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더니 강사는 아주 당당하게 '제가 그 부분은 잘 모릅니다. 좋은 생각 있으시면 제가 아까 말씀드린 ***연구소 사이트에 글올려주세요'라고 대답하였다.

 

사실 더 기가막힌 이야기도 있다.

 



아마도 그 강사는 '투쟁없이 쟁취없다'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거 같은데(주제가 노동자의 삶과 철학이었으니까) 그래서인지 강의 중간에 "프랑스 혁명 때 부르주아들과 노동자들이 함께 싸웠지만, 노동자들이 투표권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투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노동자들이 투쟁하였는데, 남성노동자들만 투표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여성노동자들이 투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라고 이야기해서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것에 대하여 내가 프랑스 혁명 때 여성들이 투쟁했다는 사실은 많이 가려져 왔지만, 최근 여성들 또한 투쟁했다는 사실이 역사속에서 많이 복원되고 책도 많이 나왔다고 문제제기했더니 '아, 그 말은 취소하겠습니다'라고 간단히 대답하였다. 헐.. 너무 성의없는 답변이었다. 페미니즘에 대하여 식견이 없는 게 실망스러운 게 아니라 너무 성의가 없고, 어떠한 성찰도 없는 그 모습이 너무 실망스러웠다.(왜 사람들은 이런 사람을 강사로 부르고 하는 걸까? 뭐를 배우기 위해?)

 

나는 프랑스에서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했지만, 남성노동자들만 투표권을 가지게 된 것은 남성노동자의 여성노동자에 대한 '배신'이었다고 생각한다. 배신이라는 표현이 조금의 과장도 심한 표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배신행위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현대자동차 구조조정 반대투쟁에서 식당여성노동자들만 해고하는 걸로 합의하고

투쟁은 정리되었다. 금융권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이 해고되고 비정규직으로 채용될

때 남성노동자들은 투쟁하지 않았다. 더 심한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 노조 내 남성조합원 혹은 남성간부들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여성조합원, 여성간부를 성폭력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이런 배신에 여성노동자들이 남성노동자들을 응징하는 것은 우리스러운 것이 아니므로 남성노동자들이 여성노동자를 배신하지 않기 위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암튼.

이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고, 노동자의 반은 여성이며, 민주노조운동이 제조업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시작되었는데 왜 여성, 여성노동자에 대한 인식은 늘 주요운동과는 동떨어진 특수한 부분일 뿐이다.

 

다시 말하면 남성노동자 중심으로 현재 노동운동과, 노조문화가 구성되어 왔는데, 그것을 지양할 노력이 이번 교육에서'도'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노조에서도 이렇게 교육을 고민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건 엄밀히 이야기해서 노조 내에서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인은 무엇일까.

나는 흔히들 이야기하는 '노동운동'을 노동운동가들은 노동에 대한 운동으로 규정하고 있는 거 같다. 그러나 이 노동자를 둘러싼 사회의 조건들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자기사업장 안에서 임금 몇 푼 올리고 노동조건을 약간 개선한다고 노동자 삶이 뭐가 그리 달라질 수 있을까? 그리고 백번 양보하여 노동에 대한 운동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여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노동'이라는 것은 제대로 인식이나 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장애인운동단위에서의 '여성' 강좌가 어찌보면 구색맞추기식으로 배치되었을 수 있으나 그것은 장애인운동역사속에서 명백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위에서 썼다. 그러나 나는 노조 교육에서 '여성' 꼭지가 하나 배치된 것은 성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거라도 얼마냐고 자족할 수 없다. 그렇게 자랑차다고 이야기하는 한국의 노동운동의 역사가 얼마인데, 기껏 강좌 하나 배치된 거 가지고 자족하라고 하는가? 노동운동이 위기라고 본질적으로 다른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다른 강의와 독립적으로 덜렁 하나 배치된 거 가지고 그나마 그거라도 어디냐고 말할 수는 없다.

 

이번 '인천공공노동자학교'를 거치며 내가 느낀 것은 노동운동은 '노동에 대한 운동'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하는 사회운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노동자를 '어떤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이 사회 속에서 노동하며 살아가는 인간'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상반기 누군가에게 나는 '운동은 망했다'고 이야기했다. 세상은 우리를 낭떠러지로 밀고 있는데 낭떠러지로 떨어지면서 사업장 문제에 주구장창 매달리고 있는데 이게 망한 게 아니라면 뭐가 망한 건가.

 

연맹 ***동지가 한국 노동운동의 현안과 과제 강의를 하면서 자기는 노동운동이 이렇게 가면 망할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강의를 듣고 있는 나에게

"동지, 희망이 있습니까?"

