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내는 곳 근처에 생협매장이 있다.
사람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눌수도 있을 정도로
적당히 커다란.
엄마에게 만들어 드린 조합원 카드는
예상외로 살뜰히 이용되고 있다.
심지어 마트보다 가격도 더 싸다며 좋아하실 때, 나도 웃는다.
생협 송년회에서 영화를 상영한다고 문자가 왔단다.
류미례 감독의 "엄마"
엄마는 내게 영화보러 가잔다.
그래서 엄마랑, 생협송년회에, 엄마를 보러 갔다.
시간이 참 고마운게,
일부러 노력할 때는 안되는 것들이
어느날에는 그냥 그렇게 벌어지기도 한다.
"엄마",
송년회 사회를 보려고 예쁜 정장을 샀다는 그녀,
동네 여자들의 우쿨렐레 공연,
영화관을 채운 여자들, 아이들,
그리고 류미례 감독을 보며
엄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엄마와 나는
서로에게 느낌을 섬세하게, 잘, 표현할 줄 모른다.
아니, 엄마와 나는 서로에게 느낌을 표현할 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냥 짜장면만 뒤적였다.
나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