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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마음 속에 있는거죠~

명절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있는 줄로만 알았다.

 

P양은 금요일부터 긴 연휴를 맞이하며 들떠있었다.  남친과 여행갈 목적이었다. 1박2일간의 짧은 여행이라고 덧붙였다. 어디로 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 사이 K군은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엔화가 하락해서 여행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고 말했다. 화요일까지 연차를 냈다고 했다. 올해는 연휴가 짧다고 아쉬워했다.

 

언니는 금요일 아침부터 언제 오냐고 물었다. 명절에 시댁가는 것을 죽기 만큼 아니 죽기 보다 싫어했던 언니는 백일된 아이를 무기로 안찾아뵈도 될 줄알았던 기대가 무너졌다며 탄식했다. "만삭때랑 서준이 돌되기 전까지는 안가도 될 줄 알았어"

그랬던 언니의 기대는 깨졌다. 언니의 시부모님은 많이 아팠다. 근데 나를 찾은 까닭은?

전,잡채,나물 등 음식을 만드는 동안 조카를 봐야해서 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무릎에 앉아서 노트북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는 이 녀석.

 

그렇다 명절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있었던 거였다.

그러나 금요일 오후 나는 명절의 실체와 마주했다. 서울역.

늘 많은 인파들이 몰려있는 곳이지만, KTX승무지부 조합원들의 농성장도 없어진 그곳에는 '잘 다녀오시라'는 경찰의 설인사와 귀성길 풍성한(?) 시간이 되라는 경제지들의 판촉행사, 벌러덩터진 데이 재고 떠리를 위한 d도너츠의 가격할인행사 등이 인파가 밀려드는 틈바구니 속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이날만은 설을 맞이하는 모든 이들이 뉴스다. 고대총장 사임 소식도 뒤로 밀렸다. 정인봉의 이명박을 상대로한 소송도 마찬가지 신세. 방송3사를 비롯해 주류 일간지들은 서울역을 주목했다. 

 

민중들의 명절을 실체로 만나려는 이들의 노력과 관계 없이 나는 오늘도 명절을 마음 속 품 안에 담는다. "서준아~노~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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