라고 물었다.

나는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동지는 저보다 낙관적이시군요"

 

하지만 나는 전혀 낙관적이지 않다. 운동이 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이미 망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운동을 반성적으로 살펴보며 노동자들이 인간보다 이윤을 쫒는 질서에 반대하며, 사회에 대한 노동자의 통제력을 획득할 수 있게 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사회에 대한 노동자의 통제력 속에 노동에 대한 통제력을 노동자들이 가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운동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운동을 만들려는 노력이 바로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갈 길이 멀다. ㅎㅎ 그걸 깨달은 것도 '희망'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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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2 17:39 2006/10/22 17:39

어느 노동현장에나 어이없는 일들은 너무도 많다. 장시간노동, 저임금은 기본이다.

그런데, 보육노조에 오고, 또 조합원들과 친밀하게 지내다 보니, 보육현장의 어이없는

일들은(나의 일인 듯) 더욱 분노스럽게 느껴진다. 얼마전에도 어이없는 일이 또(!) 벌어졌는데, 성명서를 쓰는데 짧게 써지지가 않았다. 할 말이 너무 많았다.

 

암튼 어떤 사건인지는 분노의 성명서로 확인해 보시라.

 


 

인천부평보육정보센터장 징계하라!



지난 10일(목) 부평에 위치한 ㅅ어린이집에 평가인증제 조력자 자격으로 인천부평구보육정보센터장(이하 ‘센터장’)이 방문하였다. 조력자로 나온 부평구보육정보센터장은 보육교사들과 시설장에게 "근로기준법 지킬 필요 없다. 휴가도 어린이집 실정에 따라 쉬는 거지 근로기준법대로 하는 게 아니다" "근로계약서 쓸 때 복무규정에 넣으면 되지 근로기준법을 지킬 필요없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피곤할수록 화장을 짙게 하라”는 둥 “세미정장을 입으라”고 말한 것도 모자라 보육교사 머리와 손톱 검사까지 하며 보육교사에게 모욕감을 주었다. 또한 “노조가 평가인증제는 하지도 않고, 반대만 한다”며 전국보육노동조합(이하 ‘노조’)를 비방하였다.

보육현장은 최저임금, 휴가, 초과근로수당을 비롯한 각종 수당,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사항을 상습적으로 어기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에게 최소한으로 보장해야 하는 노동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육현장의 상습적인 근로기준법 위반은 법위반 자체도 문제이거니와 보육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최소한’의 노동조건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8시간 법정노동시간보다는 10시간은 기본이라는 보육현장! 밤늦게까지 꿋꿋하게 일한 댓가는 근로기준법에 준하고 있는 초과근로수당이 아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뿐! 1년동안 교육받고 실습까지 마친 결과 보육교사 자격증을 수료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습이라는 이유로 한 달을 일해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현실! 이러한 기가 막힌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전국보육노동조합을 결성하여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고 있다. 지금이 70년인가, 80년인가!  이러한 보육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육정보센터장은 어린이집에 와서 근로기준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니! 보육정보센터장은 열악한 보육교사의 현실을 모르는 것인가? 이렇게 보육현장이 열악한 것은 근로기준법도 지켜지지 않기 때문인 것을 모르는가? 정부기관장이 공무수행 중에 어떻게 ‘법위반’을 종용할 수가 있는가? 보육정보센터장이라는 위치를 망각한 것인가? 아니면 공무수행 중이라는 것을 잊은 것인가? 이런 보육정보센터장은 현장 보육교사들이 노동조건에 대하여 상담해 왔을 때 어떻게 답변을 할 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법위반을 종용하는 사람이 보육교사에게 보육과 관련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더 나은 보육활동을 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할 보육정보센터의 책임자로서 자격이 있는가? 이에 보육노조는 근로기준법 위반을 종용하는 센터장에 대해 인천시가 징계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

한편 보육정보센터장의 ㅅ어린이집방문은 평가인증제 조력 중에 이루어졌다. 평가인증제 조력자는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시설에게 지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준비 과정에서의 어려움 해결에 도움을 제공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보육교사의 화장, 복장, 머리, 손톱은 평가인증제 지표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평가인증제 조력자로 방문해서 보육교사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감시감독을 하는 것이 조력자의 역할인지, 어떻게 조력자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었기에 이러한 일이 발생했는지 인천시는 답해야 한다. 또한 인천시는 평가인증제 조력자가 평가인증제와 무관하게 감시감독할 수 있도록 명시되어 있는지, 이러한 감시감독을 하라고 인천시가 지시했는지 평가인증제 조력사업을 최종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인천시는 밝혀라.

