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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7
    스타크래프트, 인류의 미래
    지드

스타크래프트, 인류의 미래

 스타크래프트 게임은 (조금 과장하면) 손금이 닳도록 해보았다. 98년, 첫출시때부터 근래까지 대략 8, 9년은 한 셈이다. 특히 초기 3, 4년은 무지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 2가 나온다는 이시점까지 그 시나리오를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으니, 한심할 노릇이다.

 

 모든 이야기는 백지위에 점을 찍으면서 시작한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감독과 개발자들이 처음에 백지위에 찍은 점은 무엇일까? 바로 '현재'였다. 아무 이유없이 인간이 우주에 내버려진 것이 아니라, 중요한 전환의 point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스타크래프트의 세계관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전체는 천천히 보기로 하고, 인류역사중 '현재'부터 특정부류가 버려지기 전까지를 자세히 보았다. 요약해보면,첫번째 포인트는 '기술의 발전이 지속될 것이고, 이 기술들은 인간의 순수성을 거르게 될 것이다'하는 점이다. 두뇌속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고, 새로운 능력을 얻게 된 이들이 세대를 거쳐 유전자 변이가 이루어져, 인본주의자(?)의 공격을 받게 된다는 가정이다. (부르주아들이 스스로를 실험대상으로 삼지는 않을 것이다) 두번째로, 국제 강대국기구를 통해 인종청소가 대량으로 행해지고, 마침내 그들을 분리시켜 우주 행성으로 보내는 마지막 실험을 한다. 그래서 우주로 쫒겨난 테란은 자신들의 삶을 찾아나간다.

 

 감독은 이 게임을 만들때 왜 굳이 현실에서부터 시작했을까? 왜 전쟁을 주제로 했을까? 나는 마린들이, 질럿들이, 히드라들이 죽어나갈때 그들의 삶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궁금하고 안타깝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죽어나가는 것인지, 누구를 위해서 싸우는 것인지. 한가지 확실한 것은 스타 한판이 끝나면 피로 가득한 허무한 화면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스토리 테란편 I, II 발췌(source : 스타크래프트.co.kr)

 

I. 서구문명의 몰락

지난 20세기에 기술과 세계 문화의 발달이 급속했다고는 하지만, 21세기 이후의 엄청난 발달에 비한다면 빛이 바래고 말 것이다. 21세기의 끝 무렵 인류는 전례없이 엄청난 변화의 물결을 경험하게 된다. 극단적인 신기술들이 빠른 속도로 등장함에따라 가장 가난한 국가들조차 고도로 발달한 컴퓨터와 정보 데이터베이스의 혜택을받을 수 있게 되었다.

동구권에서 공산주의가 몰락함에 따라 핵무기를 사고 파는 풍경을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우세한 자본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유지되던 국가간의 세력 구조는 제 3 세계 국가들이 초강대국들에게 경제적, 군사적으로 도전함에 따라 붕괴되고 말았다. 사이버네틱스, 인간 복제 그리고 유전자 조작기술에 대한 비판은 점점 수위를 높여가, 마침내 극단적인 인본주의자와 강경 종교 집단들이, 이들 유전자 조작 기술을 통해 이익을 얻어온 사기업들의 권리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이버네틱 (역주:사이버네틱스란 컴퓨터를 인간 두뇌와 결합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장비를 두뇌에 심었고, 어떤 사람들은 유전자 조작을 통한 돌연변이로 오감을 발달시키거나 텔레파시 능력을 얻었다. 이러한 인류 유전자에 대한 극단적인 변화가 겁 많은 인본주의자 집단들 사이에 공포심을 불러 일으켰던 것이다.

기술은 계속 발달하고 널리 퍼져나갔으며, 인구는 늘어만 갔다. 20세기 끝 무렵 세계 인구는 약 60억 정도였다. 그로부터 삼백년도 채 지나지 않아 세계 인구는 270억에 달하게 되었다. 공해와 천연 자원, 그리고 연료 부족이 인구를 억제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던 세계 지도자들의 고민을 배가 시켰다. 인구 폭발과 유전자 변이가 끝내 인류를 파국으로 몰아넣으리라는 불안감이 인류를 휩쓸기 시작했다.

사이버네틱스와 유전자 변이를 사이에 두고 긴장이 더해가는 동안, 수많은 국제 경제 시스템이 스스로 붕괴되었다. 극렬한 테러와 폭력이 빈번히 기업 집단과 인본주의자 집단 사이에 발생하여 경찰의 진압을 초래하였다. 강대국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경찰 폭력 진압에 대한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는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사회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결국 불안하게 유지되고 있던 국제적 힘의 균형은 깨어지고 세계는 유례없는 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II. 새로운 질서의 탄생

2229년 11월 22일, 국제 강대국 협의회(UPL)가 설립되었다. UPL은 단합된 인류의 미래를 그리던 과거 UN의 강령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이 새로운 국제 기구는 일부 극히 불안정한 남아메리카의 국가들을 제외한 세계 인류의 93%를 지배하였다. UPL의 근본적 이념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였지만, 때로는 공공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극렬하고 파시스트적인 경찰의 힘에 의존하곤 했다. 80여년에 걸친지배기간동안 UPL은 인류의 다양한 문화를 마침내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극단적인정책을 꾸준히 추진하였다.

조금씩 남아있던 인종주의의 잔재는 잔혹하게 말살되었고, 통합 정책의 주역인 통일 위원회는 세계의 오랜 종교들을 대부분 금지시켰다. 영어가 지구의 공용어로 지정되고, 각국의 언어는 차츰 금지되었다.

UPL은 공식적으로 종교를 금지하면서도, 스스로는 '인류의 신성성'이라는 자못 종교적인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 이 준-종교적 강령은 인류의 순수한 유전자에서 불필요한 인공 장기와 돌연변이를 즉각 제거할 것을 요구하였다.

UPL의 강경파와 과학자들은 유전자 변이와 사이버 테크놀로지 그리고 마약의 사용이 인류의 존엄성을 파괴한다고 주장하였다. 마침내 UPL 지도자들은 타락한 기술로부터 인류의 순수성을 보존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수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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