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 체게바라

고통

 

 

 

오늘 전투에서

적군을 사살했다

내 손으로 직접 죽인 건

처음이었다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심장을 정확히

맞추려고 애썼다

적이라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죽이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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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0:55 2010/01/13 00:55

내가 살아가는 이유 - 체게바라

내가 살아가는 이유

 

 

그것은,

때때로 당신이,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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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0:54 2010/01/13 00:54

휴가 - 체게바라

휴가

 

 

오늘 한 혁명동지가 나를 찾아와

고향의 가족을 만나러 가고 싶다고

1주일간만 휴가를 달라고 했다

나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가 말했다

"우린 이제 혁명에서 이겼지 않느냐?"

내가 대답했다

"우리가 이긴 건 혁명이 아니라,

파쇼와의 전쟁이야.

혁명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야!"

"..."

사랑하는 가족의 품이 사무치도록

그립다는 걸 난들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시간을 아껴야 한다

가족은 자기 사무실에서 만나도

충분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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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0:52 2010/01/13 00:52

직시 - 체게바라

직시

 

 

 

 

멕시코 혁명은

죽었다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

그러나

우리는 한 번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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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0:51 2010/01/13 00:51

그곳에서는 그들처럼 - 체게바라

그곳에서는 그들처럼

 

 

 

과테말라에서는

과테말라인처럼

멕시코에서는

멕시코인처럼

페루에서는

페루인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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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0:51 2010/01/13 00:51

어머니에게 - 체게바라

어머니에게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쓰러뜨리긴 했지만

저는 제가 가야 할 길을 찾아 애쓰던 시절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외롭고 고독할 뿐입니다

지금 저에게는

아내도,

자식도,

형제도 없으며

친구 역시

사상이 같을 때만 친구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행복합니다

 

 

지금 제 가슴속 깊은 곳에서는

새로운 무엇인가가 생명처럼 솟아나고 있습니다

모든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힘 같은 것 말입니다

사실 이런 느낌은 예전부터 있어오기는 했지만

이제 저 혼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그런 생명의 힘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감당해야 할 숙명적인 임무는

그 어떤 힘겨운 고통도 씻어주기에 충분합니다

 

 

어머니,

지금 제가 왜 이런 편지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알레이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밤에 이 편지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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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0:50 2010/01/13 00:50

부모님께 - 체게바라

부모님께

 

 

 

내 생의 한가운데서

나의 진실을 찾아 헤맸습니다

때로

헛된 고생도 했지만,

그러나

바로 그 와중에서

나를 영원으로 이끄는

한 여자를 만나

이제 비로소

제 자리를 찾은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나의 죽음을

어떠한 경우에라도

절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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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0:49 2010/01/13 00:49

바다 - 체게바라

바다

 

 

 

 

보름달이 바다에 그림자를 비추고

파도가 은빛으로 부서지며 철썩거렸다

우리는

바닷가의 뫠 위에 앉아

끊임없이 반복되는

밀물과 썰물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생각에 깊이 빠져 있었다

 

 

나는

바다를 언제나 절친한 친구로 생각했다

비밀을 누설하지 않으면서도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고

항상 가장 좋은 충고도 아끼지 않는

그런 친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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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0:48 2010/01/13 00:48

가지 않은 길


가지 않은 길

                                                                프로스트(Robert Frost)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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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0:43 2010/01/13 00:43

문학은 철저하게 연구될 것이다


문학은 철저하게 연구될 것이다

 

                                  - 마르틴 아네르센 낵쇠에게  

 

- 브레히트

 

  

    1

 

황금의자에 앉아서 글을 쓴 사람들은

다음 시대에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그들이

입고 있는 천을 짠 사람들은 누구였는가 라고

그들의 저 작품은 철저하게 연구되겠지만 그것은

고상한 사상이 아니라 부록에 첨가된 문장이

관심을 가지고 읽혀질 것이다

그것이 옷감을 짰던 사람들의 특징을 추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왜냐하면 중요시되는 것은

찬탄의 대상인 저 선조들의 특징이기 때문에

 

일체의 문학

다듬고 다듬어진 그것으로부터도

철저하게 연구되어 파헤쳐내야 한다

압제의 시대에도 봉기했던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인간을 초월한 존재에 대한 기도가 있었다는 것은

인간 위에서 횡포를 부리는 인간이 있었다는 증거다

세련된 말의 음악은 전해 준다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었다는 것을.

 

 

 

   2

 

그러나 다음 시대에는 찬양받을 것이다

맨땅 위에 앉아서 글을 썼던 사람들이

하층 사람들 사이에서 글을 쓰고

투쟁의 한가운데서 글을 썼던 사람들이

 

그들은 하층 사람들의 고통을 보고하고

싸우는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했다

기술을 구사하며 갈고 닦은 그 말은

예전에는 독점되어

전제군주에게 봉사했던 것이다

 

박해를 묘사했던 문장 또는 격문에는

하층 사람들의 엄지 손가락 자국이

남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사람들이야말로

그 문장을 손에서 손으로 건네고 이 사람들이야말로

그 문장을 땀에 젖은 속옷 밑에 숨기고

경찰의 비상경계령의 망을 빠져나와

동지들에게 전해줬기 때문에

 

그렇다 다가오는 시대에는

이 현명한 사람들 우정에 넘치고 넘쳤던 사람들

분노와 희망으로

맨땅 위에 앉아서 글을 쓰고

하층의 투쟁하는 사람들과 어깨를 같이 했던 사람들이

찬양받을 것이다 공공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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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0:41 2010/01/13 0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