영아와 온몸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하루에도 10회 이상 똥기저귀를 갈고, 목욕을 시키는 교사들에게 화장을 진하게 하라고 하고, 정장을 하라는 것은 보육현장과는 동떨어진 지시이다. 도대체 보육센터장은 보육에 대한 어떤 소견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보육교사들이 유치원생도 아니고 머리와 손톱 검사를 한 것은 인격모독이다. 보육교사에 대한 머리, 손톱검사가 센터장의 어떤 역할, 어떤 업무와 관련이 있는 것인가? 도대체 현장 보육교사들을 얼마나 무시하길래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인가?

마지막으로 “노조가 평가인증제 하지도 않고, 평가인증제 반대한다”라고 했는데, 센터장은 어떤 근거로 이러한 발언을 했는지 노조에 밝혀주기 바란다. 우리 노조는 인천시에 평가인증제를 빌미로 처우개선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분에 대하여 문제제기하고, 평가인증제로 인하여 노동조건을 하락시키지 않도록 현장인력충원, 초과근로수당지급을 요구해왔다. 우리 노조는 센터장의 이러한 발언은 거짓사실 유포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며, 또한 노조에 대한 명예훼손이며, 현장 보육교사들에게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조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근거없는 비방, 명예훼손에 정부기관의 대표가 앞장선 이유에 대하여 센터장은 밝혀야 한다. 인천시 보육사업의 일환으로 운영 중인 보육정보센터의 장이 이러한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인천시와 소통이 있었는지 인천시는 소상히 밝히기 바란다.

우리 노조는 근로기준법 위반을 종용하고, 조력자의 역할과는 동떨어진 지시를 하고, 보육노동자를 무시하며, 보육노조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행한 이번 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인천시는 부평구보육정보센터장을 징계하라!

- 인천시는 평가인증제 조력자의 역할과 조력자 양성교육 경과에 대하여 밝혀라!

- 인천시는 평가인증제 조력사업에 있어서 이러한 문제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 인천시는 센터장의 노조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사전에 소통이 있었는지 밝혀라!

- 부평구보육정보센터장은 노조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근거없는 비방과 명예훼손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



2006년 8월 18일(금)

전국보육노동조합 인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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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4 16:34 2006/08/24 16:34

요즘 보육현장에는 많은 일이, 그것도 안 좋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네이스 비스므레 한 게 생긴거다.

 

이 쪽도 자잘한 복잡한 일들이 많은데 인내심이 없는 사람은

이정도에서 이 글을 읽는 것을 멈추어도 좋다.

 

어린이집이 구청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지원금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 보육료 지원. 집의 소득이 낮거나, 세째아이거나 이런 조건에

따라서 아이를 맡기는 부모는 보육료를 덜 내고, 그 덜 내는 부분을

구청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다. 어린이집이 어떤 동네에 있는지,

어떤 집들이 아이를 보내냐에 따라 이 액수는 다르다. 소득이 낮은

사람들일 많이 사는 동네는 이 지원금의 액수가 커진다.

 

보통 이것보다 많은 액수는 정부지원시설의 경우에 교사 인건비 중

80%를 지원해준다. 여기서 잠깐 정부지원시설이 무엇인지 설명하자면

국공립, 법인, 영아전담시설이 정부지원시설에 속한다. 만 1, 2, 3세 영아는

교사 한 명당 3명, 5명, 7명을  넘으면 안 된다. 그러니 당연히 아이들이

적으면 보육료 수입이 적기 때문에, 어린이집 가지고 장사하려는 이들은

영아반을 운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갓난아이를 맡겨야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을 해 줘서 영아를 보는 시설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사 인건비도 나간다.

 

매달 구청에 보육료 지원금을 신청하고, 지원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는

자료들을 늘 준비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어린이집의 아동, 교사에 대한 정보를 전산화 시켜서

일을 간편하게 하자고 했다. 그래서 지금 어린이집별로 그 전산화시키는

사이트에 접속하여 아이들의 정보와 교사들의 정보를 입력하고 있다.

또 그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입력하는 항목을 늘리고 있다고 한다.

그 사이트에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더 좋게 바꿀지

제안하는 게시판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도 입력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도 입력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이런 식으로 어떤

원칙도 없이 입력항목이 황당하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 조합원이 있는 어린이집에서 사무업무를 하는 선생님이 걱정스럽게

이야기를 하신다.

지금은 아이들이 건강검진을 받았는지만 입력하고 있는데, 이후에는

건강검진 결과까지 입력하지 않겠냐, 모든 정보가 그 곳에 다 모여

있는데, 이게 유출되면 어떻하냐, 혹은 누군가가 그걸 팔 수도 있지

않겠냐.

