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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7
    "제가 여기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기 쉽지 않다"-문정현신부
    구렛

"제가 여기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기 쉽지 않다"-문정현신부

얼마전 용산촛불미디어센터에서 문정현 신부님을 뵈었다. 대추리에서 뵙고 신부님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대추리에서 또 용산에서, 그 분의 인생이 내가 아는 몇몇의 활동가와 비슷하단 생각을 했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남들은 '자신이 있어야 할 학교, 성당, 공장에 없고 거리에 나와있어' 외길인생 00년 이라고들 하는데, 반대로 나는 진정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아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터뷰가 벌써 오래전이라 잊고 계실 줄 알고 모르는 척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데, 신부님께서 먼저 다가와 말을 걸며 악수를 청하신다. 이럴 땐 그냥 내가 먼저 아는 척 할 걸 이란 후회가 든다. 

 

"여기서 뵈니 더욱 반갑습니다"

"흐흐...현장..." 나즈막히 되뇌이시며 씁쓸한 미소가 흘러져 나왔다.  

 

그 울림이 너무나도 강해 신부님과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오랫만에 참세상 페이지에 들려 일전에 내가 썼던 인터뷰 기사를 찾으려 했는데, "제가 여기 있습니다. 말하기 쉽지 않다"라는 박래군 활동가의 문정현 신부님 인터뷰기사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아주 강렬하게. 나의 기사 따위 잊혀질 만큼.

  

"성경의 가르침이 훌륭하지만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가신 고뇌와 피땀이 어우러진 길 앞에서, 우리는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흔쾌히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신부님은 군산에서 올라오는 중에도 이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자세로 소통하고, 공유하고, 끊임없이 낮아질 것을 주문하셨다. 대중들 속에서 아파하고, 끊임없이 낮아지는 가운데 새로운 상의 지도자가 나올 것이라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난 단 한 사람에 대해서도 아파해 본 적이 없던 것 같다. 심지어 내 자신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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