 

거기다 교사의 정보는 주민번호, 자격증 관련 뿐만 아니라 최종학력도

기재하고 있는데, 사실 최종학력의 경우에는 특별히 필요한 정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또 교사들에게 어떤 동의도 없이 입력을

하고 있다.

 

각 어린이집별로 오늘까지 입력안 하면 지원금 안 나간다고 하니

다들 입력하느라 힘들다는 생각만 하지 그 이상은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있다.

 

노조에서 이것에 대한 대응도 해야할텐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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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4 16:19 2006/08/24 16:19

1. 투쟁발언을 본집회로!

환노위에서 비정규개악안을 날치기 통과시키면서,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갔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돌입했고, 3월 2일까지 파업일정을 때렸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매일 국회앞으로 달려갔다. 비록 조합원들과 함께 파업을 하지는 못하지만, 파업투쟁에 힘을 싣겠다고 갔었다. 2일 집회는 그야말로 짜증의 연속이었다. 각종 투쟁하고 있는 조직들의 생생한 발언은 사전집회에 다 몰아놓고.. 오히려 이들의 투쟁은 현재 노동자대중이 처한 조건을 확연히 보여주고, 현재 우리의 비정규개악안 폐기 투쟁이 강화되는 토대가 아닌가? 각 조직의 투쟁이 그저 단사차원의 투쟁으로 자꾸 축소되는 것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러한 투쟁을 확대시키려는 의지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확대시킬 능력이 없기 때문인가? 어느 쪽이든 비판을 받아야 할것이다. 물론 그저 발언배치의 문제를 가지고 뭘 그리 심각하게 이야기하냐고 한다면, 그래도 할 말이 있다. 사전집회는 자잘한 투쟁사업장에서, 본집회는 '급'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나누어진 구획.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앞으로도 현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생생한 살아있는 발언이 듣고 싶다. 사전집회에서가 아니라, 본집회에서 듣고 싶고, 그러한 동지들의 의지가 충만한 집회를 하고 싶다.

2. 지방선거 운동 시작!?


본집회에서 짜증나서 더 이상 앉아 있기 싫었던 이유 또 하나. 발언자들마다 외치는 '지방선거 승리, 민주노동당 집권.' 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국회앞에서 집회를 하니 국회, 국회의원, 선거이야기는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내 머리속으로는 참 거시기하다. 이 집회에서조차 나는 표찍는 사람의 하나가 되어서 무기력하게 앉아 있게 되는 상황이 거시기 하다. 심지어는 3월 1일인가에는 단병호 의원이 나와서 "환노위에서 막지 못해서 동지들 죄송합니다."이건 또 무슨 소리? 현재 비정규개악안을 막아내는 임무와 과제는 민주노동당 의원 몇명에게 있는 것인가? 비정규개악안의 강행처리는 신자유주의 정권이 무엇을 의도하는 지를 드러낼 수 있는 계기이다. 이 본질을 함께 알고, 또 싸우는 과정에서 그냥 인간인 나, 정부에 또 국회에 무언가를 기대하는 나가 아니라 노동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문제제기하고, 요구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신자유주의 전선 이쪽에 서는 과정이 되는 것이 핵심이 아닌가? 지금 우리가 밀리는 이유는 그나마 예전보다는 신자유주의가 났고, 혹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투쟁에 주저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아닌가? 대중들을 저항하는 노동자로 거듭나게 하는 투쟁, 실천이 더욱 불처럼 일어나야 할 때에, 환노위에서 막지 못해서 죄송하다? 노동자들을 더욱 대상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주체화'라는 것이 현재 노동자운동에서 고민이 되고 있는지 우려스럽다.

3. 노동형제들, 철도형제들...여성동지들은 어디에?

이 단어도 3월 1일에 수도 없이 들었던 단어이다. 민주노동당 최고의원(이런 왜 이리 나의 레이더에 들어온 사람은 민주노동당 사람이 많은겨.. 민주노동당이기 때문에 내가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들 주시길!) 누구였는지는 이름을 본인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날은 철도도 파업을 시작한 날이었는데, 파업을 하게 된 '노동형제'들이 너무도 자랑스럽다....ktx여성무원 비정규직 문제등 문제가 많은데 '철도형제'들이 우뚝 일어섰다.... 앞으로 '노동형제'들 힘차게 싸우자... 으 정확히 세번 형제들을 불렀다. 내 기억으로는 거의 2000년부터 노동형제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노동자'라는 이미지가 워낙 남성화되어있는 것은 '현실'이다. 그러나 그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노동자에는 작업복에 기름때 묻히고 구릿빛 얼굴에 땀을 흘리는 남성노동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트에서 백화점에서 물건을 파는 판매직 여성들도 노동자이며, 제조업에도 사실 여성노동자의 비율이 더 많은 곳도 있다. 또 음식을 만들고 설겆이를 하는 여성들, 청소를 하는 여성들, 간병을 하고 보육을 하는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고, 관리자의 지시와 통제에 따라 일하고 쉴 수 있는 노동자이다. 그리고 투쟁하는 여성노동자들도 많고, 특히 장기투쟁사업장 중에는 유독 나이든 여성노동자들로 이루어진 사업장들이 많다. 그러나 투쟁하는 노동자를 호명할 때는 '노동형제'이다. 철도노조에 여성조합원들이 함께 파업을 하고 있는데도, '철도형제'이다. 이걸 듣는 여성조합원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더 깨는 건 이날 사회자가 집회에 참석한 단위를 거론하는데, 여성연맹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아주머니들! 여성연맹 오셨습니다! 그런다. 여성들은 매일 아주머니 아니면 어머니다. 왜 당당한 노동자로 불러주지 않는거지? 왜 남성 조합원들에게는 아저씨, 아버님이라고 하지 않지? 거참 신기하다.) 여성들도 존재하고 싶다.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알면 말할 때도 드러내야 한다. 단지 이것은 여성조합원을 배려하는 차원이 아니라, 노동자들을 여성과 남성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가르는 것은 지배세력과 기득권의 전략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것이다.

4. 4월로 유예됬으니 집에 갑시다?

3월 2일 저녁 7시 반경부터 시작된 집회에서는 4월로 유예되었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그리고는 현장으로 돌아가서 4월 투쟁을 준비하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제 좀 답답한다. 아니 솔직히 답답한지 좀 되었다. 옆에 있는 다른 노조 활동가가 그런다. '아니 이제 그냥 통과되버렸으면 좋겠어요.' 그 심정 100번 이해가 간다. 제작년 11월에 입법예고를 한 후로 도대체 몇 개월인가. 어쨋든 상정이 되어 있으니 통과는 될 거 같고, 그런데, 통과시키는 것은 열받으니까 국회앞으로 달려가기는 하는데, 이거 뭔 수가 없나 싶다. 아니 기왕 시작한 투쟁, 뭐 몇 년만에 대규모의 파업이라지 않는가? 철도도 파업하고 있고, 이참에 밀어부치면서 정부로 부터 '그래 알았다. 고마해라. 아예 법안 폐기할께.'라는 말 들을 때까지 밀어부쳐야 하는 거 아닌가? 파업이 말처럼 쉽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우리 노조의 경우에도 파업 꿈도 못 꾸었지만, 오히려 이번에 다른 노조들 파업하는 거 보고 그러니 '파업은 안되'라던 분위기에서 '그래도 해야 할 때는 해야지.'라는 말들이 나온다. 파업을 못한다라는 생각을 하면 못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내느라 머리를 굴리지만,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머리를 굴린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어쨋든 며칠 파업하고, 또 철도도 파업하고 있던 시점에서 유예되었다는 이유로 모든 투쟁을 접었던 건 너무 기가막히는 일이다. 사실 그렇게 4월을 기약했던 것이 철도파업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건 너무도 분명하다. 며칠이 지나고도 짜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꽃피는 4월이면 지금부터 한달동안이면 현장이 확 바뀌어서 모든 노조들이 투쟁할 여건이 되는 것도 아닌데.. 속상하다.

5. 마지막, 동지들에게 무릅으로 찍히다.

3월 2일 집회에서 하나의 해프닝이 있었다. 집회 말미에 항의서한 전달한다고 국회로 가면서 전경과 충돌을 하였다. 본대회에서 무게잡으며 앞에 앉아 있던 양반들 다 가고 없고, 그나마 남아있던 자들도 불구경하고 있으니, 화가 난 어느 동지가 마이크를 잡고 분통을 터트렸다. '도대체 지도부는 뭐 하고 있는 거냐!...' 다시 사회자가 마이크를 되찾고, 그 동지는 떡대, 그러나 '투쟁배찌'를 달고 있는 몇 사람에게 들여 나오면서 무릅으로 찍히고 맞고 있었다고 한다. 아니 마이크 잡고 이야기한게 그렇게 잘못한 건가? 그리고 설사 잘못이라고 한들 우리 민주노조 운동이 누군가 잘못했을 때 '구타'로 일깨워주는 게 우리 문화이고, 우리 방식이었나? 진짜 이런 일 있을 때마다 그야말로 좌절과 절망이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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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6 16:01 2006/03/06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